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맨시티의 리버풀전 승리, EPL 1위 지켰다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리버풀을 꺾고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지켰습니다. 4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1/1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에서 리버풀을 3-0으로 제압했습니다. 전반 10분 세르히오 아궤로가 선제 결승골을 넣었으며, 전반 33분 야야 투레 추가골, 후반 29분 제임스 밀너가 페널티킥 골을 작렬했습니다. 맨시티는 승점 48(15승3무2패)을 기록하면서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4승3무2패, 승점 45)를 따돌렸습니다. 리버풀은 리그 6위(9승7무3패, 승점 34)에 머물렀습니다.

[사진=리버풀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던 세르히오 아궤로 (C) 맨시티 공식 홈페이지 메인(mcfc.co.uk)]

맨시티, 리버풀보다 효율적이었던 공격 전개

맨시티는 리버풀전에서 4-2-3-1로 나섰습니다. 하트가 골키퍼, 클리시-콤파니-콜로 투레(K.투레)-리차즈가 수비수, 배리-야야 투레(Y.투레)가 더블 볼란치, 실바-아궤로-밀너가 2선 미드필더, 제코가 공격수를 맡았습니다. 지난 2일 선덜랜드전에서 부진했던 나스리가 18인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이 특징입니다. 리버풀은 4-1-4-1을 활용했습니다. 레이나가 골키퍼, 엔리케-아게르-스크르텔-존슨이 수비수, 스피어링이 수비형 미드필더, 다우닝-아담-헨더슨-카위트가 2선 미드필더, 캐롤이 공격수로 뛰었습니다. 제라드는 벤치에서 대기했습니다.

전반 10분에는 맨시티의 아궤로가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밀너가 왼쪽 측면에서 카위트가 소유한 볼을 빼앗은 뒤 실바의 스루패스에 이은 아궤로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골로 연결됐습니다. 골 과정에서는 리버풀 골키퍼 레이나의 실수가 있었습니다. 아궤로 슈팅을 막기 위해 오른쪽으로 다이빙을 했지만 볼은 자신의 상체보다 아랫쪽으로 향했습니다. 아궤로 슈팅을 중간 높이로 판단했지만 실제로는 낮은 높이로 볼이 흘렀죠. 맨시티는 3분 뒤 역습 상황에서 'Y.투레-제코-아궤로'로 이어지는 패스를 전개하면서 아궤로가 또 슈팅을 날렸습니다. 전반 16분까지의 점유율에서는 맨시티가 60-40(%)로 앞섰습니다.

맨시티는 공격시 미드필더들의 분업화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입니다. 실바가 직선과 곡선을 골고루 활용한 패스를 마음껏 연결했다면, Y.투레는 종패스로 상대 중원 공간을 허물었고, 배리가 1차 패스에 적극 관여하면서, 밀너는 왼쪽 공간에서 상대 수비를 끌어들이는 움직임을 취했습니다. 원톱 제코가 퍼스트 터치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공격적인 분위기를 계속 유지한 것은 미드필더들의 공헌이 컸습니다. 그리고 아궤로는 동료 선수에게 볼을 받을때의 포지셔닝이 좋았습니다. 최전방과 2선에서 여러차례 볼을 따내면서 리버풀 수비에게 아찔한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리버풀 입장에서는 아궤로 봉쇄가 잘 안됐습니다.

전반 33분에는 Y.투레가 맨시티의 두번째 골을 터뜨렸습니다. 실바의 오른쪽 코너킥에 이은 Y.투레의 헤딩골로 이어졌습니다. Y.투레 근처에서 콤파니가 스크르텔을 끌고 갔던 움직임이 주효했습니다. Y.투레 옆에 있던 존슨은 공중볼 경합에서는 역부족이었죠. Y.투레의 골이 의미있는 이유는 전반 20~30분은 리버풀이 반격을 노렸던 경기 흐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분위기를 맨시티가 2:0으로 앞서면서 전반전 분위기를 장악했습니다. 그리고 전반전에는 배리-Y.투레 더블 볼란치 조합이 포백을 보호하면서 볼을 중심으로 수비한 것이, 자기 진영에서 캐롤-아담-헨더슨의 연계 플레이를 끊었던 요인으로 이어졌습니다.

리버풀은 전반전에 공격에서 두 가지 문제점을 나타냈습니다. 첫째는 박스 안쪽을 겨냥한 크로스가 대체적으로 부정확 했습니다. 캐롤과의 공존이 잘 안됐습니다. 둘째는 수비에 비중을 두는 상황에서는 빠른 역습이 필요했지만, 상대 진영에서 볼을 돌리면서 맨시티가 수비할 시간을 벌어줬습니다. 맨시티와 달리 결정적인 슈팅을 연출하지 못했습니다. 수아레스 공백 때문에 공격진이 기동력에서 밀렸습니다. 차라리 원톱이 벨라미였다면 조금이라도 경기를 쉽게 풀어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전반 20분 무렵부터 볼 점유율이 늘어났지만 최전방쪽으로 연결되는 공격 전개가 무거웠습니다.

수비시에는 4-1-4-1의 한계가 나타났습니다. 아게르-스크르텔이 제코를 따라붙는 움직임까지는 좋았지만 아궤로의 발을 묶기에는 누군가 움직임을 제어했어야 합니다. 스피어링이 따라붙기에는 밀너-Y.투레-실바의 돌파가 쉬워지기 때문에 아담-헨더슨의 수비 부담이 가중되는 문제점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4-1-4-1이 성공하려면 공격진에서 포어 체킹을 통한 1차 수비를 늘려야 하지만 최근 험난한 일정을 치르면서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심해집니다. 원 볼란치가 아닌 투 볼란치를 활용했다면 수비쪽에서 부담을 줄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입니다.

리버풀은 후반 11분 아담-카위트를 빼고 제라드-벨라미를 교체 투입했습니다. 선수들의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쏠리면서 전반전보다 공격 템포가 빨라졌고, 수비시에는 맨시티 진영에서 포어 체킹을 펼치면서 볼을 빼앗으려는 움직임을 나타냈습니다. 후반 17분에는 벨라미가 왼쪽 측면에서 캐롤의 머리를 정확하게 겨냥한 크로스를 올렸고, 2분 뒤에도 왼쪽 측면에서 중거리 슈팅을 날리면서 공격적인 분위기를 끌고갔습니다. 리버풀의 벨라미 투입은 성공적인 선택 이었습니다. 하지만 리버풀 선수들은 박스 바깥에서 많이 움직였을 뿐 안쪽을 겨냥한 연계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맨시티가 수비쪽에 인원을 늘리면서 압박했기 때문이죠.

후반 27분에는 배리가 퇴장 당하면서 맨시티에게 고비가 찾아왔습니다. 이전까지 2-0 리드를 지키는데 주력했지만 중원쪽에서 1명의 인원이 줄었습니다. 그랬던 맨시티에게 행운이 찾아왔습니다. 후반 28분 Y.투레가 박스 안쪽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스크르텔을 상대로 페널티킥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스크르텔은 파울을 범하지 않았습니다. 주심은 스크르텔이 왼발로 Y.투레의 발을 걸었다고 판단했을지 몰라도 실제로는 스크르텔 왼발이 Y.투레 몸에 닿지 않았습니다. Y.투레의 헐리웃 액션이었죠. 밀너가 후반 29분 페널티킥 골을 넣으면서 맨시티가 3-0으로 앞섰습니다. 후반 30분에는 실바를 빼고 레스콧을 투입하면서 5백을 쓰는 잠그기에 돌입한 끝에 승점 3점을 획득했습니다.

맨시티와 리버풀는 공격 전개의 효율성에서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맨시티는 슈팅 11-16(유효 슈팅 6-6, 개) 점유율 36-64(%)로 리버풀에게 밀렸습니다. 전반 16분까지 점유율 60-40(%)로 앞섰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리버풀의 공격 시간이 많아졌죠. 그럼에도 3-0으로 승리했습니다. 리버풀보다 효율적으로 공격을 했다는 뜻입니다. 아궤로가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으면서 골 부담을 일찍 해소했고, 리버풀에 비하면 공격 진영에서 미리 볼을 받으려는 선수들의 포지셔닝이 더 좋았습니다. 아궤로-실바-Y.투레가 그런 유형이었죠. 올 시즌 홈에서 10연승을 달성했으며 지난 시즌까지 포함하면 홈 15연승(프리미어리그 기준)을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