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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유의 다이아몬드, 강팀에게 통할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2012/13시즌에 포메이션이 바뀌었다. 지난 시즌 4-4-2를 주 포메이션으로 활용하면서 4-2-3-1을 병행했다면, 올 시즌에는 4-2-3-1이 플랜A가 되면서 4-4-2는 플랜B로 내려왔다. 웨인 루니의 부상 공백과 로빈 판 페르시-카가와 신지의 등장이 포메이션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지난 8일 뉴캐슬 원정에서는 또 다른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맨유, 뉴캐슬전에서 다이아몬드를 활용한 까닭은?

맨유는 뉴캐슬전에서 기존의 플랫 4-4-2가 아닌 다이아몬드 형태의 4-4-2를 활용하며 3-0으로 이겼다. 첫번째와 두번째 골이 세트피스였음을 감안해도 뉴캐슬에게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지난 시즌 뉴캐슬 원정에서 0-3으로 패한 것과 달랐다. 당시 90분 동안 슈팅이 6개에 불과했지만 이번에는 경기 초반에 높은 점유율과 적극적인 슈팅에 힘입어 세트피스로 2골 얻었다. 다이아몬드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던 루니의 종횡무진 움직임을 뉴캐슬이 제어하지 못한 것도 맨유의 승리 원인이다. 포메이션 변화 효과를 얻은 것이다.

맨유의 다이아몬드 배치는 뉴캐슬을 겨냥한 맞춤형 포메이션으로 비춰지기 쉽다. 뉴캐슬의 강점인 카바예-티오테 중앙 미드필더 조합을 무너뜨릴 적임자로 루니를 택한 것. 다이아몬드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공격 전개가 정교하면서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 루니의 이타적인 면모는 지난 몇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으뜸으로 꼽혔다. 카바예-티오테의 수비력을 반감시킬 적임자를 맡았고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 경기 종료 후 <스카이스포츠> 평점에서 팀 내 공동 1위(8점)를 기록했다.

하지만 맨유의 다이아몬드는 일회성 작전이 아닐수도 있다. 공격수들을 대거 활용하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뉴캐슬전에서는 판 페르시와 웰백이 공격수, 루니가 공격형 미드필더, 카가와가 오른쪽 윙어로 뛰었다. 기존의 4-4-2 혹은 4-2-3-1에서는 기본적으로 공격수가 2명 배치된다.(4-2-3-1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에 공격수를 놓을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공격수의 윙어 전환이 가능하다. 반면 다이아몬드에서는 루니-카가와를 미드필더로 활용하면서 판 페르시-웰백과 공존하는 장점이 있다. 비록 카가와가 부진했지만 이적료 1400만 파운드(약 249억 원)를 놓고 보면 앞으로도 계속 활용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강점은 중앙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 좌우 윙어가 수비 전환시 수비형 미드필더와 함께 상대팀 공격 옵션을 막아내는데 주력한다. 사실상 4-3-1-2로 전환하게 된다. 기존의 플랫 4-4-2를 활용했을때는 중앙 미드필더 수비력이 다소 느슨했지만 다이아몬드에서는 중앙 미드필더가 3명으로 늘어난다. 공격형 미드필더는 앞선에서 포어체킹하면서 상대 공격 속도를 늦추거나 역습 기회를 활용할 수 있다. 루니는 공격력 못지 않게 수비력도 뛰어난 만능형 선수다. 맨유의 다이아몬드는 루니의 이타적인 활약을 극대화시키는 포메이션이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

맨유의 다이아몬드, 첼시-아스널-브라가 겨냥한 포메이션?

만약 맨유의 다이아몬드가 일시적 포메이션 변화가 아니라면 앞날을 대비하는 목적이 더 강하다고 봐야 한다. 맨유는 앞으로 6경기 동안 첼시, 아스널, 브라가 같은 강팀 및 다크호스와 격돌한다. 첼시-아스널은 프리미어리그의 대표적인 강호이며 브라가는 맨유의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H조 1위를 다투는 클럽이다. 맨유는 현지 시간으로 20일 스토크 시티와 격돌한 뒤 3일 뒤 브라가와 맞대결 펼친다. 그 이후 첼시와의 2연전(프리미어리그, 캐피탈 원 컵), 아스널전, 브라가 원정을 치르는 중요한 일정에 직면했다.

공교롭게도 첼시-아스널-브라가는 4-2-3-1 포메이션을 활용하는 공통점이 있다. 미드필더들의 공수 응집력 강화가 요구되는 포메이션이다. 하지만 더블 볼란테가 제 역할을 못하면 2선 미드필더들의 공격 전개가 둔화되면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중앙 미드필더가 약하기로 손꼽히는 맨유로서는 첼시-아스널-브라가 중원을 흔들 전략이 필요하다. 루니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하면서 투톱 운용이 가능한 다이아몬드라면 기존 플랫 4-4-2 약점을 보완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맨유의 다이아몬드가 강팀에게 통할지 알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좌우 윙어들의 수비력이 요구된다. 뉴캐슬전에서 오른쪽 윙어로 뛰었던 카가와는 시즌 초반부터 몸싸움에 약점을 드러냈다. 동료 미드필더와 함께 압박하는 근성도 부족하다. 다이아몬드의 오른쪽 윙어로서 카가와보다 발렌시아가 더 적합하다. 뉴캐슬전에서는 클레버리가 왼쪽 윙어로 뛰었지만 그렇지 않을때는 애슐리 영-나니-카가와 출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세 명의 선수는 수비에서 강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퍼거슨 감독이 강팀을 상대로 다이아몬드를 활용할 때는 카가와를 선발에서 제외하거나 또는 투톱 공격수로 전환해야 한다.

왼쪽 윙어 에브라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에브라가 과거에 비해 기량이 떨어진 것은 프리미어리그 팬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다이아몬드에서는 에브라-하파엘 같은 맨유 풀백들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이 요구되지만 상대팀 입장에서는 에브라-하파엘 뒷 공간을 파고드는 전술을 펼칠 것이다. 만약 에브라의 움직임, 체력, 판단력이 한계에 부딪히면 상대팀에게 기회로 작용한다. 에브라가 수비에 치중하면 클레버리의 공격 비중이 많아지겠지만, 클레버리 뒷 공간을 캐릭이 커버하지 못하면 맨유는 수비 위기를 맞이할 것이다. 맨유의 첼시-아스널-브라가전 승리 비책은 과연 무엇일지 앞으로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