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올림픽 영웅' 기성용이 셀틱을 떠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 시티(이하 스완지)로 이적했다. 스완지는 한국 시각으로 25일 새벽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기성용은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3년 계약을 맺었다"며 기성용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이적료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600만 파운드(약 107억 원)로 추정했다. 기성용은 스완지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 1위를 기록하며 한국인 10호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기성용, 스완지 이적이 옳은 이유

날카로운 패스를 자랑하는 기성용에게 스완지는 매력적인 팀이다. 스완지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11위를 기록했던 승격팀으로서 정확한 패싱력과 높은 점유율을 앞세운 스페인식 패스 축구로 돌풍을 일으켰다. 시즌 종료 후 브랜든 로저스 감독이 리버풀로 떠났지만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은 현역 선수 시절 스페인 명문 FC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의 스타 플레이어였다. 라우드럽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지난 18일 퀸즈 파크 레인저스 원정에서는 골 넣는 공격축구로 5-0 대승을 거두었다. 현대 축구의 대세로 자리잡은 '스페인 축구'를 구현하는 몇 안되는 프리미어리그 클럽이다.

기성용이 KBS 인터넷뉴스 <이광용의 옐로우카드 2>에서 "스페인 리그에서 뛰고 싶다"고 밝힌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하지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비유럽 선수 쿼터가 존재하며 지금까지 한국과 일본 선수의 성공 사례가 없었다. 스페인어를 배워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영어에 능통한 기성용은 스완지로 이적하면서 새로운 언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 스페인식 축구를 펼치는 스완지와 궁합이 맞는다.

스완지는 전형적인 중위권과 하위권 클럽에 비해서 팀의 정체성이 뚜렷하다. 상위권이 아닌 클럽들은 실용적인 축구를 펼치지만 스완지는 공격적인 축구를 선호한다. 만약 기성용이 자신에게 러브콜을 보냈던 퀸즈 파크 레인저스로 이적했다면 팀의 취약한 전력을 이유로 수비에 비중을 두어야 한다. 자신의 공격 재능을 마음껏 과시하기 어렵다. 스완지에서는 FC서울과 셀틱 시절처럼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칠 시간이 많다. 퀸즈 파크 레인저스가 아닌 스완지를 선택한 것은 옳았다.

기성용, 스완지에서 어떤 플레이 펼칠까?

기성용의 새로운 소속팀 스완지는 4-3-3 또는 4-2-3-1 포메이션을 활용한다. 퀸즈 파크 레인저스전에서는 미추가 공격형 미드필더, 레온 브리튼과 조나단 데 구즈만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동했다. 특히 브리튼은 2002/0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10시즌 연속 스완지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다. 올해 나이 30세로서 기량 노쇠화, 체력 저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다. 올 시즌에도 주전으로 뛰게 될 것이다. 기성용이 브리튼과의 경쟁에서는 쉽지 않겠지만 데 구즈만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스완지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조 앨런(리버풀) 질피 시구르드손(토트넘) 같은 중앙 미드필더들을 잃었다. 시구르드손이 떠난 자리에 미구엘 미추가 가세했으며 앨런의 대체자는 기성용이다. 스완지는 지난달 비야레알에서 데 구즈만을 1시즌 임대했지만 8월 중순 앨런이 리버풀로 떠난 뒤에는 기성용을 영입했다. 만약 데 구즈만을 앨런의 대체자로 염두했다면 기성용 영입에 구단 최고 이적료를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다. 기성용이 데 구즈만과의 경쟁에서 앞설 수 있는 이유다.

앨런의 공백을 메워야 할 기성용은 브리튼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게 될 것이다. 브리튼이 포백을 보호하면서 패스를 공급하는 타입이라면 미추는 공격형 미드필더다. 기성용은 브리튼과 미추 사이에서 부지런히 움직일 수 밖에 없다. 수비시에는 브리튼과 함께 압박을 펼치면서 때로는 박스 안까지 내려가고, 공격시에는 패스를 통해서 미추를 비롯한 전방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돕는다. 딥 라잉 플레이메이커 치고는 볼이 없는 공간에서 움직임이 늘어날 여지가 있지만 공격에 초점을 맞추는 스완지라면 수비에 많은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기성용은 중장거리 패스에 능하다. 짧은 패스를 위주로 공격을 펼치는 스완지 색깔과 조금 다르지만 오히려 팀 공격의 다양한 패턴을 연출할 수 있다. 패스가 일관된 형태로 진행되면 상대팀 수비에 읽히기 쉽지만 짧은 패스와 중장거리 패스에 이대일 패스까지 섞으면 골 생산이 쉬워진다. 스완지의 패스 축구는 팀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허리에서 강력한 압박을 펼치는 팀에게 고전하기 쉬운 타입이다. 기존의 스완지 선수들은 빅 클럽 선수들에 비해서 개인 실력이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상대팀의 집단적인 견제를 이겨내는데 불리함이 따른다. 짧은 패스를 기본으로 날카로운 중장거리 패스까지 찔러주는 기성용의 장점이라면 스완지에 적잖은 보탬이 될 것이다.

기성용, EPL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입단 초기부터 많은 것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 스완지에서 한동안 적응기가 필요하다. 셀틱과 다른 조건에서 새출발을 하기 때문. 잉글랜드 리그는 유럽 최고의 리그로서 스코틀랜드 리그보다 경기력이 뛰어나다. 기성용은 셀틱에서 전력이 약한 팀들과 상대하면서 많은 경기를 이겼지만 스완지에서는 약팀과 겨룰 일이 많지 않다. 프리미어리그 특유의 빠른 템포에 적응하려면 체력 소모가 불가피하다. 런던 올림픽에서 3일에 한 번씩 경기를 치렀던 엄청난 체력 저하를 고려하면 시즌 초반에 무리해선 안된다.

기성용은 프리시즌에 스완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지 않은 상태에서 프리미어리그에 도전하게 됐다. 런던 올림픽 출전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만 중앙에서 활동하는 미드필더는 동료 선수와 손발이 척척 맞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잘 안되면 팀의 밸런스가 깨지게 된다. 이 대목에서 라우드럽 감독의 인내가 필요하다. 기성용이 실전에서 동료 선수와 호흡이 맞지 않아도 라우드럽 감독의 믿음을 얻으면 다음 경기에서 분발하려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이청용(볼턴)이 오언 코일이라는 든든한 존재가 있고 지동원(선덜랜드)은 마틴 오닐 감독의 전술적 특성에 맞지 않는 이유로 결장이 잦았다면, 기성용이 스완지에서 성공하는데 있어서 '감독 운'이 따라야 한다.

라우드럽 감독이 기성용 영입을 원치 않았다고 가정하면, 기성용은 데 구즈만과의 경쟁에서 밀렸을 것이다. 하지만 기성용은 셀틱 시절 자신을 외면했던 닐 레넌 감독의 마음을 얻었던 인물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전까지 수비력이 약한 이유로 결장을 반복했지만 팀이 원하는 스타일에 맞추면서 수비력을 개선한 끝에 레넌 감독의 신뢰를 받아 주전으로 올라섰다. 자신의 노력에 의해 스스로 감독 운을 얻었던 것이다. 그때의 경험이라면 스완지에서 성공하는 과정이 결코 어렵지 않을 것이며 프리미어리그에서 신화를 창조할 수 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라리마 2012.08.25 17: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성용 선수의 스완지 이적을 축하드립니다.

  2. 기성용제대로보여줘 2012.08.25 22: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효리사랑님 글 개 잘씀 잘보고잇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