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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경기만 봤던 나, 장애인 수영 봤더니

 

사람들이 올림픽에서 주목하는 스포츠는 한국인 선수의 메달 획득 가능성이 있는 종목입니다. 올림픽의 가장 큰 관심사는 종합 순위 10위권 달성 여부니까요. 순위가 무조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대중적인 관점에서는 순위를 통해 한국 스포츠가 세계에서 얼마나 강한지 가늠합니다. 미디어에서 항상 '10위권'을 운운하면서 메달 유력 후보들을 주목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아쉬운 것은, 메달과 거리가 멀은 종목의 선수들은 국민적인 관심을 받기 힘듭니다. 그 선수들도 다른 종목의 선수들과 더불어 올림픽을 준비하기까지 고된 훈련과 온갖 역경을 이겨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차가웠습니다.

수영의 경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전까지는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던 스포츠가 아니었습니다. 올림픽에서 수영 경기가 TV에 중계될 때가 있지만 주로 외국 선수들이 많이 나왔죠. 그런데 박태환이 등장하자 올림픽에서 수영이 많은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에 걸쳐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를 목에 걸었죠. 예전과 비교하면 수영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단순한 생활 스포츠에서 벗어나 올림픽 국위선양 종목으로 말입니다.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박태환 경기에 익숙합니다. 하지만 평소 수영을 접할 기회가 적습니다. 어쩌다 TV로 수영 경기를 볼 때가 있지만 박태환 말고는 아는 선수가 없어서 오랫동안 시청하지 않습니다. 결국 박태환 경기만 보게 됐죠. 그런데 지난 8월 런던 패럴림픽 결단식에서 여자 수영의 전미경 선수와 인터뷰하면서 수영의 현장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축구도 TV와 현장에서 보는 느낌이 다르듯, 수영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박태환 경기가 수영의 전부는 아닐테니까요.

지난 8일 경기도 고양체육관 실내수영장에서는 '제32회 전국 장애인 체육대회' 수영 경기가 치러졌습니다. 일반인이 수영하는 모습을 흔히 봤지만 장애인 선수들이 헤엄치는 장면은 이날 처음 봤습니다. 불편한 몸으로 운동을 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고 생각되지만, 물살을 가르는 것은 더 어렵다고 느껴집니다. 장애인 수영 선수들이 자신에게 맞닥뜨린 고비를 어떻게 이겨내는지 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일반인 수영 경기를 통해 현장 분위기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찾았던 전국 장애인 체육대회는 우리나라 장애인 최고의, 최대의 스포츠 대회입니다. 장애인 수영 선수들의 끈기와 열정, 투지를 현장에서 보는게 더욱 가치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전국 장애인 체육대회라면 멋진 경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기에 충분했습니다.

고양체육관 실내수영장 모습입니다. 놀이 시설의 수영장이 아닌 정식 경기가 열리는 수영장은 처음 봤습니다. 수영장 입구에 들어섰을 때 휠체어를 탄 장애인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본 뒤에 푸른 빛깔의 사각 웅덩이를 보면서 온기가 뜨겁게 느껴졌습니다. 이곳에서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는 중임을 알았습니다 .단체 학생 관중이 입장하기 전까지 왁짜지껄한 분위기가 아니라서 그랬던 것 같네요. 긴장감 넘치는 대회가 펼쳐졌습니다. 

제가 도착했던 오후 2시부터 3시 무렵까지는 장애인 수영 선수들의 연습이 진행됐습니다. 저마다 자유형, 배영, 평형, 접영을 연습하여 경기를 준비했습니다. 경기가 얼마 안남았기 때문인지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했습니다.

장애인 수영 선수들이 연습하는 것을 보면서 지도자분들이 세심하게 많은 부분을 챙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직접 다가가 독려를 하시는 분이 계셨어요. 몸이 불편한 선수들이라서 일반 선수들을 가르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를 거에요. 또 하나의 특징은 스마트폰의 스톱워치를 통해서 기록을 잽니다. 지도자가 아닌 분들도 스톱워치를 이용했습니다. 일일이 기록을 체크하는 지도자분도 있었습니다. 연습을 가볍게 넘어가지 않더군요. 수영이 기록 스포츠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장애인 선수들은 몸이 불편합니다. 그래서 도우미분들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사진을 보시면 도우미 역할을 하는 분들이 장애인 선수의 몸을 일으켜 세우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잘 몰랐던 장면입니다. 장애인 선수가 혼자만의 힘으로 운동을 하는게 아니었습니다. 일반인들의 도움이 절실했습니다.

[동영상] 여자 100m 배영 S8 결승입니다. 박주영 선수(부산)가 1분 55초 62의 기록으로 한국 신기록을 수립하면서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박주영 선수의 경기 장면입니다.

여자 100m 배영 S8에서 많은 박수 갈채를 받았던 선수입니다. 1위와의 기록 격차가 1분을 넘으면서 최하위 순위를 기록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했습니다.

이번에는 남자 100m 배영 S8 예선 1조 경기 장면 입니다. 선수들이 출발 신호를 기다리는 모습입니다.

선수들이 출발했습니다. 

4번 레인의 권수완 선수(경기)가 배영 100m 예선 1위를 앞두기 직전입니다. 

터치 패드를 찍었습니다. 1분 57초 92의 기록으로 예선 1위에 올랐습니다.

여자 50m 자유형 S3,4 통합 결승에서는 제가 8월에 인터뷰했던 전미경 선수(부산)가 4번 레인에 배정받아 경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선수 3명의 자유형 출발 자세가 일반인 선수와 다르더군요.

전미경 선수는 1분 01초 9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2위와의 기록이 27~28초 차이 였습니다. 런던 패럴림픽에 출전했던 선수 답게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더군요.

[동영상] 남자 50m 자유형 S3 결승 장면입니다. 조기성 선수(경기)가 43초 0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2위와의 기록 차이가 1초 62로써 치열한 접전을 펼쳤습니다.

자원봉사를 하시는 분들은 경기를 마친 장애인 선수의 휠체어 탑승을 돕습니다. 

이어진 시상식에서는 전국 장애인 체육대회 메달을 봤습니다.

여자 100m 배영 S8에서 1위를 기록한 박주영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장면입니다.

시상식에서 메달을 받은 선수들이 기념 촬영을 했습니다. 금메달을 받은 박주영 선수와의 인터뷰를 끝으로 포스팅을 마칩니다.

Q. 금메달 소감은 어떻습니까?
A. 이번에도 힘들었지만 열심히 훈련한 덕분에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Q. 훈련하면서 힘든점이 있었나요?
A. 제가 나이가 있다 보니까 체력적으로 딸리는게 힘들었고요. 피로를 참는 것도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Q. 다른 경기들도 있지만, 대회 끝나면 제일 하고 싶은 것은 뭐에요?
A. 상금 받은 것으로 우리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하고 맛있는 것 먹고 싶은 그런 생각. 코치님이 고생 많이 하셔서요.

*저는 대한 장애인 체육회 블로그 기자단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