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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잉글랜드, 스웨덴전 반드시 이겨야 한다

 

로이 호지슨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이 16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유로 2012 D조 본선 2차전에서 스웨덴과 맞붙습니다. 두 팀 모두 이번 경기에서 1승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치열한 격전이 예상됩니다. 잉글랜드는 1차전에서 프랑스와 1-1로 비겼으며 스웨덴은 우크라이나에게 1-2로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승리팀은 8강 진출의 자신감을 얻지만 패하는 팀은 3차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잉글랜드에게 스웨덴은 부담스런 상대입니다. 지난해 11월 16일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겼지만 그 이전까지 43년 동안 스웨덴을 이기지 못한 징크스가 있었습니다. 역대 메이저 대회 본선 3경기에서는 2무1패로 밀렸습니다. 유로 1992에서 1-2 패배, 2002년 한일 월드컵 1-1 무승부, 2006년 독일 월드컵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메이저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습니다. 다만, 스웨덴은 주장을 맡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동료 선수들과의 불화가 있습니다. 우승후보 네덜란드가 내분등의 영향으로 2패에 빠졌던 사례처럼 스웨덴 선수들이 잉글랜드전에서 단합된 모습을 보일지 의문입니다.

반면 잉글랜드는 스웨덴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동기 부여가 작용합니다. 프랑스전에서 승점 1점을 획득했지만 유효 슈팅이 1개에 그칠 정도로 공격력이 좋지 못했습니다. 수비적인 경기를 펼쳤음에도 1실점을 범한 것도 찜찜합니다. 외부적인 시각에서는 우승 후보가 아니지만 잉글랜드 입장에서는 조별 본선 탈락을 바라지 않을 겁니다. 본선 3차전에서 상대하는 개최국 우크라이나가 스웨덴을 꺾었다는 점에서 잉글랜드의 2차전 올인이 예상됩니다.

잉글랜드는 스웨덴전은 공격적인 축구를 펼칠 것입니다. '닥공'과는 거리감이 있겠지만 프랑스전에 비해서 골을 넣을려는 의지를 나타낼 것으로 보입니다. 호지슨 감독은 지키는 축구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스페인처럼 점유율을 강화하는 공격 전개보다는 한 번에 결정적인 골 기회를 노리는 축구를 펼칠 것입니다. 2차전 선발 출전이 예상되는 앤디 캐롤의 머리를 이용한 롱볼 축구 말입니다. 대니 웰백은 1차전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으며 2차전에서는 다른 선수가 최전방 공격을 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캐롤이 타겟맨을 맡으면 또 한 명의 공격수 배치가 가능합니다. 캐롤이 머리를 떨구는 볼을 근처에서 슈팅으로 연결하거나, 최전방에서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며 캐롤의 견제 부담을 덜어주는 발 빠른 공격수가 기용 될 것으로 보입니다. 웰백의 선발 출전이 예상되지만 저메인 디포도 가능성이 있는 인물입니다.

또한 캐롤에게 2차전이 중요한 이유는 우크라이나와의 3차전에 웨인 루니가 징계에서 복귀합니다. 루니-웰백 투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충분히 검증되었기 때문에 캐롤이 출전 기회를 잡기가 버겁습니다. 스웨덴전에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쏟아야 호지슨 감독의 눈도장을 받습니다.

공교롭게도 유로 2012에서는 페르난도 토레스, 안드리 셉첸코 같은 프리미어리그 전현직 먹튀 선수들이 골잡이의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토레스와 셉첸코는 각각 아일랜드전과 우크라이나전에서 2골씩 뽑았습니다. 캐롤까지 살아나면 프리미어리그 먹튀 3인방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색다르겠죠.

잉글랜드가 스웨덴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C조 동향과 관련 깊습니다. D조 2위가 확정되는 팀은 8강에서 C조 1위와 맞붙습니다. 현재 C조 1위는 스페인(1승1무, 골득실 : 4골)이며 3차전 크로아티아전 전망이 밝습니다. 잉글랜드가 D조 3경기에서 2위를 굳히면 8강에서 스페인과 격돌할 확률이 큽니다. 지난해 11월 13일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긴 경험이 있지만 당시 웸블리에서 경기했기 때문에 잉글랜드가 조금 유리했습니다. 스페인은 그래도 스페인이기 때문에 D조 2위팀의 8강 전망이 불안합니다.

따라서 잉글랜드는 D조 1위를 위해서 스웨덴-우크라이나를 모두 이겨야 합니다. 8강에서는 C조 2위가 예상되는 크로아티아 또는 이탈리아와 격돌할 것으로 보이며 스페인에 비하면 조금의 확률이나마 이길 수 있을만한 상대팀입니다. 프랑스전에서 다소 실망스러웠던 잉글랜드가 스웨덴전에서 달라진 경기력으로 승점 3점을 따낼지 지켜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