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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아스널 3위 진입, 못 말리는 빅4 본능

 

2012/13시즌 내내 빅4 탈락 위기에 시달렸던 아스널이 최근 3위로 진입했다. 지난 13일 노리치전에서 3-1 승리를 거두면서 첼시와 토트넘을 승점 1점 차이로 따돌렸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4연승을 거둔 것이 3위 진입으로 이어졌다. 아스널이 4경기를 이기는 동안 첼시는 3승 1패, 토트넘은 1승 1무 2패를 기록했다.

아스널의 4연승은 대진운이 따랐다. 스완지 시티, 레딩, 웨스트 브로미치, 노리치 같은 약팀들을 상대로 승리를 따낸 것. 네 팀을 상대로 승점 12점을 획득한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는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나타낼 수 있으나 때때로 약팀에게 패했던 고질적 문제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FA컵 16강 탈락으로 프리미어리그 빅4 수성에 전념한 것이 최근의 좋은 흐름으로 이어졌다. 시즌 중반까지 4위권 바깥을 맴돌았으나 막판 오름세로 3위를 굳혔던 지난 시즌과 똑같은 행보를 나타냈다.

노리치전, 승점 3점이 반가웠던 경기

무엇보다 노리치전 승리가 반갑다. 후반 막판까지 0-1로 밀렸으나 후반 40분 아르테타(페널티킥), 후반 43분 지루, 후반 47분 포돌스키 득점에 의해 단숨에 3-1로 이겼다. 7분 동안 세 골을 몰아치며 반드시 이기겠다는 응집력이 빛났다. 만약 아르테타가 페널티킥 동점골을 넣지 못했다면 경기가 0-1로 끝났거나 운이 좋았다면 비겼을 것이다. 페널티킥 득점으로 상대팀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진 것이 역전골과 쐐기골의 발판이 됐다. 특히 후반 43분 옥슬레이드-챔벌레인이 포돌스키와 원투패스를 주고 받으며 상대 수비의 허를 찔렀던 것이 지루의 역전골로 이어졌다.

사실, 노리치전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근 물 오른 경기력을 발휘했던 지루와 제르비뉴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치는 모습을 보였다. 지루의 경우 패스 성공률이 64%에 불과했다. 윌셔도 이날 폼이 좋지 않았다. 부상 이전의 감각을 되찾지 못하면서 제르비뉴와 더불어 팀에서 먼저 교체됐다. 벵거 감독이 포돌스키, 월컷, 옥슬레이드-챔벌레인 같은 기동력이 좋은 선수들을 교체 투입한 것이 노리치전에서 전세를 역전시키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지루가 공격 포인트를 늘린 것도 의미있다. 올 시즌 각종 대회를 포함한 44경기에서 17골 10도움 기록했다. 최근 5경기 중에 4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따내며(3골 1도움) 팀의 연승 행진에 힘을 보탰다. 경기 내용에서는 축구팬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으나 공격 포인트만을 놓고 보면 아스널에서 실패한 선수라고 단정짓기 어렵다. 골과 도움을 꾸역꾸역 추가하는 면모는 앞으로 더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신감으로 이어질 것이다.

아스널, EPL 빅4 굳히나?

아스널의 4연승은 반짝 오름세가 아닐 것이다. 챔피언스리그와 FA컵 16강 탈락으로 시즌 막판 일정이 넉넉해지면서 남은 프리미어리그 6경기에서 많은 승점을 따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6경기 중에 풀럼전, 퀸즈 파크 레인저스전, 뉴캐슬전은 이길 수 있는 경기다. 에버턴전과 '생존왕' 위건전은 평소보다 많이 분발해야 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은 홈에서 치르는 이점이 있다. 6경기 일정이 좋다고 봐야 한다. 노리치전에서 0-1 열세를 3-1 역전승으로 뒤집었던 저력을 시즌 최종전까지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반면 첼시와 토트넘은 최근에 프리미어리그와 유로파리그를 병행하며 주력 선수들이 체력적인 어려움에 시달렸다. 그 여파로 주력 선수가 부상으로 신음하게 됐다. 첼시는 시즌 내내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으며 프리미어리그 빅4 수성과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버거운 상황에 놓였다.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8강에서 탈락했으나 시즌 막판 경기력 저하가 심상치 않다. 지난 시즌에 이어 DTD를 걱정하게 됐다. 이러한 두 팀의 어려움은 아스널 빅4 잔류가 힘을 얻는 요인이 될 것이다.

지금 추세라면 아스널은 4위권 이내의 순위로 시즌을 마칠 것이다. 주력 선수가 큰 부상을 당하거나 시즌 막판 경기력이 갑작스럽게 떨어지지 않는 이상 빅4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 몇 시즌 동안 빅4 탈락 위기 속에서 꿋꿋이 4위권에서 생존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 아스널의 빅4 본능은 참으로 못 말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