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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카가와 신지, 맨유 베르바토프 대체자?

 

일본 대표팀 에이스 카가와 신지(23)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이적설이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루머로 전해졌던 맨유 이적설이 최근들어 구체적인 소식으로 확대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카가와 맨유 이적 및 프리미어리그 성공 여부는 쉽게 확신할 수 없지만, 현지 언론에서 제기된 보도만을 놓고 보면 적어도 영입 관심을 받은 것이 분명합니다.

카가와가 1골 1도움 기록했던 지난 주말 DFB 포칼컵 결승 바이에른 뮌헨전에서는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이 직접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15일 독일 키커지에서는 카가와가 잉글랜드로 이동하면서 퍼거슨 감독과 대화를 나누었다고 밝혔습니다. 두 가지 사례를 놓고 보면 퍼거슨 감독이 카가와를 알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카가와도 도르트문트의 분데스리가 2연패 멤버로 활약했던 만큼 더 좋은 리그와 클럽에서 뛰는 것을 바랬겠죠. 23세 영건이라면 빅 클럽이 탐낼만한 재목입니다.

[사진=카가와 신지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물론 카가와는 맨유에게 취약한 중앙 미드필더 자원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맨유는 줄곧 4-4-2를 활용했고 앞으로도 변함없을지 모릅니다. 몇몇 빅 매치에서는 4-2-3-1을 구사했지만 4-4-2 비중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카가와가 맨유의 중앙 미드필더로 뛰려면 적극적인 수비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공격적인 장점이 풍부한 선수죠. 더욱이 카가와는 피지컬이 왜소하며 몸싸움이 강한 선수가 아닙니다. 왼쪽 윙어로 뛰기에는 나니-애슐리 영-박지성과 경쟁해야 합니다. 이 부분만을 놓고 보면 카가와 맨유 이적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카가와가 맨유의 즉시 전력감으로 선택되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맨유의 2012/13시즌 계획에 있음을 뜻하죠. 아마도 카가와가 베르바토프 대체자일지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맨유가 다음 시즌 4-4-2를 주 포메이션으로 설정한다는 가정에서는 탄력적인 로테이션 운용 차원에서 4명의 공격수가 필요합니다. 퍼거슨 감독은 '공격수 4명 보유'를 선호합니다. 올 시즌에도 루니-웰백-에르난데스-베르바토프가 주로 공격수로 나섰습니다.

특히 베르바토프는 올해 여름 맨유를 떠날지 모릅니다. 맨유와의 4년 계약이 곧 만료됩니다. 1년 연장 계약 옵션이 있지만 오히려 맨유가 베르바토프 이적료를 받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베르바토프 입장에서도 명예회복을 위해서 올해 여름에 맨유와 작별해야 합니다. 단지 기량 부족만을 이유로 웰백-에르난데스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렸던 것이 아닙니다.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할수록 출중한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죠. 역동적인 공격을 지향하는 맨유 스타일과 잘 안맞았습니다. 다음 시즌에도 맨유에 잔류하면 벤치를 지킬 것이 유력합니다. 맨유와의 관계를 정리하는게 옳습니다.

맨유 공격수 중에서 베르바토프만 떠나는 것은 아닙니다. 마이클 오언은 맨유와의 1년 재계약이 곧 종료되며 페데리코 마케다는 이렇다할 두각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두 명의 공격수도 맨유 잔류 여부를 낙관하기 어렵습니다. 오언은 그동안 부상으로 신음했던 기간이 제법 길었으며 마케다는 다른 팀에서 변신하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맨유는 베르바토프-오언-마케다와 결별 수순을 밟을 경우 새로운 공격수를 보강해야 합니다. 카가와가 후보군으로 꼽을만 합니다.

카가와는 공격수가 아닙니다. 하지만 맨유는 4-4-2를 활용하면서 때에 따라 4-4-1-1로 변형됩니다. 카가와를 쉐도우에 배치할 수 있죠. 루니와 카가와의 포지션이 중복되지만 에르난데스-웰백은 타겟맨으로 뛰는 선수들입니다. 에르난데스가 쉐도우를 맡기에는 이타적인 능력이 부족하며 웰백의 경우에는 중앙에서 포지셔닝이 떨어지면서 종종 고립될 때가 있습니다. 카가와는 득점력이 출중한 미들라이커로서 쉐도우로 활용 가능합니다. 로테이션으로는 베르바토프 대체자에 해당됩니다. 토트넘 쉐도우를 맡는 라파엘 판 데르 파르트도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전에는 공격형-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습니다.

그러나 카가와 맨유 이적 여부는 구체적인 정황이 더 필요합니다. 유럽 주요리그가 마감하면서 이름있는 선수들의 이적설이 한창 많아질 시점입니다. 지난해 이맘때는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 밀란)가 맨유로 떠난다는 이야기가 줄곧 제기되었죠. 맨유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 직접 스네이더르 이적을 부인했지만 그 배경에는 현지 언론에서 이적설이 너무 빗발쳤습니다. 카가와는 도르트문트 분데스리가 2연패 주역이며 앞으로 맨유를 비롯한 다른 클럽과의 이적설이 계속 불거질 전망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카가와는 아직 맨유와 입단 계약을 맺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