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지 시티의 에이스 미구엘 미추(27)는 불과 1년 전까지 우리들에게 익숙했던 선수가 아니었다. 프로 선수 생활 대부분을 하부리그에서 보냈으며 2011/12시즌에 이르러 프리메라리가(1부리그)를 처음으로 경험했다. 라요 바예카노 소속으로서 37경기 15골 3도움 올리며 프리메라리가 득점 공동 9위를 기록했으나 2012년 여름 스완지 시티로 둥지를 틀었을 당시 이적료는 200만 파운드(약 33억 원)에 불과했다. 그랬던 미추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줄은 누구도 몰랐다.
미추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 공동 3위(21경기 13골)를 기록중이다. 한때 1위에 오를 정도로 프리미어리그의 정상급 공격수로 거듭났다. 지난 6일 FA컵 3라운드 아스널전, 10일 캐피털 원 컵 4강 1차전 첼시전에서는 1골씩 추가하며 자신의 오름세가 반짝이 아님을 증명했다. 지난 13일 에버턴 원정을 치를 때는 비센테 델 보스케 스페인 대표팀 감독이 직접 구디슨 파크를 찾았다. 미추의 스페인 대표팀 발탁 여부가 주목을 끌게 됐다. 이날 미추는 평소에 비해 팀 공격의 활력을 불어 넣지 못했지만 전반 35분에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했다.
그러나 미추의 대표팀 발탁 여부는 쉽게 확신할 수 없다. 델 보스케 감독은 현지 시간으로 14일 해외 축구 전문 사이트 <ESPN 사커넷>을 통해 "미추가 뛰는 위치에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FC 바르셀로나) 후안 마타(첼시)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 같은 다른 선수들이 있다. 미추는 칭찬받을 자격이 있지만 (그 포지션은) 경쟁이 있는 곳이다"라고 쟁쟁한 선수들이 포진한 스쿼드를 거론하면서 "많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호출될 수 있지만 막대한 경쟁이 있을 것이며 스쿼드에 포함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미추의 대표팀 발탁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미추의 주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이나 스페인에는 우수한 재능을 자랑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두루 포진했다. 첼시의 에이스로 활약중인 마타 조차 스페인 대표팀에서는 후보 선수다. 델 보스케 감독이 언급했던 인물은 아니었지만 사비 에르난데스, 세스크 파브레가스(이상 FC 바르셀로나)의 존재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현실적으로 '공격형 미드필더 미추'의 대표팀 합류는 힘들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공격수 미추'라면 대표팀에서 그나마 경쟁력이 있다. 스페인 대표팀의 약점이 원톱이기 때문. 유로 2012 명단에 뽑혔던 페르난도 토레스(첼시) 페르난도 요렌테(빌바오)는 여전히 기복이 남아있거나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다비드 비야(FC 바르셀로나)는 소속팀에서 로테이션 멤버로 분류된 상황. 프리메라리가에서 활약중인 스페인 선수중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던 로베르토 솔다도(발렌시아) 마르틴 루벤 카스트로(빌바오) 아리츠 아두리스(빌바오, 이상 11골)는 비야-토레스에 비해서 A매치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아니다. 알바로 네그레도(세비야)는 17경기 8골 기록했으나 유로 2012 이후 대표팀 경기에 뛰지 못했다.
델 보스케 감독의 발언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미추의 분발을 원하고 있을지 모른다. 대표팀 발탁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낼 경우 자칫 선수의 경기력이 나태해질 우려가 있다. 미추가 스페인 대표팀에 뽑히거나 또는 롱런하기 위해서는 소속팀에서 꾸준한 맹활약을 펼치는 것이 기본이다. 아무리 비야-토레스 행보가 좋지 않아도 유로 대회와 월드컵 우승 경험을 간과할 수 없다. 이들이 소속팀에서 막강한 포스를 발휘할 경우 미추를 비롯한 다른 스페인 공격수들의 대표팀 합류를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미추는 스완지 시티에서 매 경기마다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하는 입장이 됐다.
스페인 대표팀은 현지 시간으로 다음달 6일 카타르 도하에서 A매치 우루과이전을 치른다.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이 아닌 평가전 특성상 미추 같은 대표팀 경험이 없거나 적었던 선수들의 발탁 여부가 관심을 끈다. 만약 우루과이전 명단에 포함되지 않거나 경기를 뛰지 못해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대표팀에서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할 기회는 또 다가올 수 있다. 다만, 그 기회는 넉넉하지 않을 것이다. 스페인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는 공격 옵션이 즐비하다.
미추는 지난해 하반기 스완지 시티에서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 기세를 스페인 대표팀에서 이어갈지 많은 축구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델 보스케 감독의 선택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