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2013년 A매치 첫번째 상대는 '동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다. 두 팀은 한국 시간으로 오늘 저녁 11시 잉글랜드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맞붙는다. 크레이븐 코티지는 프리미어리그 풀럼의 홈 구장이며 한국 대표팀이 2007년 그리스전(1-0 승), 2009년 세르비아전(0-1 패)와 평가전을 가졌던 경기장이다.

한국은 크로아티아와의 역대 전적에서 2승2무1패를 기록했으며, 가장 최근이었던 2006년 1월 29일 홍콩에서 진행된 칼스버그컵에서 김동진과 이천수의 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독일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다면 이번에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8차전을 대비하는 입장이다. 크로아티아는 최정예 멤버가 출격할 예정이며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에게 최적의 평가전 상대로 꼽히고 있다.

1. 한국과 상대하는 크로아티아는 어떤 팀?

크로아티아는 1991년 유고슬라비아 연방으로부터 분리 독립된 동유럽 국가다. 올드 축구팬들에게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3위 돌풍을 일으켰던 팀으로 회자된다. 당시 골든 슈(득점왕)를 달성했던 다보르 수케르를 비롯해서 즈보니미르 보반, 로베르트 야르니 등이 두각을 떨쳤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0위다. 34위를 기록중인 한국보다 월등히 높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 A조에서는 3승 1무로 2위를 기록중이다.

지난해 유로 2012에서는 C조 3위(1승1무1패)를 기록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으나 대회 우승팀 스페인에게 0-1로 패했음에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당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던 루카 모드리치는 날카로운 패싱력과 감각적인 기교, 부지런한 움직임을 과시하며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사비 알론소가 버텼던 스페인 중원을 공략했다. 그때의 강렬한 활약은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의 러브콜을 받으며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일원이 되는 계기가 됐다.

크로아티아는 모드리치를 비롯해서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 이비차 올리치(볼프스부르크) 에두아르두, 다리요 스르나(이상 샤흐타르 도네츠크) 믈라덴 페트리치(풀럼) 등 축구팬들에게 낯익은 선수들이 다수 포진했다. 만주키치와 페트리치는 각각 볼프스부르크와 함부르크에서 구자철과 손흥민 동료로 이름을 알렸다. 특히 공격진에 한 방이 강한 선수들이 다수 포진한 것이 눈에 띈다. 한국 대표팀은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90분 동안 높은 집중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2. 경계 대상 1호. 마리오 만주키치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인물은 만주키치다. 올해 27세이며 2012/1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8경기에서 14골 넣으며 득점 1위를 기록중이다. 볼프스부르크에서 활약했던 지난 시즌의 12골을 넘어섰다. 지난해 유로 2012에서 세 골 기록하며 독일 최고의 명문 클럽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으며, 물 오른 득점력을 과시한 끝에 독일 대표팀 간판 공격수 마리오 고메즈와의 주전 경쟁에서 이겼다. 최근 3경기 연속 골(5골)을 터뜨리며 분데스리가 최고의 골잡이로 거듭났다. 크로아티아의 지난해 마지막 A매치였던 10월 16일 웨일즈전에서 선제골을 작렬하며 크로아티아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만주키치는 공중볼 다툼과 몸싸움에 강한 타겟맨이며 동료 선수들이 밀어주는 골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집중력이 강하다. 전형적인 타겟맨치고는 왕성한 움직임과 적극적인 수비 기여가 돋보인다.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4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친 것이 약점이나 지금 페이스라면 분데스리가 득점왕 등극이 유력하다.

만주키치와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출 또 다른 공격수로는 니키차 옐라비치(에버턴)와 올리치를 꼽을 수 있다. 옐라비치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4경기에서 6골 기록중인 에버턴 부동의 타겟맨이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9경기 연속 무득점에 빠진 것이 약점. 올리치는 올해 34세이며 전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 시절 고메즈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전성기가 지난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2009/1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0경기에서 7골 넣으며 소속팀의 준우승을 공헌했던 활약상, 그동안 많은 치렀던 경험을 무시하기 어렵다. 볼프스부르크에서는 왼쪽 윙어와 중앙 공격수를 번갈아 맡았다.

3. 이동국-박주영 투톱? 아니면 손흥민 공격진 가세?

크로아티아전 최대의 관심은 이동국(전북) 박주영(셀타 비고)의 공존 여부다. 두 선수는 한국 정상급 공격수라는 네임벨류와 달리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최상의 호흡을 과시하지 못했다. 하지만 실전에서 호흡을 맞출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다. 크로아티아전은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8차전을 앞두고 펼쳐지는 평가전인 만큼 두 선수의 공존 여부를 실험하는 사실상 최종 테스트가 될 것이다. 따라서 최강희호는 이번 경기에서 이동국-박주영을 투톱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주영이 셀타 비고에서 지난해 11월 30일 알메이라전 이후 8경기 연속 골 침묵에 빠진 것이 변수로 작용한다. 소속팀에서는 로테이션 멤버로 분류된 상황.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7골 넣으며 팀의 에이스로 떠오른 손흥민(함부르크)과 대조적이다. 손흥민은 최근 첼시, 토트넘, 리버풀 같은 프리미어리그 빅 클럽들의 영입 관심을 받고 있으며 크로아티아전이 런던에서 펼쳐지는 만큼 이번 경기에 대한 충분한 동기 부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중앙 공격수보다는 윙어로 많이 나섰다. 선발 출전 경험도 적은 편. 최강희 감독은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4. 김보경-이청용, 크로아티아전 맹활약 펼칠까?

한국 축구는 최근에 측면 공격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달성했으나 윙어들의 경기력이 미흡했던 단점이 있었다. 국가 대표팀도 마찬가지. 지난해 하반기에 펼쳐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 우즈베키스탄 원정, 4차전 이란 원정에서 측면 공격의 위력이 살아나지 못했다. 특히 이란 원정에서 좌우 윙어를 맡았던 김보경(카디프 시티) 이청용(볼턴) 부진이 아쉬움에 남았다. 김보경은 안정감이 부족했으며 이청용은 2년 전 오른쪽 정강이 이중골절 부상에 따른 긴 공백기를 보낸 것이 대표팀 경기력에 영향을 끼쳤다.

김보경과 이청용은 크로아티아전 맹활약을 통해 대표팀 주전을 굳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활동중인 선수들 답게 잉글랜드 경기장에서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과시해야하는 기대치가 있다. 이 밖에 손흥민, 이승기(전북)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도 윙어로 나설 수 있는 인물들이다. 과연 어느 선수가 지난해 대표팀에서 펄펄 날았던 이근호가 차출되지 못한 공백을 메우며 최강희호 측면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5. 구자철vs모드리치, 중원 사령관 맞대결

당초 기대를 모았던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모드리치의 중원 대결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기성용은 피로누적으로 3일과 4일 훈련에 불참한 상황. 크로아티아전을 뛰더라도 최소한 풀타임 출전은 힘들 듯 하다. 최강희 감독이 그동안 유럽파들의 체력 안배를 도왔다는 점에서 어쩌면 결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에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있다. 런던 올림픽 대표팀 주장으로서 동메달을 이끌었던 그가 크로아티아전 승리를 주도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구자철은 최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오른쪽 윙어를 맡고 있으나 주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다. 패스 성공률은 팀 내 미드필더 2위(83.6%)로서 정교한 패싱력을 자랑하며 부지런한 움직임과 빼어난 탈압박이 일품이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 13경기에서 3골 1도움 기록했으며 지난 주말 원 소속팀 볼프스부르크전에서 1도움 올리며 팀의 1-1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딱히 부진한 경기가 드물 정도로 최근 페이스가 좋다.

반면 모드리치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이적료 3500만 유로(약 513억 원)의 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소속팀에서 선발과 교체 출전을 번갈아가는 상황. 프리메라리가에 완전히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패스 성공률은 팀 내 10경기 이상 뛰었던 선수 중에서 가장 높다.(87.1%) 지금까지 크로아티아의 중원 사령관으로 맹위를 떨쳤던 경험과 유로 2012를 통해 세계 최정상급 플레이메이커로 도약한 명성을 놓고 볼 때 한국전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모드리치 공략에 나설 한국의 중원 전략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