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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커뮤니티 실드, 맨시티-첼시 전력 어땠나?

 

2011/1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2012 커뮤니티 실드에서 우승했다. 지난 시즌 FA컵 우승팀 첼시를 3-2로 제압하면서 1972년 이후 40년 만에 커뮤니티 실드 우승 방패를 들어올렸다. 커뮤니티 실드에서 드러난 두 팀의 전력을 살펴봤다.

'3백 전환' 맨시티, 막강 화력 그대로였다

맨시티는 커뮤니티 실드에서 3-4-1-2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판틸리몬이 골키퍼, 사발레타-콤파니-사비치가 수비수, 콜라로프와 밀너가 윙백, 야야 투레와 데 용이 수비형 미드필더, 나스리가 공격형 미드필더, 테베스와 아궤로가 공격수를 맡았다. 프리시즌에 3백을 연마한 뒤 첼시전에서 3-4-1-2를 최종 점검했다. 지난 몇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3백을 지속적으로 활용했던 팀이 2011/12시즌 하반기 위건을 제외하면 없었다는 점(맞춤형 3백 전환 논외), 지난 시즌 FC 바르셀로나-인터 밀란의 3백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에서 맨시티 3백 전환은 모험적이다.

그런 맨시티는 첼시전에서 3백의 힘으로 전반전 경기 흐름을 주도했다. 콤파니를 비롯한 맨시티 수비수들이 토레스를 따라 붙으면서, 미드필더들이 협력 수비를 강화하면서 첼시 공격 옵션들의 연계 플레이가 원활하지 못했다. 그 이후 공격권을 되찾을 때마다 윙백을 활용한 지공을 펼치며 경기장을 넓게 활용했다. 점유율이 늘어난 것과 동시에 나스리가 맨시티 미드필더 뒷 공간을 파고들면서 침투 패스를 시도하는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특히 콜라로프-밀너의 공격적인 움직임이 첼시의 윙어 아자르-하미레스 수비 가담 속도보다 더 빨랐다. 두 팀의 전반전 분위기가 달랐던 원인이었다.

그러나 맨시티는 전반 40분 토레스에게 실점했다. 수비에 가담한 인원이 많았지만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1골 내주고 말았다. 박스 중앙에서 볼을 터치했던 하미레스를 애초부터 누구도 마크하지 않았던 것이 실점의 발단이었으며, 콜라로프는 너무 볼에 집중하면서 토레스가 슈팅을 날릴 공간을 허용했다. 이러한 집중력 저하의 원인은 전반전 대부분의 시간을 공격적으로 보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쉽게 골이 터지지 않자 전반 30분 무렵부터 공격에 조급함을 느꼈고 수비를 소홀하게 됐다. 토레스에게 골을 내줬던 전반 40분은 맨시티 선수들의 페이스가 떨어지기 쉬운 시간대 였다. 3백 특징은 미드필더에게 활발한 움직임을 주문하면서 체력 소모가 쉽다.

0-1로 뒤진 맨시티에게 전반 42분 첼시 이바노비치 퇴장은 역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였다. 첼시보다 1명 많아지면서 야야 투레의 위치를 올리며 남은 시간 공격에 올인하게 됐다. 야야 투레는 후반 8분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양팀이 1-1로 맞선 후반 14분에는 테베스가 왼쪽 측면에서 중앙쪽으로 파고드는 과정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던 볼이 첼시 골망 오른쪽 윗쪽을 흔들었다. 후반 20분에는 콜라로프의 왼쪽 크로스가 나스리의 오른발 논스톱 슈팅에 의한 골이 되었다. 후반 35분 버틀랜드에게 실점했으나 1명 부족한 첼시의 약점을 파상공세로 만회하며 3골을 퍼부은 것이 커뮤니티 실드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의 토대였던 막강한 화력이 여전함을 알렸던 첼시전이었다.

첼시, 토레스 선제골에서 희망 얻었지만...

토레스는 전반 40분 선제골을 넣었지만 그 이전까지는 볼 터치가 적었다. 혼자의 힘으로 맨시티 수비수들과 상대하기에는 버거웠다. 상하이 선화로 떠난 드록바와 달리 파워로 맞서는 타입이 아니라서 상대방 집중 견제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아자르-마타-하미레스도 자신의 압박을 덜어주지 못하면서 최전방에 고립됐다. 올 시즌 첼시 공격력은 토레스 골 생산에 치우칠 가능성이 크다. 루카쿠마저 웨스트 브로미치로 임대되면서 첼시의 백업 공격수 자원도 마땅치 않다.

다만, 토레스가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맨시티전에서 골을 넣은 것은 2012/13시즌 맹활약을 위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유로 2012에서는 넉넉하지 않은 출전 시간 속에서 3골 기록하며 득점왕에 올랐다. 선제골 장면만을 놓고 보면 리버풀 시절의 골 감각을 되찾았다. 올 시즌 완전한 부활을 기대해도 될 듯 하다.

첼시의 맨시티전 패인은 이바노비치 퇴장이었다. 콜라로프에게 발바닥이 보이는 양발 태클을 가한 것은 퇴장을 당할만 했다. 그 이후 첼시는 3실점 허용했다. 하지만 첼시가 가장 걱정해야 할 문제는 미켈의 부진이다. 미켈은 잦은 패스 미스, 느슨한 수비, 집중력 부족, 불안한 볼 키핑 등을 일관했다. 이러한 미켈의 약점을 덜어줬어야 할 램퍼드마저 맨시티 선수들보다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첼시가 중원 싸움에서 밀렸다. 올해 34세에 접어든 램퍼드의 기량 하락은 어쩔 수 없지만, 25세 미켈이 여전히 미완의 대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첼시에게 좋지 않은 현상이다.

만약 미켈의 부진이 계속되면 첼시 전력이 나빠질 수 있다. 중원을 통한 공격 전개가 둔화 될 것이며, 상대방 중앙 공격에 의해 미드필더 뒷 공간이 뚫리면서 실점 위기에 빠지게 된다. 미켈을 대체할 에시엔은 장기간 부상으로 기량이 떨어졌고 메이렐레스는 특출난 패싱력을 자랑하는 선수가 아니다. 로메우는 디 마테오 체제에서 출전 비중이 떨어졌다. 첼시가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했던 마린-아자르-오스카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닌 2선 미드필더들이다. 걸출한 패싱력과 기본적인 수비력을 갖춘 미드필더의 영입이 필요한 이유다.(p.s : 그 선수는 기성용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