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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나들이

전주 한옥마을, 공중에서 바라본 위엄

 

-효리사랑의 전주 여행기(3)

한옥은 한국의 전통 집이자 우리 나라의 문화자산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산업화에 접어들면서 전국적으로 수많은 콘크리트 건물들이 등장했다. '아파트 천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 그러나 주택 풍경이 획일화되면서 도시를 대표하는 특색이 느껴지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전형적인 한옥의 보전(保全)이 필요한 이유다. 한옥은 나무와 흙, 돌 같은 자연재료로 건축된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관광 산업이 발전하려면 문화 유산을 통한 경제적 효과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전주 한옥마을은 전주를 대표하는 문화 관광지로써 약 700여채 한옥들이 군락을 형성했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한옥 집성촌이며 경기전, 풍남문, 전동성당, 오목대, 전주향교 같은 문화재들과 수많은 골목 명소들이 자리잡았다. 여러가지 문화 이벤트 및 체험 프로그램 행사와 숙식의 장소로 활용하여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전주 한옥마을은 수많은 한옥들이 마을 형태로 모여있는 것이 특징이다. 2011년 가을에 방문했던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과 달리 공동체 성격이 짙다. 산업화 이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한옥에서 생활하고 이웃 한옥과 교류 관계를 맺으며 마을을 형성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은, 겨울철 월요일 오전에 한옥마을을 방문했기 때문인지 체험 행사를 즐길 수 없었다. 날씨가 풀리는 축제 기간에 방문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옥 생활 체험관은 숙박 체험이 가능하다. 우리 나라의 전통 생활 양식을 직접 체험하면서 한식을 음미하고 한옥 내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이 곳에서 1박하지 않았지만 침구류를 정리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이날 아침에는 모텔에서 우유와 샌드위치로 식사를 해결해서 한식을 접하지 못했다. 한옥 생활 체험관에서 하룻밤을 보냈다면 아침에 맛있는 한식을 먹지 않았을까.


'은행나무정'이라고 표기된 정자를 봤다. 길을 걷다보면 다리에 불편함을 느껴서 쉬고 싶을 때가 있다. 어느 곳이든 관광을 하다보면 많이 걸을 수 밖에 없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았던 분들이라면 이동량이 많은 불편함을 느낄지 모른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전주 한옥마을에는 정자가 놓여져 있다. 이 곳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다. 나무 앞에는 워터플랜트가 설치됐다. 물이 위에서 아랫쪽으로 쏟아지도록 설게 됐다. 정자에서 쉬는 사람이라면 한옥마을의 풍경을 보면서 물이 떨어지는 모습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다.


K리그 전북 서포터들이 경기장에 내걸은 걸게를 보면 '녹두장군' 전봉준 초상화가 새겨진 것을 볼 수 있다. 전봉준은 19세기 동학 농민 운동의 지도자로 유명하다. 동학은 1860년에 창명된 종교이며 천도교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다. 1894년에는 당시 부패했던 사회를 일깨우고자 전라도 지방을 중심으로 동학혁명이 벌어졌으며 전주성을 점령했다고 한다. 전주 한옥마을 내에 있는 동학 혁명 기념관은 동학혁명 100주년에 건립됐다. 동학의 역사와 이념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동학 혁명 기념관 근처에는 600년이 된 은행나무가 버티고 있다. 나무 앞에 있는 안내판에 의하면 고려시대였던 1383년에 최담 선생이 전주로 낙향하면서 정사를 창건하고 은행나무를 식재하였다고 한다. 2005년에는 나무 밑동에 새끼나무가 자라는 길조가 나타나면서 나무 아래서 심호흡을 5번하면 나무의 정기를 받는다고 표기됐다. 그래서 나는 나무 아랫쪽으로 이동하면서 "효리사랑 화이팅"을 마음속으로 외치면서 5번 심호흡했다. 앞으로 어떤 좋은 일을 기대할 수 있을까?


골목길 사이에는 한옥이 양쪽으로 끼어있다. 어렸을 적 좁은 길을 돌아다니며 친구들과 놀이를 즐겼던 추억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한옥 내부에 있는 장독대, 화분을 보면 이 곳에서 거주하는 분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루갈다원의 모습]


[사진=태조로 풍경. 한옥으로 지어진 건물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한옥마을을 관광할 수 있다.]


전주 한옥마을 오른쪽에 있는 기린대로로 이동하면서 남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오목대, 이목대 같은 문화재를 둘러보기 위해서다. 오목대와 이목대 사이에는 도로 윗쪽에 다리 하나가 지어졌다. 한옥마을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오목대에 가려면 반드시 오르막길을 올라야 한다.


오목대는 1380년 이성계가 왜구를 물리치고 개선 길에 잠시 머물렀던 공간이다. 자신의 종친들과 축하잔치를 진행한 곳으로 알려졌다. 이 곳은 한옥마을 오른쪽에 있는 오르막 언덕 정상에 위치했다. 공중에서 한옥마을 전경을 바라보면서 자연의 바람을 느낄 수 있다. 오목대 내부에 들어가려면 신발을 벗어야 한다. 아마도 전주 지역에서 축제가 열릴 때 오목대에서 판소리 같은 국악 행사가 열리지 않았나 짐작된다.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실내 규모가 제법 크기 때문에 문화 행사를 즐기는데 안성맞춤인 것 같았다. 실제로 전통 이벤트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오목대에서 바라본 전주 한옥마을의 전경이다. 수많은 한옥들이 서로 가까이에 붙으면서 마을을 형성하는 모습이다. 한국에서 한옥이 촌을 이루는 풍경은 흔치 않다. 우리 세대에서 아껴아 하는, 후손들에게 아름답게 물려져야 할 문화재다. 초점을 넓히면 전주 시내 풍경이 보인다. 한국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옛날에는 한옥이나 초가집 같은 전통적인 주택들이 가득했다면 오늘날에는 콘크리트 건물이 대세다. 우리 나라의 어제와 오늘이 크게 달라졌음을 느끼게 된다.


이목대는 1900년 고종이 목조(이성계 4대 할아버지 이안사의 출생지)가 거주했던 장소임을 밝히고자 친필 비석을 세운 곳이다. 오목대 근처에 있었으나 도로가 확장되면서 이 곳으로 옮기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한벽교쪽으로 이동하면서 전주천을 만나게 됐다. 전주 여행 마지막 여행지였다.

By. 효리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