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저녁 8시 여의도 공원에서는 정봉주와 미래권력들(이하 미권스, 정봉주 전 의원 팬 클럽)이 주관하는 <바람이 분다>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를 좋아하는 많은 분들이 여의도 공원을 찾았습니다. 당초 바람이 분다에서는 정봉주 전 의원의 가석방을 환영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비록 가석방이 무산되었지만 정봉주 전 의원을 빨리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마음, 그리고 사람들이 간절히 바라는 '또 하나의 바람'이 이번 행사를 통해 서로 하나가 되는 시간이 됐습니다.
바람이 분다 행사장 입구에서는 다양한 서명운동들이 진행됐습니다. 그 중에서 투표 시간을 연장하자는 서명운동에 공감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투표하려면 투표 종료 시간을 늦춰야 합니다.
나꼼수 관련 의류가 판매되는 모습. 그 외에도 다양한 제품과 먹거리가 판매되었지만 돗자리, 깔개를 구입하는 분들이 많았을 겁니다. 행사 약 3시간 동안(그 이전에 도착한 분들은 3시간에서 더 연장되겠죠.) 일어설 수 없기 때문에 바닥에 깔고 앉을 도구가 필요했습니다. 더구나 바닥은 차갑죠. 돗자리, 깔개 판매량이 많았던 이유입니다.
제가 7시에 도착했을때 행사장 입구에서 김용민 교수가 사람들과 인사를 했습니다. 저도 악수를 했습니다.
'바람이 분다'한 시간 전 모습입니다. 얼핏보면 사람들이 적게 온 것 같았지만...
무대 앞에서 보니까 많은 분들이 자리 잡았습니다.
전광판에는 봉주스타일(BJ Style) 영상이 등장했습니다. 미권스 분들이 싸이의 강남 스타일에 맞춰 가사를 바꾸고 춤을 추셨더군요.
행사 시작에 앞서 개그맨 신동수님이 등장했습니다. 신동수님은 몇개월전 MBC 개그 프로그램이었던 <나는 하수다(나꼼수 패러디 프로그램)>에서 신총수(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패러디 캐릭터) 역할을 맡으셨던 분이죠.
신동수님은 "나는 꼼수다를 너무 좋아해서 MBC에서 나는 하수다를 하고 4주만에 짤린 개그맨 신동수입니다. 반갑습니다. 제 싱크로율이 어떤 것 같아요. 괜찮아요?(사람들이 "네"라고 외쳤습니다.) 그렇군요. 김어준 총수님하고 저랑 서로 맨날 놀래요. 오늘은 더더욱 놀랬습니다."라며 나꼼수팬들에게 인사했습니다.
신동수님은 가발을 벗으면서 다른 연예인분과 함께 공연을 했습니다. 왼쪽에 있으셨던 분의 성대모사가 그야말로 예술이더군요. 여러명의 목소리를 흉내냈습니다.
'바람이 분다' 시작 직전 모습입니다. 무대 앞에 많은 분들이 몰렸습니다.
'바람이 분다'는 정봉주 전 의원이 지난해 12월 미권스분들에게 "울지 마시고요. 울면 저들이 행복해합니다. 웃으면서 제일 앞에 정봉주가 서 있겠습니다"라고 말했던 영상이 나오면서 행사가 시작했습니다. 어느 분이 무대 앞에 나오셔서 가수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부르셨습니다.
바리톤 박경종님은 <그리운 금강산>을 포함한 3곡을 열창했습니다.
[동영상] 이상호 기자가 '바람이 분다'에 등장했습니다. 동영상에서는 정봉주 전 의원과 관련된 멘트를 했는데요. 그 중에서 "제가 만나본 정봉주라는 사람은 누구보다 갇히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만에 하나 감옥에 들어갈지 몰라서 옷장속에 들어가서 갇혀있는 훈련을 했다고 들었어요.", "(정봉주는)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있는 정치인이었죠. 정말 현장을 사랑하고 국민을 사랑하는데 그 속마음과 겉마음이 하나인 국회의원 이었던 것 같아요."라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동영상에 없는 부분이지만, 이상호 기자는 지난해 12월 정봉주 전 의원의 손바닥 TV 출연 일화에 대해서 소개했습니다. 정봉주 전 의원은 "자기 중심으로 쇼를 하면 나가겠다"는 조건을 걸었다고 하네요.
이상호 기자가 언급했던 '정봉주의 희망뉴스' 동영상이 전광판에 나타났습니다. 정봉주 전 의원이 18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외치는 장면입니다. 많은 분들이 동영상 보면서 계속 웃었습니다.
소리꾼 최용석님의 멋진 판소리 잘 들었습니다. '바람이 분다' 분위기에 제격이었죠.
다시 무대 뒷쪽으로 갔습니다.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습니다. 아마도 최소 만 명 넘었을 겁니다.
이번에는 국회의원분들이 송지영 여사(정봉주 전 의원 아내), 문성근 상임고문과 함께 등장했습니다. 안민석, 박영선, 정청래, 이석현, 진선미, 서영교, 김용익 의원(민주통합당) 노회찬 의원(진보정의당)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주요 인사분들의 발언입니다.
송지영 여사
(1) "남편이 오늘 나오는 환영 행사였으면 더 좋았을텐데 여러분들 너무 많이 보고 싶어 하세요. 조금 참으시면 여러분하고 안 헤어지겠답니다. 여러분하고 아주 오랫동안 같이 함께하고 같이 할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2) (이상호 기자의 질문을 받은 뒤) "원래는 안나가겠다고 했어요.(만기 출소 하겠다는 의지) 성명서까지 다해서 발표해달라고, 너무 중요한 사항이라 안민석 의원실에서 회의를 했어요. 미권스 운영진들과 해서요. 자기는 절대 안나간다고 썼어요. 특권 같은거 안하겠다고 만기살고 앞으로 (수감되는) 정치인들 만기 살아야 한다(라고 말했을때 나꼼수팬들의 박수 갈채가 쏟아졌습니다.)"
박영선 의원
"(정봉주 전 의원 사면 무산과 관련된 스토리를 전한 뒤) 정봉주 의원은요. 당연히 나와야 합니다. 홍성교도소에서 너무너무 생활을 훌륭하게 해서 S1 등급을 받았습니다. S1 등급은 가장 모범수에게 주는 등급입니다. S2도 가석방이 됩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당연히 나와야된다고 생각했고 교정본부에서도 정봉주 의원을 풀어줘야 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라고 말했지만 '검은 손'이 작용해서 가석방이 무산되었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이어 "해답은 딱 하나 입니다. 정권을 바꿔야 합니다"라며 정권 교체를 강조했습니다.
정세균 의원
"제가 최근에 봉주를 만났는데, 정봉주 의원 지금 무슨 생각하고 있을 것 같습니까. 여러분 생각, 가족 생각, 석방 생각, 여러가지 많은 생각을 하겠죠. 그런데 정봉주 의원은 금년에 정권 교체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우리가 정봉주 의원의 뜻을 잘 받들어서 서로 힘과 지혜를 모으면 틀림없이 정권 교체 될 것으로 확신하면서 우리 함께 힘과 지혜를 모읍시다"
노회찬 의원
"떨거지원 노회찬 입니다.(나꼼수 27회 떨거지 3인방 특집 들으셨던 분들은 기억하시겠죠?)"라고 인사하면서 4.11 총선 스토리를 간단하게 전한 뒤 "재범의 우려가 있다. 그러면 법무부는 XX께서 다시 BBK 사건 저지를 것으로 본다는 얘기 아닙니까. 이번에 못나왔지만 크리스마스 날에는 나올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아까 박영선 의원께서 정권 교체 해야 한다고 했는데 저는 한 가지 제안 하겠습니다. 정권 교체만 할게 아니라, 정봉주 의원이 지금 살고 있는 그 감방. 거기에 정봉주 의원 집어넣은 사람을 넣어야 합니다. 그걸 뭐라고 하는지 아십니까. 감방 교체라고 그럽니다. 감방 교체 반드시 해내겠습니다" (나꼼수 팬들이 환호했습니다.)
문성근 상임고문
"정봉주 의원이 가석방되지 않겠다고 성명서를 써서 부인에게 맡겼답니다. 왜 그랬겠습니까. 왜 그는 나오고 싶지 않았겠습니까. 사랑하는 부인과 오손도손 얘기도 하고 싶고 여러분들과 함께 함성도 지르고 싶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가 나오지 않겠다. 그렇게 얘기한 것은 자기 자신이 할 일도 있지만 미권스 여러분들이 정봉주를 대신해서 모두 힘을 합치기를 바라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 집에 있으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면 뚜렷하게 할 일이 없습니다. 이제 여기 이렇게 많이 모이듯이, 미권스를 넘어서 전체 플랫폼 안에 같이 모여 넣어야 합니다. 그 힘을 모아서 12월 19일 정권 교체를 향해서 같이 가는 겁니다."
[동영상] 국회의원분들이 한 분씩 인사했습니다.
[동영상] 정청래 의원은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최고의 얼짱 정치인. 촌철살인 기절광풍. 삼더이즘과 사쾌이즘의 창시자. 크게 될 사람. 정청래 입니다. 고맙습니다. 저도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노회찬 의원께서 '감방교체'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어짜피 정봉주 의원은 마지막 기회에 성탄 특사를 노리고 있을거라는 생각하지 마시고 어쨌든 나옵니다. 감방교체 말씀하셨는데, 저희가 열심히 노력해서. 저희가 면회팀 이거든요. 면회팀도 교체해야 합니다. 그들을 감방에 보내고 대신 그들 주변 사람들이 면회를 다닐 수 있도록."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봉주는 사실 (저의) 정치적 제자에요. 나오면 좀 더 낮게, 더 겸손하게, 더 열심히 일해라. 유쾌, 통쾌, 상쾌까지는 좋은데 더 흥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해라. 이렇게 얘기하면서 제가 정봉주를 위해서 뛸려고 했는데, 정봉주가 안나왔으니까 정권교체만을 위해서 뛰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정봉주가 원하는 것,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나꼼수 팬들 : 정권교체) 에이~그것은 딴 사람이 얘기했으니까 제껄 얘기해야지. 뭐요?(나꼼수 팬들 : 면회교체) 크게 될 사람. 정청래 였습니다"라고 발언을 마쳤습니다.
국립 오페라합창단 공연 정말 멋졌습니다. 야외에서 좋은 노래를 듣게 되었네요. 합창이 끝난 뒤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분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김정숙 여사가 송지영 여사와 함께 등장했습니다.
김정숙 여사와 송지영 여사가 함께 껴안은 모습. 많은 분들의 박수가 계속 됐습니다.
저녁 10시 12분에 탁현민 교수가 등장했습니다. 행사장에서는 김광석의 <일어나> 음악이 울려 퍼졌습니다. 나꼼수 멤버들이 한 분씩 등장했는데 김용민 교수, 주진우 시사IN 기자, 김어준 총수 순서로 나오면서 함께 뛰었습니다. 나꼼수팬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뛰었습니다. 정봉주 전 의원의 책 '달려라 정봉주'를 떠올리면 F3와 탁현민 교수, 나꼼수 팬들이 왜 뛰었는지 이해하실 겁니다. 탁현민 교수가 "정봉주는"이라고 외치면 나꼼수 팬은 "달려야 한다"라고 답했습니다.
김어준 총수 : 정봉주 의원은 말이죠. 우리나라 헌정 사상 전무후무한 의원입니다. 생각해보시면 오로지 자기 자랑만으로 여기까지 온 사람입니다. 그리고 헌정 사상 최초로 대선 기간의 공방으로 실형을 산 사람이에요. 어설프게 중간에 나오느니 헌정 사상 최초로 실형을 살고 최초로 만기 출소 하는게 낫다 차라리.
김용민 교수 : ???에게 가석방을 구걸하지 않겠다는 결의로
탁현민 교수 : 처음부터 가석방을 시켜달라고 했던게 아니었다면서요.
김어준 총수 : 아니요. 가석방이 부결된 것을 알고 나서.
김용민 교수 : 아니야 아니야. 잘못 알고 있는데 이미 9월초부터 안나가겠다고 했는데 주변에서 만류를 했죠.
탁현민 교수 : 여러분들은 다 아시죠? 진실을? (나꼼수 팬들은 "네")
주진우 기자 : 가석방이 은혜를 베풀거나 보은을 내려주는 것 처럼 얘기하는데 그게 절대 아니고요. 절도범이나 소매치기범 이런 사람들은 형기를 다 살지 않습니다. 교통사고범도 마찬가지고요. 전 세계에서 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정봉주는 9월에 나오는게 법과 원칙상 맞습니다. 그런데 10월에도 안나왔습니다. 그러면 이 권력이 정봉주를 두 번 구속시킨 겁니다. 그래서 저희가 두 배 분노해야 됩니다.
(분위기가 진지 모드로 바뀌었는지 김용민 교수가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성대모사를 했습니다.)
탁현민 교수 : (김용민 교수에게) 만약 당선 되었다면 지금 뭘 하고 있었을까요?
김용민 교수 : 아까 그 분들하고 나왔지.(국회의원들)
탁현민 교수 : 저는 늘 정치인은 인기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까 그 분들 중에 유일한 낙선의원인 문성근씨가 가장 많은 박수를 받더라고요. 정봉주 의원이 만약에 나왔다면 내일 모레(28일) 나꼼수 파이널 공연도 그렇고 오늘 행사도 무척 즐거운 자리가 되었을건데...
김어준 총수 : 이 행사의 성격이 바뀌었을 거에요. 복근 경연 대회로. 실제로 그것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주진우 기자
김어준 총수
김용민 교수
탁현민 교수
[동영상] 나꼼수 F3와 탁현민 교수의 토크 입니다.
[동영상] 김어준 총수의 발언입니다.
[동영상] 주진우 기자의 발언입니다.
[동영상] '바람의 분다'는 이렇게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핸드폰 불빛을 이용해서 "정봉주는 달려야 한다"를 외쳤습니다.
'바람이 분다'는 무료입장 유료퇴장으로 운영됐습니다. 돈은 자원봉사자들이 들고 다니는 모금함에 걷습니다. 저도 돈을 냈습니다. 행사가 개최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성황리에 끝났습니다. 이곳에 모였던 모든 분들이 정봉주 전 의원을 보고 싶어할 겁니다.
행사를 주관하셨던 미권스분들의 수고가 많았습니다. 아울러 이 행사는 김어준과 지식인들(김어준 총수 팬클럽) 쪽팔리게 살지 말자(주진우 기자 팬클럽) 김용민과 동인들(김용민 교수 팬클럽) 나는 꼼수다 공식 팬카페에서도 후원했습니다. 나꼼수 팬들이 행사를 개최하고 자발적으로 봉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했습니다. 나꼼수 등장을 계기로 많은 20대와 30대 분들이 정치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졌음을 현장에서 다시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