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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첼시vs뮌헨,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은?

 

2011/12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대진이 확정됐습니다. 첼시와 바이에른 뮌헨(이하 뮌헨)이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맞붙습니다. 당초 결승전에서는 레알 마드리드-FC 바르셀로나의 엘 클라시코 더비 성사 여부로 주목을 끌었지만 첼시와 뮌헨이 스페인 명문 두 팀을 제압했습니다. 적지 않은 축구팬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결승 구도지만 첼시와 뮌헨은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쟁력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사진=첼시와 뮌헨의 두 에이스. 디디에 드록바vs마리오 고메스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첼시와 뮌헨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절실합니다. 먼저 첼시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2003년 여름에 팀을 인수한 이후 지금까지 선수 영입 및 감독 교체에 엄청난 금액을 투자하며 유럽 챔피언을 꿈꾸었습니다. 2007/08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패배 이후 아브람 그랜트 전 감독을 경질할 정도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원합니다. 뮌헨은 독일을 대표하는 명문 클럽이자 2000/01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입니다. 통산 우승 전적은 4회입니다. 하지만 11년 동안 유럽을 제패하지 못했습니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뮌헨 홈 구장에서 열리는 특수성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뮌헨의 우세가 예상됩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장소가 푸스발 아레나 뮌헨이기 때문입니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홈 구장에서 이기고 싶겠죠. 홈팬들도 자신들의 경기장에서 유럽 챔피언이 되는 것을 간절히 원할겁니다. 뮌헨은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홈에서 6전 전승을 기록했습니다. 원정에서 2승1무3패로 고전한 것과 대조됩니다. 첼시도 홈에서 6전 전승을 달렸지만 원정에서는 1승3무2패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11월 23일 레버쿠젠(독일)과의 32강 조별본선 5차전 원정에서는 1-2로 패했습니다. 2003/04 시즌 이후 챔피언스리그 독일 원정에서는 1승1무3패로 부진했으며 1승을 거둔때가 2004년 4월 9일 16강 1차전 슈트트가르트 원정입니다.(1-0 승리) 독일 땅에서 승리 인연이 깊지 않습니다.

첼시는 2004/05시즌 8강에서 뮌헨과 맞붙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는 4-2로 이겼습니다. 조 콜(릴)이 전반 5분 선제골을 넣었으며 프랭크 램퍼드가 2골, 디디에 드록바가 1골 터뜨렸습니다. 뮌헨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미하엘 발라크(레버쿠젠) 골에 그쳤죠. 2차전에서는 첼시가 2-3으로 졌음에도 4강에 올랐습니다. 2차전에서는 첼시가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습니다. 슈팅 숫자에서 4-25(개)로 밀렸습니다. 두 팀의 현재 스쿼드 중에서 당시 1~2차전에 뛰었던 선수들은 첼시가 4명(체흐, 테리, 램퍼드, 드록바) 뮌헨은 1명(슈바인슈타이거) 입니다.

두 팀의 결승전 변수는 몇몇 선수들이 퇴장 및 경고 누적으로 결장합니다. 첼시는 테리-메이렐레스-하미레스-이바노비치가 출전하지 못합니다. 뮌헨은 구스타보-알라바-바트슈트버가 나올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예상하는 라인업은 다음과 같습니다.(이미 트위터에서 전파했지만)

첼시(4-2-3-1) : 체흐/콜-케이힐-루이스-보싱와/에시엔-미켈/마타-램퍼드-스터리지/드록바
뮌헨(4-2-3-1) : 노이어/람-보아텡-티모슈크-하핑야/슈바인슈타이거-크루스/리베리-뮬러-로번/고메스

라인업만을 놓고 보면 뮌헨 수비가 불안합니다. 티모슈크는 센터백 경험이 많은 선수가 아니며 하핑야는 수비력이 약점입니다. 두 선수가 첼시전에서 분발할 수 있겠지만 챔피언스리그 결승이라는 중압감을 이겨낼지 의문입니다. 보아텡-티모슈크는 드록바와 상대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죠. 아무리 드록바가 예전보다 기량이 떨어졌지만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7경기에서 5골 넣었습니다. 바르셀로나와의 4강 1차전에서는 결승골을 터뜨렸고, 1~2차전에서 부지런한 몸놀림과 강력한 몸싸움을 과시하며 바르셀로나 수비를 괴롭혔습니다.

그러나 뮌헨은 세 명의 수비 옵션(수비형 미드필더 포함)을 잃었지만 로베리(로번-리베리)가 있습니다. 구스타보 자리에는 크루스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처지면서 뮬러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세울 것입니다. 최근에는 뮬러가 크루스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분위기지만 2년 전 남아공 월드컵 득점왕을 달성할 정도로 큰 무대에서 인정 받았습니다. 뮌헨의 2009/10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멤버이기도 합니다. 홈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공격적인 경기를 펼칠 것임에 분명합니다.

첼시는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 대행 체제로 전환하자 챔피언스리그에서 선 수비-후 역습으로 전환했습니다. 수비에 중점을 두면서 역습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술이 8강 벤피카, 4강 바르셀로나전에서 톡톡한 효과를 봤죠. 뮌헨 원정에서 축구팬들이 흔히 말하는 '질식 수비'의 완벽함을 추구할 것입니다. 메이렐레스가 없는 자리를 에시엔으로 대체하면서 테리까지 빠진 포백을 보호하겠죠. 에시엔이 과거에 비해 폼이 떨어진 아쉬움을 극복하는 차원에서 로메우 선발 투입 가능성도 예상되지만 경험이 부족합니다. 리베리를 막아야 할 오른쪽 풀백에는 보싱와가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페레이라 깜짝 선발 투입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다른 변수는 체력입니다. 시즌 후반기에 엄청난 일정을 소화했던 첼시가 불리합니다. 지금까지는 로테이션의 힘으로 이겨냈지만 앞으로는 어찌될지 모릅니다. 5월 5일 리버풀과의 FA컵 결승전에서 엄청난 활동량이 요구되는 상황이며 프리미어리그에서는 6위에 머물렀습니다. 4위 진입을 위해 남은 프리미어리그 4경기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뮌헨도 5월 12일 도르트문트와의 포칼컵 결승전, 분데스리가 2경기가 남았지만 이미 정규리그에서는 우승이 좌절되면서 남은 경기에서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할지 모릅니다.

다만, 첼시의 수비 지향적인 축구가 결승전에서 막강한 위용을 과시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로번-리베리-고메스-뮬러의 공격력도 소용없게 됩니다. 테리가 없는 단점이 있지만, 바르셀로나와 2차전 후반전에서 많은 선수들이 수비에 가담하면서 상대 공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후반 막판에는 페르난도 토레스가 역습 상황에서 골을 터뜨렸죠. 아무튼 결승전은 여러가지 변수들 때문에 흥미롭습니다. 첼시와 뮌헨이 맞붙는 2011/12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한국 시간으로 5월 20일 일요일 오전 3시 45분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킥오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