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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스페인, A매치 한국전에서 최선 다할까?

 

한국 시간으로 5월 31일 오전 3시 스위스 스타드 드 스위스에서 진행되는 한국과 스페인의 A매치. 한국은 월드컵 우승팀이자 유럽의 강호 스페인을 맞이하여 강팀과 싸우는 경험을 얻을 것이며,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일정을 앞두고 전력을 점검합니다. 스페인은 유로 2012를 앞둔 상황이죠. 스페인 우세가 예상되는 경기지만 한국의 이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승부의 관건은 스페인이 과연 한국전에서 최선을 다하느냐 여부입니다. 평가전이라는 점에서 본래 축구 실력을 발휘하기에는 느슨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2년전 A매치 한국전에서는 헤수스 나바스(세비야)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긴적이 있었죠.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페드로 로드리게스, 세르히오 부스케츠, 세스크 파브레가스 같은 FC 바르셀로나 소속 선수들은 얼마전 코파 델 레이 결승전을 치른 것에 따른 체력적 안배에 의해 한국전에 결장합니다. 반면 한국은 울산 소속으로서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을 앞둔 김신욱, 이근호, 곽태휘, 김영광이 못나옵니다.

[사진=A매치 한국전을 통해서 스페인 대표팀 붙박이 주전 진입을 노리는 후안 마타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되도록이면 스페인이 한국전에서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합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한국이 스페인을 이기는 모습을 기대하겠지만, 스페인 선수들이 긴장 풀린 상태에서 경기하면서 한국이 승리하면 결과에 대한 의미가 조금 떨어집니다. 스페인이 제 실력을 발휘해야 한국이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카타르 원정, 레바논과의 홈 경기를 대비하는데 있어서 일종의 자극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스페인전보다는 카타르-레바논전이 더 중요합니다. 스페인전은 단순한 평가전이지만 중동 2연전은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이 걸려있습니다.

스페인이 한국전에서 쉽게 방심하지는 않을 겁니다. 대표적 이유는 공격수와 미드필더진에 있어서 주전 경쟁이 빡셉니다. 공격수쪽에서는 페르난도 토레스(첼시) 페르난도 요렌테(빌바오) 알바로 네그레도(세비야)가 원톱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단순한 이름값에서는 토레스 우세지만 지난 1시즌 반 동안 첼시에서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스페인 대표팀에서의 경쟁력이 약화됐습니다. 실속에서는 요렌테-네그레도의 각축전이지만 스페인 대표팀 소속으로 참가했던 메이져 대회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한국전에서 조국의 유로 2012 우승을 이끌 원톱을 찾는데 주안점을 둘 것 같습니다.

미드필더진에서는 총 10명의 선수가 주전 경쟁을 펼칩니다. 한국전에서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쉬는 만큼, 그동안 주전과 거리감이 있는 선수들에게 한국전은 기회입니다. 후안 마타(첼시)는 사비, 나바스는 이니에스타 또는 페드로, 하비 마르티네스(빌바오)는 부스케츠와 경쟁하는 상황이죠. 한국전에서 못하면 유로 2012에서 주전으로 뛰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런 시나리오에 직면하지 않으려면 한국전에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보여줘야 합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2년 전 한국전에서 힘겹게 이겼다는 점입니다. 당시 나바스가 후반 40분에 골을 넣으면서 1-0으로 이겼지만 그 이전인 85분 동안 한국의 밀집 수비에 막히면서 부진했습니다. 그때의 한국은 남아공 월드컵 아르헨티나전을 대비해서 4-2-3-1을 활용하여 수비에 치중했죠. 만약 이번 한국전에서 경기 내용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유로 2012 본선에서 상대하는 경쟁팀들에게 약점이 노출됩니다. 유로 대회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유럽 No.1을 지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스페인을 추격하는 팀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테니까요.

스페인이 최선을 다하면 한국 입장에서 나쁠 것은 없습니다. 우리의 실력을 점검하는 최적의 기회니까요. 그동안 스페인 같은 유럽과 세계 정상급 강호와 싸울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값진 경험을 쌓게 됩니다. 지동원-손흥민-남태희-구자철 같은 런던 올핌픽 합류 후보군에 있는 선수들에게 절실했던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