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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보다 배려를, 런던 패럴림픽의 교훈

 

2012 런던 패럴림픽(런던 장애인 올림픽)이 폐막했습니다.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9개, 은메달 9개, 동메달 9개를 따내며 종합 순위 12위를 기록했습니다. 목표였던 13위를 넘었습니다. 박세균 선수는 사격에서 2관왕(10m 공기권총, 50m 권총 SH1)을 달성했으며,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는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이화숙, 고희숙, 김란숙 선수) 수영의 임우근 선수(남자 평영 100m) 민병언 선수(남자 배영 50m)의 금메달을 비롯해서 많은 선수들이 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장애인 스포츠의 위상을 빛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사진=런던 패럴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 (C) 효리사랑]

장애인 스포츠가 발전하려면 사람들의 인식부터 달라져야 한다

며칠전 포털에서 어느 모 장애인 선수의 런던 패럴림픽 메달 소식을 접했습니다. 우리들에게 메달 획득이라는 기쁜 소식을 안겨줬지만 몇몇 댓글 때문에 기분이 언짢았습니다. 금메달 획득 실패 및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해당 선수를 비방하는 악플(악성 댓글)들이 달렸습니다. 또 다른 선수의 금메달 뉴스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누군가 장애인 비하 댓글을 올렸습니다. 런던 올림픽때는 금메달리스트 뉴스 댓글에 악플을 찾기 힘들었는데, 런던 패럴림픽때는 포털 메인에 올라온 몇몇 뉴스 댓글에 악플을 종종 봤습니다.

포털에서 봤던 런던 패럴림픽 뉴스 댓글은 전체적으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일부 악플러들의 도를 넘은 행위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어느 뉴스든 악플을 쉽게 볼 수 있지만, 그 대상이 장애인이라면 잘못된 겁니다. 다수의 장애인들은 일상에서 온갖 차별과 비인간적 대우를 받습니다. 거동이 불편해서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도 있고요. 예전과 비교하면 장애인을 배려하는 시설이 점차 늘어났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멉니다. 장애인 선수 관련 기사 악플을 봐도 아직 우리 사회가 그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장애인 선수들이 대중적인 관심을 받을 기회는 패럴림픽 뿐입니다. 올림픽 금메달 및 메달 획득, 기록 단축 등을 목표로 4년이라는 긴 시간을 준비합니다. 일반인보다 몸이 불편한 어려움 속에서 땀과 눈물을 흘리며, 고된 훈련을 받으며, 장애인이라는 서러움을 느끼면서 올림픽에 참가하기까지 마음이 무거웠을 겁니다. 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조롱과 모욕을 당하면 기분이 나빠집니다. 사이버 상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면 스트레스를 받는 강도가 더 클겁니다. 온라인은 오프라인에 없는 악플이 존재하니까요.

런던 패럴림픽에 출전했던 선수 중에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통해서 자신과 관련된 언론 보도를 봤던 사람들이 적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그 선수들이 포털에서 자신을 겨냥한 악플을 봤다면 무슨 생각을 했을지 이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짐작할 겁니다. 유명 일반인 선수라면 기사 댓글을 일일이 챙겨보지 않을 겁니다. 이곳 저곳에서 많은 댓글이 쏟아지니까요. 하지만 장애인 선수는 사람들의 반응을 듣고 싶어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외부의 열렬한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운동했기 때문이죠.

저는 지난달 런던 패럴림픽 선수단 결단식을 취재하면서 전미경 선수(수영)에게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사실 일반 사람들이 장애인 올림픽에 대해서 잘 몰라요. 그래서 저는 장애인 올림픽도 일반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차별하지 말고 단순히 스포츠라는 개념으로 한 반 봐주셨으면 감사하겠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말입니다. 장애인 선수도 장애인 스포츠의 현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패럴림픽이 장애인 스포츠중에서 가장 큰 대회지만 일반 올림픽에 비해서 인기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장애인 스포츠라는 일종의 편견 때문이 아닐까요.

장애인 스포츠가 발전하려면 사람들의 인식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실업팀 창단과 장애인 스포츠 시설 확충, 연금 혜택도 좋지만 장애인을 홀대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대중적인 관심을 받기 어렵습니다. 장애인을 배려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각 계 분야에서 장애인 스포츠를 돕는 손길이 이어질 것이며 앞으로 패럴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남을 헐뜯는 악플보다는 상대방에게 정성을 기울여 보살피는 배려의 마음이 장애인 선수들을 활짝 웃게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대한 장애인 체육회 블로그 기자단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