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벨기에 신성' 에당 아자르(21, 릴) 영입에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지난 19일 아자르가 출전했던 프랑스 리게 앙(리그1) 릴-발랑시엔 경기를 직접 관전했습니다. 아자르가 어떤 성향의 선수이며 맨시티 전력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인지 관찰하기 위해서 직접 프랑스로 이동했습니다. 시즌 중에 다른 나라로 이동해서 특정 선수 활약을 지켜본 것은 실제로 영입을 염두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사진=에당 아자르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아자르는 그동안 맨시티를 비롯한 프리미어리그 주요 강팀들의 영입 대상 후보자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난 시즌 릴의 프랑스 리그 앙 우승 멤버로 활약했으며 올 시즌에도 릴의 에이스로 군림중입니다. 지난 시즌 37경기 7골 8도움, 올 시즌 28경기 12골 10도움(리게 앙)을 기록하며 젊은 미드필더임에도 득점력이 뛰어난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21세의 나이를 놓고 보면 앞으로 지구촌 축구팬들에게 화려한 공격 장면을 연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런 아자르를 맨시티가 눈독 들이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동안 대형 선수 이적 사례가 많았으니까요. 올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더불어 프리미어리그 2강 체제를 구축했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유로파리그에서 참혹한 결과를 거두고 말았습니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선전을 위해서 우수한 선수 영입이 필요하게 됐습니다. 유난히 유럽 대항전에서 맥을 못추었던 만치니 감독의 전술도 문제지만 맨시티 특성상 올해 여름에 빅 사이닝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맨시티는 아자르를 영입할 경우 왼쪽 윙어로 활용할지 모릅니다. 제임스 밀너, 사미르 나스리가 주전 경쟁을 펼치는 포지션이죠. 밀너-나스리는 중앙 미드필더-오른쪽 윙어로 활용 가능하지만 두 포지션에도 쟁쟁한 선수들이 있습니다. 아자르는 맨시티의 로테이션 멤버로 기용 되겠죠. 다만, 프리미어리그 적응에 능숙해지면 다비드 실바에 버금가는 팀 내 입지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맨시티 단점 중에 하나는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실바 의존도가 큽니다. 최근 실바의 체력이 떨어진 것은 그동안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서 과부하에 빠졌기 때문인데, 맨시티로서는 실바가 없으면 공격 전개의 효율성이 감소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것을 아자르 영입으로 풀겠다는 복안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맨시티의 아자르 영입이 팀의 전력 보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선택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맨시티가 최근 맨유에게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허용했고, 유로파리그 16강 탈락의 결정타가 된 1차전 스포르팅 리스본전에서 패했던 원인은 야야 투레-빈센트 콤파니 존재감과 밀접합니다.
투레가 빠진 맨시티 경기는 평소와 달리 중원에서 공급되는 패스의 퀄리티가 떨어집니다. 투레는 그라운드 가운데를 기반으로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다양한 형태의 패스를 전개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종패스에 일가견 있죠. 하지만 투레가 빠지면 맨시티 공격이 평소와 달리 공격의 짜임새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실바에게 넓은 활동 폭이 요구됩니다. 참고로, 투레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차출되었을때 맨시티 8경기 성적은 4승1무3패입니다. 프리미어리그 5경기에서 4승1패를 기록했지만 그 1패가 지금에 이르러 맨유에게 승점 4점 차이로(1경기 덜 치렀지만) 밀리는 영향을 끼쳤습니다.
최근에는 콤파니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수비가 불안해졌죠. 콤파니 백업 멤버로 기용되는 스테판 사비치의 수비 실수가 잦습니다. 사비치는 맨시티가 지난해 여름 600만 파운드(약 106억원)에 영입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팀에게 실점의 빌미를 허용하고 맙니다. 21세 유망주임을 감안해도 맨시티 같은 강팀의 센터백으로 뛰기에는 안정감이 부족합니다. 맨시티가 인내할 필요가 있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악의 영입 중에 하나로 꼽힙니다.
맨시티가 유럽 대항전에서 통하려면 팀의 단점을 줄이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유럽 대항전은 매 경기 매 순간이 중요합니다. 선수들이 높은 수준의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팀에게 약점을 간파당하면 경기에서 승리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올 시즌의 맨시티는 수비 축구에서 공격 축구로 변신하면서 우수한 공격 옵션들의 활약상으로 재미를 봤지만, 다른 관점에서는 공격을 풀어주거나 마무리를 짓는 선수가 많습니다. 그런 선수들을 밑에서 도와주는 믿음직한 후방 옵션들이 풍족하지 않습니다. 투레-콤파니 대안이 확실하지 못합니다.
아자르는 올해 여름 프리미어리그 이적시장의 뜨거운 감자입니다. 잉글랜드 클럽 뿐만 아니라 스페인-이탈리아 빅 클럽들의 주시를 받겠죠. 그가 어느 팀으로 떠날지 또는 릴에 잔류할지는 그때 가봐야 압니다. 다만, 맨시티의 아자르 영입이 프리미어리그-챔피언스리그에서 맹위를 떨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올 시즌 맨유보다 프리미어리그 1위를 달렸던 기간이 많았지만 그렇다고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투레-콤파니가 빠질때를 대비한 선수 영입 혹은 내부 육성이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