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12 4강 대결은 포르투갈-스페인, 독일-이탈리아로 결정됐습니다. 독일-터키, 러시아-스페인이 4강에서 맞붙었던 유로 2008과는 다른 느낌입니다. 4년 전에는 터키-러시아가 4강에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켰다면 유로 2012에서는 강팀들끼리 4강에서 격돌합니다. 약팀이나 다크호스의 돌풍은 없었지만 4강 2경기를 통해서 진정한 토너먼트의 강자는 누구인지 벌써부터 경기가 흥미롭게 기다려집니다. 스페인-독일-이탈리아는 의심의 여지 없는 우승 후보이며 포르투갈은 지금까지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었지만 유로 2004 준우승 경력이 있습니다.
포르투갈vs스페인, '이베리아 더비' 승자는?(6월 28일 03:45)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이베리아 반도에 위치했습니다. 두 팀의 경기는 '이베리아 반도'라고 부르죠. 역대 전적에서는 스페인이 34전 16승12무6패로 앞섰으며 2년 전 남아공 월드컵 16강에서는 1-0으로 승리했습니다. 반면 포르투갈은 2010년 11월 17일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4-0 대승을 거두면서 월드컵 패배를 복수했습니다. 유로 2012 4경기에서는 포르투갈이 3승1패(6골 4실점) 스페인이 3승1무(8골 1실점)를 기록했습니다. 서로 다른 조였지만 스페인 성적이 더 앞섭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스페인이 앞섭니다. 골키퍼 카시야스의 건재, 남아공 월드컵 7경기 2실점(토너먼트 4경기 무실점) 및 유로 2012 4경기 1실점에서 나타난 세계 최정상급 수비력, 초호화 미드필더들이 풍부합니다. 포르투갈을 앞서는 요소들이죠. 제로톱의 답답함이 풀리지 않은 단점도 있지만 포르투갈도 최전방 공격수가 약합니다. 8강 체코전에서는 포스티가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스페인전 출전이 어렵습니다. 또한 포르투갈은 호날두-나니의 의존도가 높습니다. 두 명의 윙어가 스페인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 스페인전 승리 전망이 어렵습니다.
포르투갈은 변칙 작전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호날두를 원톱으로 올리고, 호날두 자리에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를 기용하는 작전으로 말입니다. 그 선수가 누굴지는 아직 모릅니다. 2011/12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첼시가 결승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백업 왼쪽 풀백 버틀랜드를 왼쪽 윙어로 기용했던 작전처럼 말입니다. 포르투갈에서는 그런 역할을 맡은 선수가 스페인 풀백의 오버래핑을 저지하면서 상대팀의 빌드업 속도를 늦춰야 합니다. 아르벨로아보다는 알바의 오버래핑이 더 매섭습니다. 알바의 매치업 상대인 나니의 수비력이 약하다는 점에서, 나니의 왼쪽 기용과 오른쪽 변칙 기용이 효과적이라는 생각입니다. 벤투 감독의 스페인전 필승 비법은 어떨까요?
-주목할 매치업 : 페페vs세스크 파브레가스
스페인은 포르투갈전에서 토레스를 선발로 기용할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포르투갈은 선 수비-후 역습을 활용하며, 상대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드는 토레스가 막힐 위험이 있습니다. 스페인은 플랜A 제로톱을 시도하면서 파브레가스를 미드필더 윗쪽에 올릴 것 같습니다. 파브레가스는 이탈리아전, 아일랜드전에서 골을 넣은 경험이 있죠. 그런 파브레가스를 막아야 할 페페는 강력한 대인방어를 자랑합니다. 경기중에 지나치게 흥분하는 단점이 있지만 오로지 축구에 전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포르투갈이 스페인을 이기려면 페페 맹활약이 기본적으로 전제되어야 합니다.
-예상 선발 명단-
포르투갈(4-3-3) : 파트리시우/코엔트랑-알베스-페페-페레이라/메이렐레스-벨로수-무티뉴/호날두(나니)-알메이다(호날두)-나니
스페인(4-3-3) : 카시야스/알바-피케-라모스-아르벨로아/사비-부스케츠-알론소/이니에스타-파브레가스(나바스, 토레스)-실바(페드로)
독일vs이탈리아, 월드컵 복수? 44년만에 우승 도전?(6월 29일 03:45)
독일을 우승 후보로 꼽는 사람들은 많지만 4강 이탈리아전 승리 여부에 무게감이 실리지 않습니다. 역대 전적에서 30전 7승9무14패로 밀립니다. 2000년대 이후 4번의 경기에서 1무3패 열세를 나타냈으며 마지막으로 이탈리아를 이겼던 시기는 1995년 6월 21일 2:0 승리 입니다. 월드컵 본선과 유로 본선을 포함한 메이저 대회 7경기에서는 4무3패에 그쳤으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습니다. 독일의 '이탈리아 징크스'가 두드러집니다.
특히 독일에게는 2006년 독일 월드컵 4강 이탈리아전 패배의 추억이 아련합니다.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우승을 기대했으나 이탈리아의 빗장 수비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독일에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스페인은 유로 2012 이전까지 프랑스와의 유로 본선 및 예선 전적에서 5전 1무4패로 밀렸으나, 이번 대회 8강에서 2-0으로 승리했습니다. 독일은 유로 2012에서는 4강 진출국 중에서 유일하게 4전 전승을 달렸으며, 과거 축구에 비해서 빠르고 세련된 공격 전개를 자랑하며 경기력 업그레이드에 성공했습니다. 선수층이 두꺼운 강점도 있죠.
이탈리아는 골 결정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독일전 전망이 어렵습니다. 8강 잉글랜드전에서는 슈팅 35개를 퍼부었으나 단 1골도 넣지 못했습니다. 타겟맨을 맡는 발로텔리-디 나탈레는 마무리가 믿음직스럽지 못하며 쉐도우로 활약중인 카사노는 90분 소화할 체력이 아닙니다. 여기서 말하는 디 나탈레는 '클럽팀 디 나탈레'와 다른 성향입니다. 그러나 독일의 '창'에 맞설 '방패'가 튼튼하며 골키퍼 부폰의 내공은 여전히 유럽 정상급 입니다. 독일은 이탈리아의 빗장 수비를 풀기 위해서 고메스보다는 클로제가 선발 출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목할 매치업 : 메수트 외질vs안드레아 피를로
플레이메이커와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의 대결입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빛냈던 독일의 외질, 유로 2012에서 발군의 패싱력과 파넨카 킥을 과시했던 피를로가 조국의 결승 진출을 놓고 미드필더진에서 각축전을 펼칩니다. 외질과 피를로의 직접적인 볼 다툼도 흥미롭습니다. 포메이션 구조상 두 선수가 자주 맞부딪칠 장면이 많을 것입니다. 외질은 피를로를 뚫고 공격수에게 패스를 밀어주거나 직접 슈팅을 시도하면서, 피를로는 외질을 제치고 전방쪽으로 패스를 연결해야 이탈리아 공격이 살아납니다. 독일과 이탈리아의 대결은 두 미드필더의 활약상에서 승부가 좌우 될 것 같습니다.
-예상 선발 명단-
독일(4-2-3-1) : 노이어/필립 람-바트슈투버-훔멜스-보아텡/슈바인슈타이거-케디라/포돌스키(쉬를레)-외질-뮬러(로이스)-클로제(고메스)
이탈리아(4-1-3-2) : 부폰/발자레티-보누치-바르찰리-아바테/피를로/데 로시-몬톨리보-마르키시오/카사노-발로텔리(디 나탈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