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가 두 달 만에 재개된다. 토너먼트의 첫 관문인 16강이 펼쳐질 예정. 한국 시간으로 2월 13~14일, 20~21일에 16강 1차전이 열리며 다음달 6~7일, 13~14일에 16강 2차전이 진행된다.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8강 진출팀이 결정되며 유럽 챔피언을 향한 16개 팀의 경쟁이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챔피언스리그 16강 관전 포인트를 살펴봤다.
1. 챔스 16강, 특히 3경기를 주목하라
(1) 레알 마드리드vs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세기의 대결'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최다 우승을 자랑하는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맞대결 펼친다. 호날두는 2009년 여름 레알 마드리드 이적 이후 처음으로 친정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상대하면서 올드 트래포드를 방문한다. 벤제마와 판 페르시의 원톱 대결, 알론소와 캐릭의 중원 대결, 무리뉴 감독과 퍼거슨 감독의 지략 대결 등 눈여겨 봐야 할 포인트가 많다.
통계상으로는 레알 마드리드에 무게감이 실린다. 역대 전적에서 3승3무2패로 앞섰다. 가장 최근에 맞붙었던 2002/03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는 1승1패를 기록했으나 원정 다득점 우세에 의해 4강에 진출했다. 무리뉴 감독은 퍼거슨 감독과의 역대 전적에서 6승6무2패의 우세를 나타냈던 '퍼거슨 킬러'로 잘 알려져 있다.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스페인 원정에서 2승8무10패로 부진했다. 다만, 레알 마드리드의 올 시즌 성적 하락이 심상치 않다. 프리메라리가에서 3위를 기록중이며 챔피언스리그 32강 D조에서는 도르트문트에 밀려 2위로 통과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판 페르시의 화력이 터져야 8강 진출의 명분을 얻는다.
[사진=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 (C) 효리사랑]
(2) 아스널vs바이에른 뮌헨
아스널 입장에서 지지 말아야 할 경기다. 바이에른 뮌헨에 밀릴 경우 세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된다. 7시즌 연속 무관을 겪은 상황에서 유럽 경쟁력 마저 약해졌다는 부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1월 이적시장에서 월컷 재계약에 이어 몬레알을 영입하면서 측면이 강해졌다. 시즌 전반기 부진했던 지루는 1월말 3경기에서 5골을 퍼부으며 몽펠리에 시절의 득점력을 회복중이다. 1~2차전에서 빈틈없는 수비 조직력으로 바이에른 뮌헨 특유의 파상공세를 막아야 8강 진출의 탄력을 받는다.
그럼에도 바이에른 뮌헨의 전력 우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스쿼드를 유지하면서 만주키치-마르티네스-샤키리-단테 같은 이적생들을 영입하며 공수 전력을 보강했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는 독주를 질주하는 상황.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아스널과 네 번 맞붙으면서 2승1무1패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이었던 2004/05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는 1승1패를 기록했으나 원정 다득점에서 3-2로 이기면서 8강에 진출했다. 문제는 원톱이다. 주전 만주키치가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4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치면서 유럽 대항전 경험이 부족한 약점을 드러냈다. 후보로 밀려난 고메스에게 기회이나 출전 시간 부족에 따른 기량 저하가 우려된다.
(3) AC밀란vsFC 바르셀로나
FC 바르셀로나의 8강 진출이 예상된다. 최근 AC밀란전 7경기 연속 무패 행진(4승3무)을 기록중이다. 지난 시즌에는 32강 조별리그와 8강에서 맞붙으면서 2승2무를 올리며 AC밀란에 강한 면모를 발휘했다. 얼마전 AC밀란으로 이적했던 발로텔리가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를 치를 수 없는 것도 FC 바르셀로나에게 행운이다. 발로텔리는 시즌 전반기 맨체스터 시티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시즌 메시의 공격을 여러차례 차단하며 주목을 끌었던 네스타는 지난해 여름 몬트리올 임팩트로 떠났다.
AC밀란은 '소년가장' 엘 샤라위 득점력에 기댈 수 밖에 없다. 엘 샤라위는 올 시즌 세리에A 24경기에서 15골 3도움 기록하며 즐라탄 이적 공백을 메웠다. 지난해 10월 4일 제니트 원정에서는 전반 16분 자신의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을 터뜨렸다. AC밀란 역사상 챔피언스리그 최연소 득점자가 된 것이다.(19세 342일) FC 바르셀로나는 비야의 명예회복이 관건이다. 비야는 부상 후유증에 따른 팀 내 입지 약화로 한때 프리미어리그 진출설이 불거졌다.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기 위해 AC밀란 같은 강팀을 상대로 강력한 한 방을 터뜨릴 필요가 있다.
2. 챔스 16강, 주목할 선수는?
(1) 리오넬 메시vs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세기의 라이벌 메시(FC 바르셀로나)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2013년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 수상을 위해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소속팀 우승을 이끌면서 많은 골을 터뜨려야 한다. 현재 호날두가 6골로 일마즈(갈라타사라이)와 더불어 득점 선두를 기록했으며 메시가 5골로 추격중이다. 호날두가 2007/08시즌 이후 다섯 시즌 만에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노리고 있다면 메시는 챔피언스리그 4시즌 연속 득점왕의 기세를 이어가야 한다.
그러나 호날두는 16강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친정팀 전력을 잘 알고 있으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그의 약점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평소처럼 왼쪽 윙어로 나설 경우 발렌시아와 하파엘의 협력 수비를 받아야 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지위를 되찾으려면 골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증명해야 한다. 메시의 16강 AC밀란전 전망은 나쁘지 않다. 상대팀에 네스타가 없기 때문. 특히 챔피언스리그 16강에 강했다. 2007/08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16강 10경기에서 13골 넣었다. 지난 시즌 레버쿠젠과의 16강 2차전에서는 5골 퍼부으며 팀의 7-1 대승을 주도했다.
(2)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로빈 판 페르시
신계에 도전하는 인간계 최강자들의 득점력도 기대된다. 즐라탄(파리 생제르맹)은 프랑스 리게 앙 진출 첫 시즌 만에 독보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21경기에서 21골을 넣으며 득점 선두를 질주중이다. 허나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분발해야 한다. 32강 조별리그 6경기에서 2골 기록했다. 5도움 올리며 동료 선수의 골을 도와줬으나 프랑스리그 최고의 골잡이라는 네임벨류와 파리 생제르맹의 선전을 이끌 에이스라는 점에서 앞으로 많은 골을 넣을 필요가 있다.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 1위(19골)를 내달리며 팀의 독주를 공헌했으나 챔피언스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기세를 꺾어야 한다. 그러나 스페인과의 인연이 좋지 않다. 네덜란드 대표팀 일원으로 나섰던 2010 남아공 월드컵 결승 스페인전에서 슈팅 1개에 그치면서 조국의 우승을 이끌지 못했다. 2010/11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 FC 바르셀로나전 1차전에서는 골을 넣었으나 2차전 퇴장으로 아스널 탈락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번 레알 마드리드전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8강 진출을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4경기에서 3골 넣었다.
(3) 데이비드 베컴, 디디에 드록바, 니콜라 아넬카
베컴(파리 생제르맹) 드록바(갈라타사라이) 아넬카(유벤투스)는 1월 이적시장을 통해 유럽 무대에 복귀했다. 서로의 소속팀이 챔피언스리그 16강 토너먼트를 치르는 공통점이 있다. 16강에서 자신의 클래스를 발휘할지 많은 축구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베컴은 38세의 나이를 놓고 볼 때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할지 알 수 없지만, 그의 날카로운 킥력은 파리 생제르맹의 세트피스 위력을 높이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전성기 시절 못지 않은 움직임을 과시하면 즐라탄을 향한 상대 수비의 압박이 분산되면서 파리 생제르맹의 골 생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드록바는 기량이 떨어지지 않았다면 지난 시즌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포스를 갈라타사라이에서 재현할 것이다. 이적생 동기 스네이더르의 공격 지원을 받으며 틈틈이 골 기회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팀원과의 호흡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아넬카는 요렌테와 더불어 유벤투스의 단점인 특급 공격수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영입된 선수다. 지난해 중국 상하이 선화에서 22경기 3골에 그친 득점력이 아쉽지만 경험이 풍부한 이점을 무시하지 않을 수 없다. 유벤투스와의 계약 기간이 5개월에 불과한 만큼 챔피언스리그 활약이 중요하다.
3. 챔스 16강, 어느 팀이 놀라운 결과 보여줄까?
토너먼트의 묘미는 이변과 파란이다. 약팀이 강팀을 이기거나 또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루는 시나리오가 연출되어야 축구팬들이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셀틱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32강 조별리그 4차전 FC 바르셀로나와의 홈 경기에서 2-1로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16강에서는 유벤투스와 격돌한다. 1차전 홈 경기에서 무조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갈라타사라이는 1월 이적시장에서 드록바-스네이더르를 영입하며 챔피언스리그의 새로운 복병으로 떠올랐다. 홀트비를 토트넘으로 떠나보낸 샬케04와의 16강 전망이 밝아졌다.
도르트문트는 '죽음의 조' 32강 D조에서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쟁 끝에 1위를 기록했다. 한때 재정 악화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으나 2010/11, 2011/12시즌 분데스리가 우승을 달성하며 독일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1996/97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영광을 16시즌 만에 재현할지 기대된다. 16강에서는 샤흐타르 도네츠크와 격돌한다. 말라가는 재정 위기에 직면했으나 최근 이스코와 재계약하면서 챔피언스리그 16강 FC 포르투전을 대비했다.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최소 실점 1위(23경기 21실점)의 위엄이 FC 포르투전에서 빛을 발할지 주목된다.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
셀틱vs유벤투스(2/13, 3/7)
발렌시아vs파리 생제르맹(2/13, 3/7)
샤흐타르 도네츠크vs도르트문트(2/14, 3/6)
레알 마드리드vs맨체스터 유나이티드(2/14, 3/6)
FC 포르투vs말라가(2/20, 3/14)
아스널vs바이에른 뮌헨(2/20, 3/14)
갈라타사라이vs샬케04(2/21, 3/13)
AC밀란vsFC 바르셀로나(2/21, 3/13. 모든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오전 4시 45분에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