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는 전통적인 유럽의 강호입니다. 하지만 유로 2012 우승 후보로 끊임없이 거론되었던 팀은 아닙니다. 스페인-독일의 2파전에서 네덜란드가 또 다른 우승 후보로 주목을 끄는 분위기 였습니다. 이탈리아를 우승 후보로 꼽기에는 2010 남아공 월드컵 조별 본선 탈락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공격력도 의심스러웠습니다. 유로 2012 예선 10경기에서 6골 터뜨린 안토니오 카사노는 지난해 11월 심장 수술을 받았고, 안토니오 디 나탈레는 대표팀에 약하며, 마리오 발로텔리는 멘탈이 문제였고, 쥐세페 로시는 십자인대 파열로 낙마했습니다.

이렇게 과소 평가 되었던 이탈리아가 유로 2012 결승 진출을 이루었습니다. 4강 독일전에서 마리오 발로텔리 2골에 의해 2-1로 이겼습니다. 8강 잉글랜드전에서 슈팅 11개를 난사했으나 영점을 못잡았던 발로텔리가 우승 후보 독일의 골망을 두 번이나 흔들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악동의 이미지가 굳었지만 독일전 2골을 통해서 이탈리아의 해결사로 거듭났습니다.

특히 발로텔리 선제골은 이탈리아가 독일을 제압하는 결정타로 작용했습니다. 전반 20분 카사노가 왼쪽 측면에서 턴 동작으로 독일 선수 2명을 제치고 왼발 크로스를 올린 것을 발로텔리가 헤딩골을 넣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독일이 파상공세를 펼쳤으나 골 기회를 살리지 못했으며 이탈리아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의 선방이 돋보였습니다. 이탈리아가 카사노-발로텔리 조합의 힘으로 반격에 성공했을 때 독일의 수비 라인이 무너졌습니다. 발로텔리는 전반 36분 상대팀 진영을 침투할 때 리카르도 몬톨리보의 로빙 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독일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추가골을 터뜨렸습니다.

이탈리아의 또 다른 승리 원동력은 수비였습니다. 전반 초반 독일 맹공에 의해 몇차례 실점 위기를 넘겼으나 1-0 이후 후방이 안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탈리아 특유의 빗장수비가 되살아나면서 포돌스키-고메스-크루스-외질이 버텼던 독일 공격진을 봉쇄했습니다. 독일이 후반 시작과 함께 포돌스키-고메스를 교체 아웃 시킬 정도로 이탈리아의 수비벽은 단단했습니다. 후반전에도 강력한 압박을 유지하면서 독일의 패스 미스를 유도하는 능수능란한 경기 운영을 선보였습니다. 독일의 공세가 강해질 때는 역습으로 대응하여 상대팀을 힘들게 했습니다. 이탈리아 수비의 유일한 오점은 경기 종료 직전에 페널티킥을 허용하여 외질에게 실점한 것입니다.

2년 전 월드컵에서 부진했던 이탈리아의 부활 원동력은 수비가 아닐까 싶습니다. 유로 2012 예선 10경기에서 단 2실점만 허용했으며 본선 5경기에서는 3실점을 내줬습니다. 특히 토너먼트 2경기에서 짠물 수비의 위용을 과시했습니다. 8강 잉글랜드전에서 보누치-바르찰리가 루니-웰백 투톱의 발을 묶었으며 왼쪽 풀백 페데리코 발자레티는 제임스 밀너의 기세를 꺾이게 했습니다. 오른쪽 풀백 이그나치오 아바테는 활발한 오버래핑을 펼치면서 애슐리 영의 공격을 막아내는 팔방미인 활약을 펼쳤습니다. 4강 독일전에서는 후반 인저리타임 페널티킥 실점만 제외하면 상대 공격을 훌륭하게 막아냈습니다.

이탈리아는 오래전부터 빗장수비를 힘입어 월드컵 통산 4회 우승했습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16강-8강-4강 무실점을 비롯 7경기에서 단 2골만 내준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조별 본선 탈락으로 망신을 샀지만 유로 2012 토너먼트를 통해서 아주리 군단의 정체성을 되찾았습니다.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이 있듯, 이탈리아의 클래스는 큰 경기에서 쉽게 주저 앉지 않습니다. 8강 잉글랜드전에서는 슈팅 35개 중에 1개라도 골을 성공시키지 못했지만 무실점 수비가 버텨주면서 패배를 모면했습니다. 승부차기에서는 안드레아 피를로의 파넨카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주리 군단은 유로 2012 우승 자격이 충분합니다. 토너먼트 승리의 기본 요건인 강력한 수비력을 갖췄습니다. 결승 상대팀 스페인 수비력도 유럽 No.1으로 손색 없지만, 이탈리아는 본선 1차전 스페인전 1-1 무승부 및 3백 활용을 통해서 디펜딩 챔피언을 무너뜨릴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더욱이 유로 대회는 지금까지 2연패 팀이 없었습니다. 만약 이 법칙이 적용되면 스페인 2연패는 어렵습니다. 이탈리아가 1968년 이후 44년 만에 유럽을 제패할지 주목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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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원사랑 2012.06.29 12: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발로텔리의 기민한 플레이가 정말 대단했던 것 같네요.
    특히 두번째 골을 터뜨릴 때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어내던 움직임과 강력한 슈팅은 정말 멋졌습니다.
    뭔가 무심하면서도 시크한 면이 있고, 과격한 부분도 많지만 순수한 면이 많은 캐릭터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2. 스머프s 2012.06.29 13: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발로텔리도 잘했지만.. 피를로와 데로시의 존재감은 이탈리아를 빛나게 하더라구요.
    개인적으로 독일이 떨어져서 아쉽지만 그만큼 이탈리아는 어제 자기들만의 경기를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ㅎㅎ

  3. 젠틀맨 2012.06.30 13: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일이 강팀인데 움직임이 민첩하지 못했습니다.
    게임을 보다보면 약간의 운도 있는것 같구요
    제가 보기에는 이탈잉아 2변째공은 꼭 엎사이드
    같았는데 아쉽습니다. 공감하는 글 잘보고갑니다.
    좋으날 행복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