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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2012년 한국 축구에 기대하는 5가지

 

2011년 한국 축구는 안좋은 일들이 많았습니다. 국가 대표팀 정체, 일부 유럽파들의 부진 및 부상, K리그 승부조작, 옳지 못했던 조광래 전 감독 경질 '과정', 알사드 논란 등에 이르기까지 말입니다. 2012년에는 시련을 뚫고 달려야 합니다. 한국 축구의 비약적인 성장과 국제적인 인지도 향상을 위해서 좋은 일들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한국 축구에 기대하는 5가지는 이렇습니다.

1. 국가 대표팀, 아시아의 자존심 되찾아라

한국 대표팀의 2011년 행보가 아쉬운 이유는 아시아 강팀의 체면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초 아시안컵 3위에 그쳤고, 8월 일본전 0-3 패배, 11월 레바논전 1-2 패배를 당하면서 조광래 전 감독이 경질 됐습니다. 아시안컵 3위도 좋은 성적이지만, 라이벌 일본이 최근 4번의 아시안컵에서 3번의 우승을 달성했던 면모를 놓고 보면 한국이 아시아 No.1으로 치켜 세우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제는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탈락 가능성까지 걱정하게 됐죠.

2012년에는 아시아의 자존심을 되찾아야 합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최강희 감독은 전북 시절이었던 2006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경력이 있습니다. 2010년에는 8강, 2011년에는 준우승을 경험하면서 아시아 축구에 밝습니다. 무엇보다 2월 29일 쿠웨이트전은 무조건 이겨야 합니다. 아시아 3차 예선 마지막 경기로써 반드시 승리해야 최종예선에 진출합니다. 6월부터는 최종예선 체제에 돌입합니다. 아시아 강호들과 겨루면서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언젠가 일본과 경기하면 '닥공의 힘'으로 화끈하게 복수했으면 좋겠습니다.

2. 런던 올림픽, 3위 이내 입상

2012년 한국 스포츠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런던 올핌픽(7월 27일~8월 12일) 입니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 무대에서 3위 이내의 성적을 거둘지 기대됩니다. 리틀 태극전사들의 병역 혜택이 걸려있는 사안이기 때문이죠. 한국의 축구 선수들은 월드컵 군면제가 폐지되면서 올림픽 3위 이내-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서 병역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2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런던 올림픽마저 최소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국방의 의무를 짊어져야 합니다. 선수들의 유럽 진출 및 롱런이 어렵죠. 와일드카드 합류가 예상되는 박주영에게 명운이 걸려있는 대회입니다.

홍명보호는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습니다. 2009년 U-20 월드컵 8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한 순간이라도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몇몇 선수들은 국가 대표팀을 경험하면서 국제 경기 적응력을 길렀습니다. 올림픽 본선에서 유럽파 차출에 지장이 없거나 선수 부상이 없다면 선수 구성 만큼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세대보다 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4년 전에는 리틀 태극전사들이 베이징 올림픽 조별 본선에서 무기력하게 탈락하면서 "축구장에 물 채워라"는 비아냥을 들었습니다. 그때의 아쉬움을 런던에서 해소하기를 기원합니다.

3. K리그 그리고 승강제

2012년 K리그는 스플릿시스템을 적용하면서 2부리그로 강등되는 팀을 결정짓습니다. K리그가 흥행하려면 승강제는 필수입니다. 하위권에 동기부여가 생기면서 시즌 막판까지 흥미로운 순위 경쟁을 유도할 수 있죠. 2부리그에게도 K리그에 진출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K리그는 그동안 대중들의 흥미를 끄는 이야깃거리가 부족했지만 승강제를 계기로 새로운 스토리들이 쌓이게 됩니다. 2012년 만큼은 하위권도 상위권 못지 않은 관심을 받을 것이며 선수들이 시즌 종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으며 경기력 향상에 매진할 것입니다.

저는 2012년에 가장 기대되는 팀으로 대구를 꼽고 싶습니다. 브라질 출신 감독(모아시르 페레이라)과 코칭스태프를 영입하면서 승강제를 대비한 체질개선에 돌입했습니다. 지금까지 열악한 재정과 선수층에 의한 어려움 때문에 2009-2010년 꼴찌에 머물렀지만 외국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면서 K리그에서 생존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올 시즌 목표는 8위라고 합니다. 스플릿시스템 상위리그(TOP8)에 포함되어 강등권을 면하겠다는 뜻이죠. 지난해 도시민 구단 최고 순위가 8위(경남)임을 상기하면 결코 쉽지 않은 싸움입니다. 인천이 2005년 돌풍을 일으켰듯, 2012년에는 대구의 화려한 비상이 주목됩니다.

4. AFC 챔피언스리그, 꼭 우승하자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는 알사드 때문에 우승을 놓쳤습니다. 4강 수원전, 결승 전북전에서 보여줬던 침대 축구와 비매너 골 장면이 여전히 머릿속에 아련합니다. 집단 난투극에서 빚어진 관중 폭행, 수원에게 불리한 징계를 행사했던 AFC 꼼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K리그가 아시아 무대에서 견제를 받고 있음을 뜻합니다. 여기에 승부조작이 빌미가 되면서 K리그 클럽들의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4장에서 3+1장으로 줄었습니다. 승부조작 때문이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런데 카타르가 2장에서 4장으로 늘어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 입니다. 아무리 알사드가 지난해 우승했어도 이전까지는 아시아 무대에서 K리그를 능가하는 업적을 세우지 못했습니다.

올해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전북-울산-성남-포항의 아시아 제패 과정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부적으로는 K리그 44경기 편성에 따른 체력 저하를 걱정해야 합니다. 호주와 중동 같은 장거리 원정까지 감수해야죠. 외부적으로는 '중국 부자클럽' 광저우 헝다의 도전, 중동 클럽들의 견제가 계속 될 것입니다. 중동이 AFC를 꽉 잡는 상황이라 불리합니다. 그리고 포항은 다음달 중순에 스틸야드에서 태국 FA컵 우승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번거로움을 안고 있습니다. 동계 훈련이 한창일때 추운 날씨 속에서 32강 진출을 위해 싸워야만 합니다. 그래도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 2012년에는 K리그 클럽이 아시아 챔피언을 되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진=Daum 메인. 그때의 영광이 계속 재현되기를. (C) 효리사랑]

5. 유럽파들의 거듭되는 맹활약

2011/12시즌 유럽 축구는 1월 1일을 맞이하면서 시즌 후반기에 돌입했습니다. 전반기에는 유럽파들의 활약이 전반적으로 주춤했지만 후반기에는 분위기가 살아났으면 좋겠습니다. 공격 포인트가 경기 활약상의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유럽파 선수들의 골과 도움 소식이 꾸준히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09/10, 2010/11시즌을 통틀어 9골 18도움 올렸던 이청용 부상 공백의 여운이 느껴집니다. 올해 3월 복귀할 예정이지만 장기간 부상 공백에 시달리면서 예전의 기량을 되찾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볼턴의 에이스로 군림했던 블루 드래곤의 승천을 기대합니다.

박주영-지동원 같은 프리미어리그 벤치 멤버들은 터닝 포인트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아르센 벵거, 마틴 오닐 감독이 선호하는 공격수가 아니라는 느낌이 듭니다. 감독에게 꾸준한 출전 기회를 받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이전에는 선수가 달라져야 합니다. 훈련에서 열의를 다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분데스리가에서 활약중인 구자철-손흥민 콤비는 시즌 후반기에 기대를 걸어볼 만 합니다. 구자철은 최근 5경기 중에 4경기에서 선발 출전했고 손흥민은 현재 벤치 멤버로 밀렸지만 슈퍼 조커로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할 순발력과 재치가 묻어나는 선수입니다. 셀틱의 '기차듀오(기성용-차두리)',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은 지금의 물 오른 기세가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