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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정신차린 테베스, 맨시티 에이스 되찾았다

 

부제 : [2012/13시즌 EPL 2라운드 빛낸 스타] 카를로스 테베스(맨시티)

만약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지난 1월 이적시장에서 카를로스 테베스와 작별했다면 2011/12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테베스가 시즌 후반기 팀 전력에 가세하면서 당시 2위였던 맨시티 우승 도전이 힘을 얻었고 마침내 꿈을 이루었다. 마리오 발로텔리의 거듭된 구설수, 에딘 제코의 기복을 이겨냈던 이유. 테베스는 복귀 이후 10경기에서 4골 2도움 올렸으며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빼어난 연계 플레이를 통해 맨시티 공격을 주도했다.

그런 테베스는 2012/13시즌 프리미어리그 2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커뮤니티 실드 첼시전까지 포함하면 3경기 연속골(3골)이다. 팀이 투톱으로 전환하면서 골을 터뜨릴 기회가 많아졌다. 지난 27일 리버풀 원정에서는 후반 35분 리버풀 진영 중앙에서 마틴 스크르텔 백패스를 가로채면서 상대 골키퍼 호세 레이나를 제치고 오른발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1-2 패배 직전에 몰렸던 팀의 위기를 구했던 장면이자 자신의 잉글랜드 무대 100번째 골이다. 과거에는 남미 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음을 테베스를 통해 알 수 있다.

테베스의 물 오른 활약은 맨시티에게 반가운 일이다. 세르히오 아궤로 무릎 부상 공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또 다른 아르헨티나 공격수가 화끈한 화력을 과시했기 때문. 지난 시즌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과의 불화로 팀을 이탈하면서 6개월 동안 경기에 뛰지 못했고 한때 이적이 추진됐지만 이제는 맨시티 에이스로 돌아왔다. 최근의 골 감각이라면 2010/11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저력을 되찾았다. 프리미어리그 2연패 및 UEFA 챔피언스리그 선전을 꿈꾸는 맨시티 목표 달성이 힘을 얻을 것이다.

그보다 더 반가운 것은 테베스가 개과천선했다. 테베스는 현지 시각으로 지난 27일 잉글랜드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를 영어로 응했다. 불과 지난해까지 영어 활용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향수병으로 마음 고생이 심했던 과거의 테베스가 아니었다. 지난 시즌 후반기 복귀 이후에는 구설수에 오르 내린 적이 없었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이 변치 않으면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괴력의 골 감각을 과시할 것이 분명하며 맨시티 우승을 기대할 수 있다.

한 가지 주목할 사실은, 테베스 활약과 맨시티 성적은 비례했다는 점이다. 테베스는 맨시티에서 첫 시즌을 보냈던 2009/10시즌 프리미어리그 35경기에서 23골 7도움 기록했다. 비록 맨시티는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했지만 10위였던 성적을 5위로 끌어 올리며 이때부터 강팀의 면모를 갖춰가기 시작했다. 테베스는 2010/11시즌 31경기에서 21골 6도움 올리며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맨시티는 3위에 오르며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했다.

테베스는 지난 시즌 13경기에서 4골 3도움에 그쳤다. 팀을 무단 이탈하면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던 것. 맨시티 선수들의 이름값을 놓고 보면 굳이 테베스를 제외해도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가능했던 전력이었다. 그랬던 팀이 시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한때 맨유에게 승점 8점 차이로 밀렸다. 우승 전망이 어려웠지만 테베스가 복귀하면서 특유의 화력을 되찾았고 맨유의 뒷심 부족과 맞물려 마침내 챔피언이 되었다.

맨시티에서 4시즌째를 보내는 테베스에게 올 시즌은 팀의 챔피언스리그 돌풍을 이끌 동기부여를 얻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본선 나폴리전 교체 출전 이력이 있지만 그때와 지금의 입장이 다르다. 1년 전에는 아궤로, 제코와의 경쟁에서 밀렸으며 자신의 거취를 놓고 맨시티와 끊임없는 불협화음을 이어갔다. 반면 지금은 맨시티에 남겠다는 뜻을 나타내면서 팀의 에이스 면모를 되찾았다. 지금의 폼이라면 챔피언스리그 맹활약이 기대된다.

테베스에게 챔피언스리그는 낯설지 않다. 맨유 시절이었던 2007/08시즌, 2008/09시즌에 각각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준우승을 경험했다. 반면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1경기 교체 출전에 그쳤으며 맨시티는 32강에서 탈락했다. 그가 만약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뛰어난 공격력을 과시하면 맨시티는 최소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테베스의 달라진 멘탈이 맨시티의 올 시즌을 기대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