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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UEFA 챔피언스리그, 영원한 강자는 없다

 

'세계에서 축구를 잘하는 나라는 어디일까?'라고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브라질'이라는 대답이 꽤 많이 나올 것이다. 1990년대와 2000년대 만큼은 '브라질=축구 최강국'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브라질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8위다.(2월 14일 발표 기준) 그것도 남미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순위다. FIFA 랭킹의 신빙성을 떠나 브라질 축구에게 18위는 어울리지 않는 순위다. 아무리 1위 팀이라도, 1위 기업이라도 영원히 No.1이 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1등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2012/1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영원한 강자는 없다. UEFA 리그 랭킹 1위를 기록중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가 16강 1차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프리메라리가 4팀의 성적은 1무3패. 우승 전력으로 꼽히는 FC 바르셀로나가 AC밀란 원정에서 0-2 완패를 당한것이 치명적이다.

한때 유럽 최고의 리그였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약세도 두드러졌다. 프리미어리그 4팀 중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만이 16강에 올랐으며, 두 팀 모두 16강에서 승전보를 전하지 못했다.(1무1패) 많은 축구팬들에게 프리미어리그는 유럽 No.1이라는 인식이 강하나 최근 유럽 대항전 행보는 최고 리그에 걸맞지 못했다.

16강 1차전은 이탈리아 세리에A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유벤투스가 셀틱 원정에서 3-0 완승을 거두었으며 AC밀란은 산 시로에서 FC 바르셀로나를 2-0으로 꺾었다. 유럽 리그 4위로 밀려났던 세리에A의 끝없는 추락이 '불행 끝 행복 시작'으로 바뀔 기세다. 아직 두 팀의 8강 진출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16강 1차전 승리를 통해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승승장구 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은 것은 분명하다. 1승2무를 기록한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부자 구단 파리 생제르맹의 발렌시아 원정 2-1 승리도 눈에 띈다.

챔피언스리그는 한때 리버풀과 AC밀란이 '챔피언스리그 DNA'라는 수식어로 주목받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리버풀은 4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에 모습을 내밀지 못했으며 AC밀란은 이번 FC 바르셀로나전 승리 이전까지 챔피언스리그에서 경쟁력이 약화된 모습을 보였다. 프리미어리그도 마찬가지. 두 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2개 클럽이 32강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첼시는 올 시즌 32강 조별리그에서 고전했다. 프리미어리그를 제치고 유럽 최고의 리그로 떠오른 프리메라리가는 이번 16강 1차전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는 1992년 통합 개편 이후 지금까지 2연패을 달성했던 팀이 등장하지 않았다. 매 시즌마다 우승팀이 바뀌었다. 영원한 1등은 없다는 교훈을 던져준다. 현존하는 유럽 최고의 클럽으로 꼽히는 FC 바르셀로나는 2008/09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우승-4강-우승-4강의 성적을 일구었으나 2연패를 거두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8강 진출조차 불투명한 상황. 32강 조별리그 셀틱 원정에서는 1-2로 패하는 이변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FC 바르셀로나 특유의 패스 축구가 이제는 다른 팀들이(특히 수비력이 뛰어난 팀들) 공략할 수 있는 대상이 됐다.

3월초에 펼쳐질 16강 2차전에서는 충격적인 시나리오가 재현 될 여지가 있다. 어쩌면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가 16강에서 동반 탈락할지 모를 일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2차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원정 경기를 치르는 어려움이 있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많은 골을 넣지 못할 경우 8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서는 홈 경기 패배 및 16강 탈락을 원치 않을 것이다. FC 바르셀로나는 캄 노우에서 2차전에 임하는 이점이 있으나 다득점과 강력한 수비 없이는 16강을 통과하기 어렵다. 2차전에서 이겨도 스코어 0-2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면 소용없다.

또는 프리미어리그 두 팀이 16강을 통과하지 못할 수도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홈에서 레알 마드리드에게 패하거나 2-2로 비기면 8강 진출이 좌절된다. 아스널은 1-3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2차전 바이에른 뮌헨 원정을 치러야 하는 상황. 현실적으로 아스널의 16강 탈락 가능성이 높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안심할 수 없다. 만약 두 팀 모두 떨어질 경우 프리미어리그는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팀을 배출하지 못하는 굴욕을 당할 수 있다. 과연 16강 2차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