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탱크' 박지성(32, 퀸즈 파크 레인저스, 이하 QPR)이 프리미어리그 2호 도움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 시간으로 3일 오전 0시 세인트 매리스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2/1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사우스햄프턴 원정에서 후반 32분 제이 보스로이드의 결승골을 도우며 QPR 2-1 승리를 공헌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일본인 수비수 요시다 마야를 제치고 박스 안으로 쇄도한 뒤 골대 중앙쪽으로 크로스를 띄웠고 보스로이드가 왼발 슈팅으로 밀어 넣었다.

이날 박지성은 90분 내내 의욕적인 활약을 펼쳤다. 팀 내에서 태클 공동 1위(3개) 인터셉트 공동 2위(2개)를 기록할 정도로 상대팀 공격을 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과시했다. 패스에서는 팀에서 3번째로 많았으며(28개) 후반 32분에 도움을 기록했다. 사우스햄프턴전 맹활약은 해리 레드냅 감독의 신뢰를 얻는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전까지 3경기 연속 결장, 리저브 매치(2군 경기) 출전으로 레드냅 감독의 외면을 받았으나 앞으로는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박지성, QPR 입단 이후 최고의 경기력 과시했다

박지성은 사우스햄프턴전에서 QPR 입단 이후 최고의 경기력을 과시했다. QPR이 첫 승을 따냈던 지난해 12월 15일 풀럼전에서는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했다. 팀이 두번째 승리를 거두었던 지난달 3일 첼시전에서는 후반 45분에 교체 투입했다. QPR이 1-0 리드를 굳히기 위한 일종의 시간 끌기나 다름 없었다.(후반 48분 다이어 교체 투입도 마찬가지) QPR이 세번째 승리를 달성했던 이번 사우스햄프턴전은 자신의 패스가 팀의 결승골로 이어지면서 도움을 기록했다. 그동안 불거졌던 공격력 논란까지 해소하며 90분 풀타임 출전했다.

사실, 박지성은 수비적인 활약이 돋보였다. 그라네로와 함께 4-1-4-1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지만 실질적인 역할은 박스 투 박스였다. 중원에서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상대팀 선수들을 압박하는 것이 주 역할. 사우스햄프턴 중앙 공격을 차단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으면서 QPR 중원이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는데 적잖은 기여를 했다. 최근 3경기 연속 결장으로 실전 감각 저하가 우려되었으나 주중 리저브 매치에 투입된 것이 결과적으로 투쟁적인 면모를 되찾는 계기가 됐다.(그러나 리저브 매치 출전은 축구팬 입장에서 불쾌했다. 박지성에게 리저브 매치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날 그라네로가 부진하지 않았다면 QPR이 손쉽게 이겼겠지만 오히려 박지성 공격력이 돋보이는 계기가 됐다. 박지성은 중앙 미드필더 중에서 패스 성공률이 가장 많았다. 75%를 기록하며 음비아(65%) 그라네로(52%)보다 더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후반 9분 교체 투입했던 지나스도 63%에 불과하다. 박지성의 공격 전개가 팀에서 가장 안정적이었다. 또한 후반 32분 도움을 기록했던 장면에서는 오른쪽 측면에서 직접 요시다를 제치고 크로스를 찔렀다. 레드냅 감독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타랍-마키 결장, 레드냅 감독의 옳았던 선택

박지성은 그동안 레드냅 감독에게 철저한 외면을 받았다. 주장 박탈, 맨체스터 시티전 후반 44분 교체 투입(시간 끌기 목적)에 이은 3경기 연속 결장, 리저브 매치 출전에 이르기까지 레드냅 감독과의 관계가 점점 멀어지는 듯 했다. 최근에는 미국 프로축구(MLS) 이적설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사우스햄프턴전에서는 풀타임 출전했다. 굳건한 팀 내 입지에 비해 경기력이 저조했던 타랍과 마키는 결장했다. 레드냅 감독의 달라진 선택은 QPR 승리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했다.

레드냅 감독은 그동안 타랍-마키 같은 팀보다 개인의 활약에 치중하는 선수들을 중용했다. 1월 이적시장에서는 토트넘 시절에 인연을 맺었던 지나스-타운젠드를 영입하며 미드필더를 보강했다. 그러면서 박지성을 경기에 투입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박지성을 신뢰하지 않았던 레드냅 감독의 선택은 틀렸다. 최근 2연패 부진으로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점점 강등이 유력해졌다. 팀의 꼴찌 및 강등권 탈출을 위해 반드시 이겼어야 할 사우스햄프턴전에서 변화가 불가피했고 타랍-마키를 벤치에 앉혔다. 팀 플레이를 중시하는 박지성을 믿은 것은 산소탱크의 저력을 실감했다는 뜻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다. 타랍-마키를 향한 외면이 더 빨랐어야 했다. 애초부터 박지성을 믿었다면(심지어 주장 완장까지 박탈하지 않았다면) QPR 경기력은 지금보다 더 좋아졌을지 모를 일이다. QPR은 사우스햄프턴을 이겼지만 여전히 꼴찌이자 강등 1순위다. 이제서야 타랍-마키의 한계를 읽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QPR, 사우스햄프턴 이겼지만 갈길이 멀다

QPR은 사우스햄프턴 원정에서 승점 3점을 얻었지만 다음 경기를 이겨도 꼴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9위 레딩과의 승점 차이는 3점이며 골득실에서도 3골 뒤져있다. 오는 10일 선덜랜드전에서 대량 득점으로 승리하고 레딩이 애스턴 빌라전에서 대량 실점으로 패하면 19위와 20위가 뒤바뀔 여지가 있으나 현실로 이루어질지는 의문이다. 앞으로 10경기 남은 상황에서 강등권 탈출에 성공할지 매우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사우스햄프턴 원정에서 이긴 것은 의미가 있다. 앞으로 상대해야 할 선덜랜드-애스턴 빌라-풀럼-위건 중에서 풀럼을 제외한 나머지 세 팀은 중하위권 또는 하위권에 속했다. 이러한 팀들을 상대로 승점 3점을 획득할 수 있는 자신감을 성취했다. 더욱이 풀럼은 QPR 첫 승의 제물이 되었던 팀이다. QPR의 막판 대도약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팀의 오름세를 박지성이 크게 기여하기를 국민들이 바랄 것이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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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다 2013.03.03 1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엔 패스도 좀 되고 팀다운 면모를 보인 것 같아요
    박지성이 참 여러가지 면에서 두루활약을 해줬는데...
    감독이 그동안의 선택이 잘못되었던 것임을 깨달았기 바랍니다..

  2. 노지 2013.03.03 10: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발 빨간랩이 박지성을 제대로 생각하길 바랄 뿐이네요...

  3. 3호도움아닌가요? 2013.03.03 11: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3호도움으로아는대요?

  4. 아린. 2013.03.03 12: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QPR에서 뭔 고생인지 ㅠㅠ 축구는 잘 보지 않지만 게시판 등에서 QPR을 비판하는 글들을 자주 보는 편입니다...
    아... 박캡틴 ㅠㅠ

  5. viewport 2013.03.03 14: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단주의 트윗이 멋지더군요....누가 박지성을 의심했나. 나는 한 번도 그를 의심하지 않았다. 박지성은 지금도 앞으로도 수준 높은 선수".... ^^ 답답한 QPR

  6. 맨유퍈 2013.03.03 16: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제목 정말 멋지군요ㅋㅋㅋ레드냅은 틀렸다

  7. ageratum 2013.03.03 22: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야구보고 속 터졌는데..
    박지성 보고 힐링했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