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한국 시간으로 24일 오전 0시 로프터스 로드 스타디움에서 2012/1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를 치른다. 박지성이 QPR 이적 후 처음으로 친정팀 맨유전에 나설지, 윤석영이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갖게 될지 주목되는 경기다. 맨유는 일본인 선수 카가와 신지가 소속된 팀. 많은 축구팬들은 박지성과 윤석영이 카가와 신지와의 맞대결에서 이기는 장면을 기대할 것이다.
QPR과 맨유의 경기는 프리미어리그 선두와 꼴찌 팀의 대결이다. 객관적인 전력상 맨유가 우세한 것은 사실. 허나 맨유는 2011년 2월 6일 당시 꼴찌였던 울버햄프턴 원정에서 1-2로 패했다. 방심이 빚어낸 충격패였다. QPR 원정에서 2년 전 악몽이 되풀이 될 경우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홈팀 QPR은 2013년 이후 빅6와의 대결에서 거듭 승점을 따냈다. 지난달 3일 첼시전 1-0 승리, 12일 토트넘전 0-0 무승부, 30일 맨체스터 시티전 0-0 무승부로 승점 5점을 획득했다. 하지만 현실은 꼴찌. 17위 애스턴 빌라와의 승점 차이가 7점이며 이번 경기에서 비기거나 패하면 강등권 탈출은 점점 멀어진다.
따라서 QPR은 맨유전에서 승점 3점을 따내야만 한다. 고질적으로 공격력이 약한 만큼 1차적으로 무실점을 목표로 경기에 임해야 하는 상황. 지난 10일 스완지전에서 1-4 대패를 당했으나 오히려 맨유전 분발을 위한 자극을 받았을 것이다. 맨유도 QPR전을 이겨야 하는 입장. 2위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점 차이를 벌릴 수 있는 기회다. 두 팀의 현재 승점 차이는 12점이며 맨유가 향후 승점 관리에 탄력이 붙을 경우 조기에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다.
박지성과 윤석영, 카가와에게는 이번 경기가 중요하다. 박지성은 최근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늘어났으며 카가와는 레알 마드리드전 부진 및 올 시즌 슬럼프를 만회해야 하는 상황. 두 선수는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축구 스타에 걸맞는 위상을 되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반면 윤석영은 이들과 다르다. 맨유전이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이 될 수 있는 상황. 경쟁자 아르망 트라오레가 스완지전에서 수비에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팀 대패의 빌미를 제공했고 임대생 파비우 다 실바의 원 소속팀은 맨유로서 이번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윤석영에게는 QPR 주전으로 떠오를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무엇보다 프리미어리그 한일전에 관심이 쏠린다. 박지성과 카가와가 중원에서 볼을 다투는 장면을 기대할 수 있다. 박지성은 해리 레드냅 감독 부임 이후 줄곧 중앙에서 뛰었으며 카가와는 루니의 건강이 좋지 않은 관계로 QPR전 선발 투입을 기대할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공격형 미드필더로 분류된다.
하지만 레드냅 감독이 박지성보다는 저메인 지나스를 선호하거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카가와보다는 판 페르시-에르난데스 투톱 체제를 내세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박지성과 카가와의 맞대결이 무산되거나 서로 출전 시간이 짧을 수 있다. 윤석영도 마찬가지. 레드냅 감독이 트라오레를 믿을 경우 맨유전 투입을 장담할 수 없다. 레드냅 감독은 토트넘에 이어 QPR에서도 자신이 신뢰하는 선수에게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트라오레는 그동안 프리미어리그 클럽 주전에 걸맞는 경기력을 입증하지 못했다.
많은 축구팬들은 박지성과 윤석영이 맨유전에 동반 선발 출전하기를 바랄 것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명의 한국인 선수가 같은 팀이 되어 그라운드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한국인 선수 두 명이 프리미어리그 클럽의 동료가 된 것도 박지성-윤석영이 처음이었다. 이들이 다른 팀원과 함께 힘을 합하여 프리미어리그 선두 맨유를 제압하는 시나리오는 축구팬들에게 잊지 못할 명승부로 회자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