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포르투갈이 유로 2012 8강 진출팀들 중에서 처음으로 4강에 올랐습니다. 22일 새벽 3시 45분(이하 한국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국립 경기장에서 진행된 8강 체코전에서 후반 34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호날두는 네덜란드전 2골에 이어 2경기 연속골(총 3골)을 터뜨렸으며 포르투갈은 4강에서 스페인-프랑스 승자와 맞붙습니다.
포르투갈은 체코와의 슈팅 숫자에서 20-2(유효 슈팅 5-0, 개)로 앞섰습니다. 많은 슈팅 숫자에 비해서 유효 슈팅이 적었지만 상대팀에 비하면 골을 넣을 기회가 계속 찾아왔습니다. 반면 체코는 90분 동안 슈팅 2개에 그쳤습니다. 토마스 로시츠키 결장, 밀란 바로스 부진이 화력 약화로 이어지면서 포르투갈의 공격 전개가 힘을 얻었습니다. 체코는 골키퍼 페트르 체흐가 몇차례 선방하면서 3실점 허용했을 경기를 1실점으로 줄였습니다.
포르투갈vs체코, 전반전은 엎치락 뒤치락
두 팀의 선발 라인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체코(4-2-3-1) : 체흐/림베르스키-카를레츠-시보크-셀라시에/플라실-휩슈만/필라르-다리다-이라체크/바로스
포르투갈(4-3-3) : 파트리시우/코엔트랑-알베스-페페-페레이라/무티뉴-벨로수-메이렐레스/호날두-포스티가-나니
경기 초반에는 체코가 공격, 포르투갈이 수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체코는 로시츠키가 부상으로 선발 제외된 공백을 22세 영건 다리다에게 맡겼습니다. 공격 옵션들이 앞쪽으로 올라가면서 반격을 노렸지만 전방에서 유기적인 패스 전개가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포르투갈에게 쉽게 공격권을 내줬습니다. 시작부터 공수 간격이 벌어지는 단점이 노출됐죠. 포르투갈은 전반 5분과 9분에 걸쳐 후방에서 부정확한 롱볼을 날리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호날두-나니의 견제를 예상했는지 평소 답지 않게 롱볼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별 다른 효과는 없었습니다.
포르투갈은 전반 10분이 되자 선수들끼리 낮은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점유율을 늘리는 작전으로 변경했습니다. 호날두와 나니는 자리까지 바꿨습니다. 나니가 림베르스키와 신경전을 펼친 이후부터 말입니다. 체코가 나니 봉쇄에 주력하고 있음을 포르투갈이 간파하면서 호날두가 오른쪽을 맡았습니다. 이에 체코는 수비 부담이 커지면서 공격이 소강 상태에 빠졌습니다. 전반 20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패스가 차단당했고 1분 뒤에는 이라체크의 오른쪽 크로스가 부정확하게 향하면서 공격이 무위로 돌아갔습니다. 20분까지는 다리다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로시츠키 공백이 뚜렷했습니다.
주도권을 잡은 포르투갈은 전반 24분 호날두가 역습 상황에서 슈팅을 날린 것이 체코 골키퍼 체흐 선방에 막혔습니다. 골이 무산되었지만 호날두가 문전 중앙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스피드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고 볼을 터치하면서 슈팅했던 장면은 체코에게 충분한 위협을 줬습니다. 25분에는 호날두가 또 다시 중앙에서 접근할 때 체코 선수 4명이 동시에 방어하는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그러나 포르투갈은 나니가 25분, 벨로수가 26분에 경고를 받은 것이 흠입니다. 호날두의 부지런한 움직임과 달리 최전방 공격을 맡은 포스티가는 카를레츠에게 봉쇄 당했습니다. 32분에는 호날두가 오버헤드킥을 시도했지만 볼은 골대 바깥으로 향했습니다.
체코는 전반 중반부터 수비 모드로 전환하면서 포르투갈 공격을 차단하는데 주력했습니다. 미드필더들이 적극적인 수비 가담에 의한 압박을 펼치면서 상대팀 문전 침투를 잘 막아냈습니다. 플라실-휩슈만은 근처에 있는 선수들과 협력 수비를 취하면서 무티뉴-메이렐레스의 전진패스 연결을 어렵게 했죠. 전반 초반 전략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수비의 힘으로 안정을 되찾으면서 포르투갈 공격력을 압도하는 기세를 보였습니다. 포르투갈은 포스티가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반 40분 알메이다를 교체 투입했지만, 45분 호날두 가슴트래핑에 이은 터닝 슈팅이 골대를 맞췄습니다.
호날두 결승골, 포르투갈 4강 진출
호날두는 후반전에도 또 골대를 맞췄습니다. 후반 4분 왼쪽 측면 먼 거리에서 날렸던 프리킥이 체코의 골대를 강타했습니다. 1분 뒤에는 체코 선수 2명의 마크를 받는중에 문전쪽으로 크로스를 날렸습니다. 8분에는 메이렐레스가 왼발 종패스를 띄울 때 체코 문전으로 파고들면서 슈팅을 날렸지만 볼이 골대를 벗어났습니다. 체코의 단점은 호날두를 좌우 공간에서 마크했던 림베르스키-셀라시에의 수비력이 떨어집니다. 림베르시키는 본선 부진이 8강에서도 여전했고, 셀라시에는 본선에서 잘했지만 8강에서는 호날두라는 벅찬 상대와 겨루면서 힘겨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체흐의 선방과 카를레츠의 활약, 미드필더들의 수비력 강화 속에서 체코가 실점 없이 경기를 펼쳤죠.
체코는 후반 15분 다리다를 빼고 레제크를 교체 투입하면서 이라체크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 시켰습니다. 로시츠키 공백을 메우지 못했음을 인정했습니다. 만약 로시츠키가 정상적인 몸으로 출전했다면 원톱 바로스가 문전에서 골 기회를 얻기가 쉬웠을 겁니다. 그러나 현실은 후반 20분까지 슈팅 2개(유효 슈팅 0개)에 그쳤으며 포르투갈은 13개(유효 슈팅 3개)를 날렸습니다. 후반 18분에는 체흐가 무티뉴 슈팅을 선방하면서 팀의 실점 위기를 막았습니다. 체코는 체흐 없었으면 1~2골 내줬을 겁니다.
후반 30분까지 슈팅 숫자에서는 포르투갈이 15-2(유효 슈팅 3-0, 개)로 앞섰습니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많은 슈팅 숫자에 비해서 영점이 잘 안잡히며 체코는 실탄이 부족했습니다. 포르투갈은 나니의 몸놀림이 가벼워지면서 여전히 많은 공격 기회를 얻었지만 알메이다의 활약상이 저조합니다. 호날두-나니 의존증에서 벗어나지 못했죠. 체코는 수비에 집중하면서도 여전히 좌우 풀백 공간이 뚫립니다.
두 팀의 0-0 접전은 마침내 후반 34분에 깨졌습니다. 호날두가 박스 중앙에서 무티뉴 오른쪽 크로스를 헤딩으로 받아내면서 팀의 첫번째 골을 넣었습니다. 자신의 마크맨이었던 셀라시에의 마크를 뚫고 기회를 포착했습니다. 42분에는 박스 왼쪽에서 중앙을 파고들 때 셀라시에를 농락했습니다. 1-0으로 앞선 포르투갈은 후반 38분과 43분에 걸쳐 나니-메이렐레스를 빼고 크스토비오-호란두를 투입시키는 여유를 부렸습니다. 반면 체코는 1골 뒤졌음에도 선수들의 체력이 저하되었는지 움직임이 전체적으로 무거웠습니다. 90분 동안 슈팅 2개, 유효 슈팅 0개에 그쳤을 뿐입니다. 유로 2012 8강 첫번째 경기는 포르투갈 승리로 끝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