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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오름세' 첼시, 맨시티-토트넘 제압할까?

 

첼시는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전 감독이 경질되고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4경기에서 모두 이겼습니다. 그 중에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나폴리전 4-1 대승으로 8강 진출에 성공했고 지난 주말 FA컵 8강 레스터 시티전에서는 5-2로 승리했습니다. 그동안 성적 부진으로 침체에 빠졌던 분위기가 회복됐습니다. 현재까지는 감독 교체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그런 첼시의 오름세는 이번주가 고비입니다. 22일 오전 4시 45분(이하 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2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원정을 앞두고 있으며, 24일 저녁 9시 45분에는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런던 라이벌' 토트넘과 대결합니다. 프리미어리그 2경기 상대가 빅6에 포함되는 팀들입니다. 4위 아스널에 승점 3점 차이로 뒤진 첼시로서는 5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맨시티-토트넘을 제압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4위 진입이 어려울것이며 최근 4연승이 반짝으로 끝날지 모릅니다.

[사진=지난 주말 레스터 시티전에서 2골 2도움 기록한 페르난도 토레스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그럼에도 첼시의 단기간 전망이 좋은 이유는 페르난도 토레스가 부활 가능성을 알렸습니다. 토레스는 레스터 시티전에서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5:2 대승에 기여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첼시에서 극심한 골 부진에 빠졌지만 레스터 시티전 맹활약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았습니다. 특히 하울 메이렐레스와의 호흡이 잘 맞았습니다. 지금까지의 토레스 침체는 선수 개인의 문제점도 있었지만 동료 선수와의 전술적인 괴리감이 있었습니다. 메이렐레스는 토레스의 골을 잘 도와줬죠.

토레스의 폼이 살아났던 이유는 첼시의 전술이 '토레스 중심의 공격'으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첼시는 빌라스-보아스 전 감독 시절에 주로 4-3-3을 활용하면서 측면 공격의 빈도를 높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측면에서 중앙으로 연결되는 크로스가 많았죠. 공간을 파고드는 토레스의 공격 패턴 보다는 상대 수비와 싸울줄 알는 디디에 드록바가 빌라스-보아스 전술에 더 어울렸습니다. 그런데 디 마테오 체제에서는 4-2-3-1로 전환하면서 토레스에게 패스를 몰아주는 쪽으로 전술을 바꿨습니다. 토레스가 팀의 대승에 기여하면서 그의 역량을 키우는 전술이 성공했습니다.

다만, 맨시티전에서는 토레스가 아닌 드록바 선발 투입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드록바는 최근 4경기에서 3골 1도움 기록했으며 레스터 시티전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의 맨시티전 선발 투입이 필요한 이유는 상대팀이 최근 수비 불안에 빠졌습니다. 빈센트 콤파니 부상 공백을 메우는 스테판 사비치가 실점과 직결되는 수비 실수를 거듭하면서 맨시티에 안좋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첼시로서는 드록바를 통해서 맨시티 약점을 이용할 수 있죠.

첼시는 미드필더 싸움에서 맨시티를 이길 승산이 있습니다. 다비드 실바가 많은 경기 출전에 따른 과부하에 빠지면서 이전에 비해 공격력이 감퇴됐습니다. 존 오비 미켈 또는 마이클 에시엔이 실바를 봉쇄하면 첼시에게 유리합니다. 나스리-제코-발로텔리-아궤로 같은 수준급 공격 옵션들을 경계할 필요가 있지만 실바를 막아야 맨시티 공격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빌라스-보아스 전 감독에 의해 출전 시간이 줄었던 프랭크 램퍼드의 분전까지 더하면 맨시티 원정을 유리한 흐름으로 끌고 갈지 모릅니다.

그러나 첼시의 미드필더 압박이 느슨하면 맨시티 화력에 농락당할지 모릅니다. 메이렐레스-램퍼드는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닙니다. 에시엔은 장기간 부상에 따른 실전 감각 저하로 예전의 폼을 되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죠. 미켈은 과거의 에시엔에 비해서 수비력이 특출나지 못합니다. 수비쪽에서는 존 테리가 부상 여파로 결장할지 모릅니다. 평소에 비해 수비력이 떨어질지 모릅니다. 레스터 시티전에서도 2실점을 허용했죠. 맨시티전에서 수비가 안정되려면 미드필더들의 강력한 압박이 필요하지만, 상대 공격을 끈질기게 차단하지 못할 경우 힘든 원정 경기를 치를 여지가 있습니다.

주말에 만날 토트넘은 최근 프리미어리그 3연패에 빠졌습니다. 그 중에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강팀과의 경기에서 총 8실점을 범하고 패했습니다. 여전히 프리미어리그 3위를 기록중이지만 4위 아스널과의 승점 차이가 단 1점 뿐입니다. DTD에 빠진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날 정도로 최근 행보가 안좋습니다. 22일 스토크 시티전에서 연패 탈출에 성공할지 모르겠지만, 첼시 입장에서 토트넘을 제물로 4위권 진입을 노려볼 만 합니다.

변수는 체력입니다. 맨시티 원정이 끝나고 이틀 뒤에 런던 라이벌전을 치릅니다. 토트넘전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에는 28일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벤피카(포르투갈) 원정을 떠나야 하니다. 토트넘전에서 로테이션 멤버 활용이 불가피 합니다.

그동안 많은 경기에 출전했던 후안 마타의 체력이 변수로 꼽힙니다. 플로랑 말루다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환시킬 것으로 보이지만 평소 기복이 심한 단점이 있습니다. 2009/10시즌 33경기 12골, 2010/11시즌 38경기 13골에 비해서 올 시즌 19경기에서는 1골에 그쳤습니다. 주로 교체 멤버로 나왔음을 감안해도 득점력이 떨어집니다. 마타의 체력적인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말루다 분발이 필요합니다. 첼시의 오름세가 계속되려면 토레스 부활, 주축 선수들의 분전과 더불어 백업 선수들의 의욕적인 경기 자세가 요구됩니다. 팀의 내부 경쟁력을 키우고 핵심 선수들이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는 원동력이 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