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라드' 기성용(23, 스완지 시티. 이하 스완지)이 29일 웨스트 브로미치(이하 웨스트 브롬)전에서 풀타임 출전하여 소속팀의 3-1 승리를 기여했다. 90분 동안 패스 103개 날리면서 96개를 동료 선수에게 정확하게 연결했으며 패스 성공률은 93%였다. 롱패스도 20개 중에 19개를 성공시키는 빼어난 공격 전개를 자랑했다. 팀에서 패스와 롱패스를 가장 많이 기록했으며 경기 종료 후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영리했다'는 짧은 총평과 함께 평점 7점을 기록했다.

스완지vs웨스트 브로미치, 전반전이 승부 갈랐다

스완지는 웨스트 브롬을 3-1로 이기면서 8위(5승5무4패, 승점 20)에 진입했다. 프리미어리그 5위 토트넘(7승2무5패, 승점 23)과의 승점 차이를 3점으로 좁히면서 중상위권 진입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웨스트 브롬을 3위에서 4위(8승2무4패, 승점 26)로 내린 것도 의미가 있다. 웨스트 브롬은 지난 주말까지 3위를 내달렸지만 스완지에게 덜미 잡혔다. 이는 스완지 전력이 결코 약하지 않음을 뜻한다. 물론 스완지와 웨스트 브롬은 중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는 클럽이지만 이날 경기만을 놓고 보면 스완지가 일방적인 우세를 점했다.

홈팀 스완지는 전반 초반에 2골 넣으며 웨스트 브롬과의 기선 제압에서 앞선 것이 3-1 승리의 쐐기를 박게 했다. 전반 9분 미추, 11분 라우틀리지가 골을 터뜨리며 스완지가 2-0으로 달아난 것. 그 이후에는 기성용을 비롯한 미드필더진을 중심으로 원터치 패스 위주의 공격을 전개하여 팀의 공격 템포가 자연스럽게 빨라졌다. 전반 17분까지 점유율 73-27(%), 슈팅 3-0(유효 슈팅 2-0, 개)로 앞서면서 경기를 장악했다. 기성용은 전반 29분까지 패스 41개, 패스 성공률 98%를 기록했으며 13개의 롱패스를 모두 정확하게 연결했다. 팀에서 패스 및 롱패스 시도가 가장 많았을 정도로 스완지 공격을 주도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스완지와 웨스트 브롬의 결정적 차이는 패스 횟수였다. 스완지는 전반 33분까지 기성용을 비롯한 7명의 선수가 패스 20개 이상 기록했으나(그 중에 기성용은 45개, 랑헬은 42개) 웨스트 브롬은 한 명도 패스 20개를 넘지 못했다. 물론 스완지는 패스를 통해 점유율을 늘리는 경기 스타일에 익숙했지만 그런 장점이 웨스트 브롬전에서 빛을 발했다. 전반 39분에는 라우틀리지가 추가골을 넣으면서 승부는 사실상 전반전에 결정났다. 후반전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없었다. 반면 웨스트 브롬은 전반 48분 루카쿠가 세트 피스 상황에서 만회골을 얻었을 뿐 경기 내내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다.

기성용, 딥-라잉 플레이메이커 진면모 과시했다

스완지는 웨스트 브롬전에서 파블로-라우틀리지-다이어 같은 측면 미드필더들을 2선 미드필더로 공존시켰다. 그 중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던 라우틀리지는 2골 넣는 맹활약과 더불어 상대팀 미드필더 뒷 공간을 비집는 위협적인 움직임을 과시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전형적인 공격형 미드필더와 다른 형태의 경기를 펼친 것. 이날 패스는 44개 날렸으며 팀에서 9번째로 많았다. 풀타임 뛰었던 선수 치고는 팀에서 패스 시도가 많지 않았다. 파블로(45개, 후반 30분 교체) 다이어(51개, 후반 19분 교체) 패스 횟수도 라우틀리지와 비슷했다.

반면 기성용(103개)-브리튼(76개) 같은 수비형 미드필더들은 2선 미드필더들보다 더 많은 패스를 날렸다. 이는 스완지가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패싱력을 바탕으로 공격을 풀어가며 웨스트 브롬의 중원을 장악했음을 파악할 수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플레이메이커'라는 공식이 깨진 것. 흔히 축구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패스를 통해 경기 흐름을 주도하는 경우가 많지만 스완지는 달랐다. 웨스트 브롬전 한 경기만을 놓고 보면 기성용이 플레이메이커였다. 정확히는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다. 중원의 깊은 지역 혹은 4-2-3-1의 3선에서 패스로 경기를 풀어가는 유형을 일컫는다.

현대 축구는 4-2-3-1을 도입하는 팀들이 늘어나면서 패싱력과 공격 센스가 뛰어난 수비형 미드필더의 비중이 커졌다. 전통적인 개념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공격보다는 수비에 비중을 두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만약 수비형 미드필더의 패싱력이 약하면 2선 미드필더의 공격 전개가 둔화되며 원톱이 고립되기 쉽다. 스완지에 패했던 웨스트 브롬의 경우 수비형 미드필더 야콥이 부진하면서 공격 옵션들이 힘든 경기를 펼쳤고 이는 1-3 패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만큼 공격형 미드필더의 패싱력만으로는 경기를 주도하기 어렵다.

기성용 패싱력은 마치 피를로를 보는 듯 했다. 피를로는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의 대표적인 사례. 그는 소속팀 유벤투스의 2011/12시즌 세리에A 무패 우승과 이탈리아 대표팀의 유로 2012 준우승을 통해 유럽 최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임을 실력으로 과시했다. 그 무기가 패싱력이다. 유벤투스와 이탈리아 대표팀 공격에서 피를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스완지도 기성용이 있음에 리버풀로 떠난 앨런 공백을 충분히 메웠으며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패스 축구로 전술적인 재미를 봤다.

일부에서는 기성용의 투철하지 못한 수비력을 지적한다. 하지만 기성용은 자신만의 콘셉트가 확실했던 선수로서 스완지의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았고 '중앙 압박이 빡센' 프리미어리그에서 통할 수 있었다. 웨스트 브롬전에서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의 진면모를 과시했던 그의 오름세가 꾸준하기를 많은 사람들이 바라고 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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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지 2012.11.29 13: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성용 정말 최고 ㅎㅎㅎ

  2. 수원사랑 2012.11.29 13: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완지가 승리할 거라 예상하지 못했는데 스완지의 승리로 끝이 났네요~
    기성용이 정말 빠른 시간에 스완지의 핵심 선수 중 한 명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정말 좋은 이적의 사례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카디프가 승격할 경우 스완지와 카디프의 맞대결이 여러 측면에서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네요~

  3. 멘토강사 2012.11.29 14: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성용... 정말 갈수록 더 잘해지는듯!! 스완지에서 주전으로 자리잡기까지 얼마 안남았다!!

  4. 저녁노을 2012.11.30 09: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갑니다.
    기성용 홧팅^^

  5. 신기한별 2012.11.30 09: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성용 이야기 잘 보고 갑니다~

  6. 대지를가르는패스 2012.12.01 07: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를로보단 알론소 같은데.. 하여튼 둘다 좋다 ㅋ

  7. sonbe 2012.12.03 00: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성용 선수가 나날이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좋은 선택을 한것같아요 스완지시티~
    올시즌 꾸준히 선발로 출장하면서 경험을 쌓고
    세계적인 미드필더가 되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