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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첼시vs맨유 6골 난타전, 결과는 무승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빅 매치로 관심을 모았던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맞대결은 3:3으로 끝났습니다. 첼시가 3골 넣었으나 내리 3실점 허용하면서 무승부에 만족했습니다. 전반 35분 맨유의 조니 에반스 자책골로 앞섰으며 후반 시작한지 24초만에 후안 마타가 골을 넣었습니다. 후반 5분에는 다비드 루이스가 추가골을 터뜨렸죠. 맨유는 후반 12분과 23분에 웨인 루니가 두 번의 페널티킥 골을 터뜨렸으며 후반 39분에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극적인 동점골을 작렬했습니다. 후반 39분 교체 투입했던 박지성은 맨유 통산 200경기 출전을 달성했습니다.

[사진=맨유전 3:3 무승부 발표한 첼시 공식 홈페이지 (C) chelseafc.com]

홈팀 첼시는 전반 초반과 중반에 맨유 수비진을 공략할때의 패스 완성도가 부족합니다. 전반 15분에는 후방에서 느리게 템포를 끌고 가면서 점유율을 늘리는 전략을 취했지만 여전히 맨유 수비 벽을 뚫지 못했습니다. 마타를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환했지만 별다른 효과 없었습니다. 보싱와의 전반 16분 전진패스는 맨유 선수에게 차단 당했죠. 1분 뒤에는 마타가 왼쪽, 말루다가 중앙으로 이동하는 스위칭을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았습니다. 맨유 선수들이 수비 뒷 공간을 내주지 않기 위해 협력 수비를 강화하면서 첼시 공격 길목이 계속 막힙니다.

전반전을 놓고 보면, 첼시의 4-2-3-1은 공격의 구심점이 없습니다. 마타가 잘 안보이고, 스터리지는 오른쪽에서 크게 휘어주는 움직임이 부족하고, 말루다가 그나마 많이 움직이면서 패스에 관여하지만 그 이상의 영향력이 부족합니다. 토레스는 나름 많이 움직였지만 맨유 수비를 농락하고 결정적인 슈팅을 날리는 킬러의 면모가 부족했습니다. 4-3-3에서 4-2-3-1로 전환한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인지 상대 박스 부근에서 볼을 받을때의 포지셔닝이 조금 둔합니다. 이때까지는 숙련이 더 필요한 느낌이었죠.

맨유는 전반 25분 첼시와의 점유율에서 42-58(%)로 밀렸습니다. 하지만 선 수비-후 역습에 의한 전략입니다. 첼시의 공격전개 약화를 노리겠다는 심산이죠. 첼시가 공격에 집중할수록 수비 조직리 흐트러질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전방쪽으로 한번에 찔러주는 패스가 제법 효과를 봤습니다. 하지만 전반 10분 웰백이 상대 수비에게 걸렸음에도 하워드 웹 주심에게 페널티킥을 인정받지 못했고, 28분 웰백의 슈팅 마무리가 아쉬웠습니다. 애슐리 영은 이바노비치에게 봉쇄 당했습니다. 전반 막판에 접어들면서 인프런트 슈팅을 시도하거나 크로스가 많았을 뿐 윙어로서 상대 수비를 제치는 돌파력이 부족합니다. 부상 복귀 이후에도 강팀에 약한 면모가 여전합니다.

첼시는 전반 35분 스터리지 선제골에 의해 1-0으로 앞섰습니다. 스터리지가 박스 오른쪽 깊숙한 곳에서 오른발로 띄운 볼이 데 헤아의 오른발을 맞은 뒤, 에반스 왼팔을 맞고 맨유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첼시에게는 행운의 골 입니다. 그 이후 맨유는 왼쪽 측면을 활용한 공격 전개가 많아졌습니다. 애슐리 영이 인프런트 슈팅과 크로스를 시도하면서 공격 관여가 늘었습니다. 그래서 첼시는 전반 막판에 오른쪽 측면에서 이바노비치가 파울 2개(경고 1장), 마타가 파울 1개를 범하며 맨유 공격을 끊는데 집중했습니다. 전반전을 1-0으로 마무리했습니다.

1골 앞선 첼시는 후반전에 맹폭을 과시했습니다. 후반 시작 24초만에 마타가 추가골을 넣었습니다. 골문 왼쪽에서 토레스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왼발 슈팅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후반 5분에는 루이스가 맨유 박스 중앙에서 마타 프리킥을 헤딩으로 받아낸 것이 퍼디난드 오른쪽 어깨를 맞고 첼시의 3번째 골이 됐습니다.(공식 기록은 루이스 골) 맨유는 후반 초반에만 2골을 내주면서 0-3으로 밀렸습니다. 후반 7분에는 애슐리 영을 빼고 에르난데스를 교체 투입했습니다. 애슐리 영 선발 출전이 실패했음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죠. 다음 리버풀전을 감안해도 박지성 선발 출전이 옳았습니다.

첼시는 마타의 골 임펙트가 컸습니다. 토레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노마크 상태에서 볼을 잡았습니다. 에브라가 뒤늦게 따라붙었지만 이미 늦었죠. 그런데 에브라가 토레스쪽으로 향하면서 골문 중앙에 있던 맨유 수비수들의 시선이 흐려졌습니다. 마타가 왼발 슈팅을 날렸을때는 하파엘 마크가 느슨했습니다. 첼시의 이른 공격에 대처하는 맨유 선수들의 수비 집중력이 약했습니다. 반면 첼시는 4-2-3-1로 전환하면서 마타가 중앙에 전념하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마타는 전반전에 공격을 조율하는 움직임이 약했지만 후반전 골을 통해서 이전보다 공격에 많은 집중을 할 수 있음을 알렸습니다. 에시엔-메이렐레스가 중원에서 뒷받침하면서 후방을 많이 의식할 필요가 없죠.

맨유는 후반 12분, 23분에 루니가 두 번의 페널티킥 골을 넣으면서 2-3으로 따라 붙었습니다. 후반 초반에 일찌감치 패배가 확정된 것 같았지만 두 번의 운이 따랐습니다. 첼시는 박스 안에서 연속으로 무리한 파울을 범했습니다. 전반전 파울 숫자에서는 11-5(개)로 많았지만 그때는 맨유의 역습을 끊는 목적이 짙었습니다. 반면 후반전에는 페널티킥과 직결된 불필요한 파울을 남발하면서 2실점을 내줬습니다. 그리고 맨유는 후반 17분 하파엘을 빼고 스콜스를 교체 투입하면서 긱스-스콜스-캐릭-웰백 체제의 미드필더진을 꾸렸습니다. 풀백으로 내려간 발렌시아의 오버래핑을 늘리면서 공격 점유율이 늘었습니다. 이에 첼시는 후반 24분 조커 로메우가 스터리지를 대신하면서 중원을 강화했습니다.

소강 상태에 빠졌던 두 팀의 접전은 후반 39분 에르난데스의 동점골로 이어졌습니다. 긱스의 왼쪽 크로스가 에르난데스의 헤딩골이 되면서 맨유가 0-3에서 3-3으로 따라 붙었습니다. 첼시는 후반 중반에 두 번의 페널티킥을 허용하면서 스터리지를 교체했던 방심으로 승점 3점을 놓치는 댓가를 치렀습니다. 스터리지는 말루다와 더불어 후반들어 폼이 떨어졌지만 교체 대상자가 아쉬웠습니다. 또는 말루다를 교체했어야죠. 적극적인 교체 투입을 시도했던 맨유에 비해서 단 1명의 조커만 활용했습니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주축 선수들과 경기력 차이가 적은 백업 멤버들의 역량이 약했습니다. 상대가 맨유였음을 감안하면 말입니다. 맨유는 후반 39분 박지성 교체 투입으로 역전을 노렸지만 더 이상 골을 넣지 못하고 3-3으로 비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