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2011/12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시즌 최종전 퀸즈 파크 레인저스전에서 3-2 역전승을 거두면서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2위로 밀어내고 44년 만에 우승의 꿈을 이루었습니다. 후반전 종료 무렵까지 퀸즈 파크 레인저스에게 1-2로 밀렸지만 인저리 타임에 에딘 제코가 동점골, 세르히오 아궤로가 역전골을 터뜨리면서 극적인 시나리오를 연출했습니다. 경기 막판 2골이 아니었다면 기적은 없었을 것입니다.

[사진=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든 다비드 실바 (C) 맨시티 공식 홈페이지(mcfc.co.uk)]

맨시티 우승은 돈으로 이루어낸 결과입니다. 2008년 여름 셰이크 만수르 구단주가 팀을 인수하기 전까지는 프리미어리그의 철저한 중위권팀이자 한때 챔피언십리그까지 전전했습니다. 그랬던 팀이 이적시장 때마다 선수 영입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며 전력을 보강했고, 2008/09시즌부터 10위-5위-3위로 승승장구한 끝에 이번 시즌 리그 순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렇다고 오직 돈이 우승을 가져다준 것은 아닙니다. 선수들이 우승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서로 열심히 뭉쳤기에 가능했던 일이죠.

그 중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출신 3인방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세르히오 아궤로, 야야 투레, 다비드 실바는 맨시티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있어서 막대한 공헌을 세웠습니다. 세 선수의 국적은 각각 아르헨티나, 코트디부아르, 스페인으로써 서로 다르지만 프리메라리가에서의 활약을 통해 맨시티로부터 거액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잉글랜드에 진출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스페인 대세론'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진=세르히오 아궤로 (C) 맨시티 공식 홈페이지(mcfc.co.uk)]

아궤로, EPL 최정상급 공격수로 도약하다

아궤로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이적생이라고 칭찬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프리미어리그 34경기에서 23골 기록하며 리그 득점 3위에 올랐습니다. 맨시티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8월 15일 스완지전에서 31분 뛰면서 2골 1도움 기록하며 앞날의 예사롭지 않은 활약을 예고했습니다. 최전방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오가며 날카로운 공간 침투와 예리한 슈팅으로 상대 박스 안쪽을 위협했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8도움 올리며 이타적인 기질까지 인정 받았습니다. 짧고 정확한 짧은 패스를 통해서 동료 선수와 연계 플레이를 펼치며 팀 공격을 주도하는 기질이 보였습니다.

이러한 아궤로의 맹활약은 맨시티에게 천군만마와 같습니다. 맨시티는 제코-발로텔리가 13골씩 기록했지만 기복이 심하거나 트러블이 잦았던 불안 요소가 있었습니다. 시즌 초반에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과 카를로스 테베스가 교체 출전을 놓고 대립이 있었고, 테베스는 팀을 이탈하면서 무려 6개월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습니다. 만약 아궤로를 영입하지 못했다면 믿음직한 공격 옵션이 부족한 약점을 안고 시즌을 치렀겠죠. 이웃 라이벌에게 우승을 허용했을지 모를 일입니다.

아궤로가 전 소속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계속 남았다면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프리메라리가 1위는 '신계'에 속한 두 클럽이 항상 독차지했죠. '인간계'에 속한 클럽에게 넘을 수 없는 벽 이었습니다. 2009/10시즌에는 유로파리그 우승을 경험했지만 그것으로는 소속팀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확장하기 어려웠습니다. 지난해 여름 맨시티 이적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이라는 커다란 동기부여가 작용했습니다. 끝내 우승을 이루면서 프리미어리그 최정상급 공격수로 거듭났습니다.

또한 아궤로는 이적료 3800만 파운드(약 701억원)를 기록하고 이티하드 스타디움에 등장했습니다. 지금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이적료 3000만 파운드(약 553억원)를 넘겼던 축구 스타 중에서 유일하게 먹튀 논란이 없었습니다. 페르난도 토레스(5000만 파운드, 첼시) 앤디 캐롤(3500만 파운드, 리버풀) 호비뉴(3250만 파운드, 맨시티) 디미타르 베르바토프(3075만 파운드, 맨유) 안드리 셉첸코(3000만 파운드, 첼시)는 몸값에 걸맞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죠. 그나마 베르바토프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달성했지만 강팀에 약한 징크스가 걸림돌 이었습니다. 아궤로의 올 시즌 활약 만큼은 딱히 약점이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사진=야야 투레 (C) 맨시티 공식 홈페이지(mcfc.co.uk)]

야야 투레-실바, 맨시티 허리의 핵심

아궤로가 맨시티 간판 공격수라면 야야 투레는 맨시티 공격과 수비에 없어서는 안 될 중심축 이었습니다. 맨시티의 숨은 에이스나 다름 없었죠. 물론 맨시티에는 에이스급 선수들이 여럿 있지만 야야 투레의 헌신적인 활약이 없었다면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다 득점(38경기 93골)을 이루었을지 의문입니다.

야야 투레는 4-4-2 중앙 미드필더, 또는 4-2-3-1의 수비형 미드필더이자 경기 형태에 따라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으면서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했습니다. 특히 종방향으로 움직이는 과정에서 동료 선수와 패스를 주고 받거나, 직접 상대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들면서 팀 공격의 판로를 개척했습니다. 맨시티가 상대팀 밀집 수비를 뚫는 과정에 있어서 전술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죠. 수비에서는 다부진 피지컬과 강력한 몸싸움으로 상대방을 제압했으며 가레스 배리와 더불어 포백 보호에 충실했습니다. 홀딩맨, 앵커맨, 박스 투 박스의 장점을 골고루 갖춘 중앙 미드필더 였습니다.

맨시티 경기는 야야 투레와 실바의 전력적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야야 투레가 2선 미드필더들에게 공격을 지원하거나 수비 부담을 줄이면서, 실바가 특유의 기교로 맨시티 공격의 창의성을 키우는 역할을 합니다. 두 선수 중에 한 명이라도 빠지면 팀의 경기력이 조금이라도 어긋날 때가 있었죠. 특히 실바는 측면 미드필더로 활동하지만 경기 흐름에 따라 중앙으로 움직이면서 공격에 관여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볼이 없을때 상대 수비를 끌고 다니면서 동료 선수 공격을 돕거나, 좁은 공간에서 볼을 지켜내면서 2차 공격을 전개하거나,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공간으로 패스를 찔러주면서 골 기회를 만들어 냈습니다.

실바는 맨시티 우승을 계기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 떠올랐습니다. 지난 시즌까지 아스널에서 뛰었던 스페인 대표팀 동료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FC 바르셀로나로 떠난 여파를 무시할 수 없지만, 파브레가스가 아스널에서 우승을 이루지 못한 것을 떠올릴 필요가 있죠. 또 다른 스페인 대표팀 동료 후안 마타(첼시)가 자신의 경쟁 대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 명 모두 유로 2012에서 스페인의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실바에게는 맨시티 우승을 이끈 영향력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다른 미드필더들에게 가려진 경향이 짙었던 실바로서는 2012년이 '도약의 해'일지 모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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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야기캐는광부 2012.05.14 16: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의 경기 정말 똥줄탔죠.ㅋㅋ 인저리타임에 두골넣은 맨시티 참 대단하네요

  2. 수원사랑 2012.05.14 17: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을 비우고 경기를 봤는데 정말 스펙터클하고 대단한 경기였습니다.
    맨시티의 에이스 선수들의 활약상이 모두 나와 있네요.. 이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야야 투레의 존재감이 가장 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군요.. 실바나 아게로도 훌륭했지만요..

  3. 라리마 2012.05.14 1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번 분위기를 타니 거침없이 몰아치는 맨시티의 기질은 막판 경기에서도 여전하네요. 맨유의 우승실패와 볼턴의 강등소식을 알게 되었을때 정말 말을 이룰 수 없을 정도의 기분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맨유의 우승이나 볼턴의 생존중 하나는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끝내 어느 것 하나도 이루어내지 못한 것이 가장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4. 현군 2012.05.15 04: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머니 파워를 실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