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은 라이벌 맨유전에서 1-2로 패하면서 프리미어리그 3연패 늪에 빠졌습니다. 지난 2일 풀럼전 1-2, 16일 스완지전 2-3 패배를 당했고 2경기 모두 역전패 였습니다. 그리고 맨유의 벽을 넘지 못했죠. 4위 첼시와의 승점 차이가 5점으로 벌어지면서 여전히 5위(36점)를 지켰습니다. 지금의 연패 사슬이 게속 되면 6위 뉴캐슬(36점) 7위 리버풀(35점)에게 따라잡힐 위험이 있습니다. 만약 올 시즌 4위권 진입에 실패할 경우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하여 빅4에서 탈락합니다.
[사진=맨유전 1-2 패배를 발표한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 (C) arsenal.com]
물론 아스널은 2008/09시즌 중반까지 5~6위를 전전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월 이적시장에서 안드리 아르샤빈을 영입하지 않았다면 빅4에서 떨어졌을지 모릅니다. 당시 아르샤빈은 리버풀전 4골을 비롯 프리미어리그 12경기에서 6골 5도움을 기록하며 거너스의 새로운 활력소로 떠올랐습니다. 한때 3위였던 애스턴 빌라의 시즌 후반 부진까지 더해지면서 가까스로 4위를 되찾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자력으로 빅4 수성에 성공할지 의문입니다. 3위 토트넘, 4위 첼시의 시즌 후반기 저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두 팀 모두 선수 영입을 앞두었거나 이미 계약을 성사했습니다. 토트넘은 한동안 어려운 팀들과 상대하지만 지금의 고비를 이겨내면 빅4 재진입이 가시권에 진입합니다. 크리스토퍼 삼바(블랙번)를 영입하면 레들리 킹의 잦은 부상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직까지는 루카 모드리치를 잘 지키고 있죠. 첼시는 최근 7경기에서 7골에 그친 빈약한 공격력이 문제지만 볼턴에서 게리 케이힐을 수혈하면서 수비 보강에 주력했습니다. 중원에서는 마이클 에시엔이 부상에서 복귀했고 공격수 윌리안(샤흐타르) 영입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약 토트넘-첼시가 시즌 후반기에 선전하면 아스널의 4위권 진입이 어렵습니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서는 토트넘-첼시보다 더 강한 전력을 구축해야 합니다. 3연패에 빠진 지금의 경기력으로는 토트넘-첼시를 따라잡기 힘듭니다. 아직 이적생을 보강하지 않았고(아니면 계획이 없거나), 2개월 임대 신분으로 몸 담은 티에리 앙리는 부상을 당했고, 제르비뉴-샤막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차출 되었으며, 전문 풀백들이 줄부상으로 신음한 상황에서 로빈 판 페르시 의존증은 여전합니다. 다발적인 약점을 극복하지 않으면 빅4는 어렵다고 봐야죠.
더 문제는 강팀에 약한 면모 입니다. 올 시즌 빅6팀 전적에서 1승6패로 밀렸습니다.(각종대회 포함) 지난해 10월 29일 첼시 원정에서 5-3으로 이겼을 뿐, 맨유-맨시티에게 두 번이나 패했고 토트넘-리버풀에게도 졌습니다. 특히 맨유와의 최근 10경기에서는 1승1무8패의 열세를 나타냈습니다. 아스널이라는 팀 자체가 강팀과 상대하기에는 연약함을 뜻합니다. 굳이 자세하게 언급하지 않아도 여러가지 약점들이 겹쳤죠. 최근에는 풀럼-스완지 같은 약체들에게 덜미를 잡혔습니다. 특정 선수의 부상 공백을 위안삼기에는 항상 공격적인 전술을 일관하면서 탈압박이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파브레가스-나스리가 존재했을때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아스널이 강팀 경기에 취약한 문제점은 올 시즌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모든 대회를 포함한 빅6 전적은 이랬습니다. 2008/09시즌에 해당하는 2009년 1승3무4패, 2009/10시즌 4승1무7패, 2010/11시즌 4승4무4패, 2011/12시즌 지금까지 1승6패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맨유전 1승1무8패, 첼시전 2승5패, 토트넘-맨시티전에서 나란히 2승2무3패로 부진했죠. 그 기간에는 토트넘전 10년 리그 무패 행진까지 깨졌습니다. 그나마 리버풀전에서 3승3무1패로 체면을 지켰지만 최근 3경기에서는 2무1패로 밀렸습니다. 6시즌 연속 무관은 단순히 운이 안좋아서 그런것이 아닙니다.
이제는 빅4마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최근 3연패는 둘째치고 맨시티-토트넘이 각각 1위와 3위를 기록하면서 프리미어리그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첼시의 자금력을 놓고 보면 4위권은 무난합니다. 아무리 첼시가 옛날같지 않아도 4위권 밑으로 떨어질 레벨은 아닙니다. 아스널도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 막판 분노의 영입을 감행했지만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팀을 크게 일으킬 적임자들은 아니었습니다. 그나마 미켈 아르테타의 경기력이 준수했지만 파브레가스 만큼의 득점력을 보여주지 못했죠. 리그 득점 1위 판 페르시의 엄청난 성장이 없었다면 아스널이 지금의 순위를 지켰을지는 의문입니다.
아스널이 빅4를 보장받으려면 확실하게 달라져야 합니다. 1월 이적시장 막판에 대형 선수를 영입할 수 밖에 없습니다. 2008/09시즌 1월 이적시장 마감 무렵에 아르샤빈을 데려왔던 것 처럼 말입니다. 티에리 앙리를 기대하기에는 2개월 임대 신분이며, 잭 윌셔는 조만간 부상에서 돌아오겠지만 오랫동안 경기를 뛰지 못했습니다. 팀에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을 새로운 선수가 필요합니다. 팀의 강도 높은 체질개선까지 요구 됩니다. 강팀에게 읽히는 전술이라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맨유전 최근 10경기 1승1무8패 부진은 팀이 진보하지 못했음을 꼬집는 대목입니다. 앞으로도 정체가 거듭되면 '토트넘-첼시 오름세 전제하에' 빅4에서 탈락할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