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감독, 그리고 그를 경질한 대한축구협회(KFA) 고위층 모두가 잘못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 고위층이 대표팀 감독 경질을 결정하려면 기술위원회가 소집되어야 하는데 그 절차가 생략됐습니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새로운 기술위원회가 발표된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조광래 감독은 사임 언질을 들었습니다. 조광래 감독을 믿기에는 대표팀 성적 부진 및 온갖 잡음이 걸림돌이었죠.

우선, 대한축구협회 고위층의 조광래 감독 경질은 타이밍이 안좋습니다. 내년 2월 29일 쿠웨이트전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만약 쿠웨이트전에서 패하고, 레바논이 UAE를 제압하면 한국은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진출하지 못합니다. 새로운 감독이 쿠웨이트전 지휘봉을 잡았으나 한국이 패하면 조광래 감독을 경질했던 효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한국의 홈에서 쿠웨이트전이 열린다고 할지라도 상대팀은 4주 전지훈련을 계획중이라고 합니다. 쿠웨이트가 중동팀이라는 점에서 심판이 상대팀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릴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수원-알사드 경기를 봐도) 새로운 감독이 쿠웨이트전을 부담스럽게 생각할지 모릅니다. 쿠웨이트전은 조광래 감독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더 나았습니다.

[사진=조광래 감독 (C) 아시아축구연맹(AFC) 공식 홈페이지 메인(the-afc.com)]

한국은 3차 지역예선 B조 1위팀 입니다. 지난달 레바논 원정에서 1:2로 패했다고 할지라도 여전히 선두를 지키고 있습니다. 아무리 경기력이 저조하지만 3차 지역예선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감독을 경질하는 것은 아쉬운 결정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조광래 감독이 쿠웨이트전 승리를 이끈다고 할지라도 경기력이 미흡하면 그때 경질을 검토하는 것이 더 나았습니다.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았다는 것은 월드컵 최종예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죠.

경질 수순까지 좋지 않았습니다. 대한축구협회 공식 발표 이전에 TV 스포츠뉴스를 통해서 처음으로 전해졌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놀랄 수 밖에 없었죠. 비공식적인 경질 절차가 있었다고 할지라도 감독 거취가 TV에서 먼저 보도된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적어도 기술위원회는 소집되었어야 했습니다. 또 하나 불편한 사실은 스폰서 입김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많은 예산을 확보하려면 스폰서 수입이 중요합니다. 스폰서 앞에서 감독을 지켜내지 못했던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이 아쉽기만 합니다. 조광래 감독 경질을 계기로 이제는 스폰서가 감독 거취를 운운하는 명분(?)을 얻었습니다. 대한축구협회의 힘이 약해졌다는 뜻이죠.

조광래 감독 경질을 최초로 보도했던 TV 스포츠뉴스에서는 고트비-최강희-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후임자 후보로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고트비 감독은 한국 축구를 잘 아는 지도자일 뿐 감독으로서 뚜렷하게 성공했던 결과물이 부족합니다. 이란 대표팀 감독으로서 2011년 아시안컵 8강 탈락에 그쳤고, 대회가 끝난 뒤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 감독을 맡았으나 팀은 10위에 머물렀습니다. 감독 경력까지 적은 편이죠. 최강희 감독은 전북과 함께하기를 원하며, 홍명보 감독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올인해야 합니다. 베어벡 감독 사례를 봐도 대포팀 겸임 체제는 감독이 힘듭니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아직 누구에게 대표팀 감독을 제의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고트비-최강희-홍명보 감독은 언론에서 차기 대표팀 감독 후보로 언급된 지도자였을 뿐입니다. 조광래 감독 경질 수순을 놓고 보면 대표팀 차기 사령탑을 희망하는 지도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입니다. 그래도 조광래 감독을 경질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다면 쿠웨이트전을 함께 염두하는 것이 옳았습니다.

대한축구협회 고위층 결정이 아쉽지만,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을 순탄하게 운영했다면 이 같은 극단적인 결과가 초래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기존의 한국 축구 색깔을 바꾸기 위해 패스와 속도를 중요시하는 스페인식 축구를 접목시키는 어려움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조광래 감독이 변화를 주는 방식은 잘못됐습니다. 한국 축구의 장점이었던 압박-스피드-파워가 새로운 전술에 묻히면서 대표팀 고유의 연속성이 결여되고 말았습니다. 예전과 다른 방식의 축구를 하면서 선수들이 리듬을 익히지 못했고, 그 결과는 일본-레바논전 참패로 이어졌습니다. 스페인식 축구를 지향하더라도 한국 축구의 장점을 지켰어야 했습니다.

유럽파를 선호했던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소속팀에서 꾸준한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유럽파를 대표팀 주전으로 기용하면서 경기력 약화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가을에는 손흥민-기성용 차출 논란까지 불거졌죠. 올 시즌 K리그에서 최고의 공격력을 과시했던 이동국을 대표팀에 포함시켰지만 정작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는 이동국이 조광래호를 불신하는 상황으로 이어졌죠. 레바논전이 끝난 뒤에는 이청용의 쿠웨이트전 차출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정작 이청용은 내년 3월 복귀가 더 유력한 선수입니다. 그 외 등등 잘못된 점들이 있었으나 지금은 경질 될 타이밍이 아니었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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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리마 2011.12.08 16: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광래 감독의 경질 소식을 듣는 순간 손이 떨렸습니다. 불길하게 어긋난 무언가가 한꺼번에 터져버린 느낌입니다. 상황으로 봐서는 브라질 월드컵을 포기하고 차라리 다음에 있을 러시아 월드컵을 기약하는 게 더 낫지 않나 싶습니다.

  2. 부글부글 부산 2011.12.08 17: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광래 감독은 언론을 통해 보기에 참 못마땅한 점이 많았던 감독이나, 이번 결정의 수순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정말 공감하는 바입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막상 해임 통보 후에 달리 누군가 떠오르는 후보가 없고, 현재에도 쿠웨이트 전 날짜는 다가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 최종예선에 진출하지 못하게 될 경우 스폰서의 철수 등 한국 축구의 앞날에 엄청난 암운이 드리운 상황에서 이제 누구를 어떻게 선임하고, 그가 어떻게 최대한 시급하게 한국 축구의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도울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따라서 지금 언론은 누가 진정한 대안인가?를 하루라도 빠르게 보도하여 시간을 벌어야 할 시점인 것입니다. 해임과정에서 나타난 후진 행정은 참으로 조악하기 그지 없었으나 그것에 대한 질타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한국축구 전체를 공멸의 파국에서 건져 올리는 것이라 봅니다. 따라서 효리사랑님도 누가 대안으로 적합할 것인가?에 대한 전문적 식견을 보여 주었으면 합니다.

  3. 파리똥 2011.12.08 18: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효리사랑님 말씀처럼 타이밍과 방법모두 이건아닌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06년 월드컵 준비할때 그 어수선한 상황보다 훨씬 더한 충격인것같네요. 아~ 속상해ㅠ

  4. zoowanie 2011.12.08 2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타깝네요 .. 조광래감독이나 축협이나 ..

    우리나라 축구는 어떻게 되어 갈까요

    2002년 4강 신화는 이제 사라질까요

    축구를 너무 사랑하는 1인으로서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

  5. TISTORY 2011.12.09 1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티스토리 메인에서 '조광래 감독 경질'을 주제로 회원님의 글을 소개해드렸습니다.^^
    혹시 노출과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tistoryeditor@hanmail.net 메일을 통해 말씀해주세요!


    앞으로도 재미있고 유익한 글로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6. 수원사랑 2011.12.09 11: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재 흘러가는 대표팀의 분위기, 이런 심각한 위기감은 처음이라 생각될 정도로 요소 요소에서 곪아있던 것들이 한꺼번에 터지는 것을 보며 조광래 감독의 경질 가능성을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솔직히 저는 경질을 하고 분위기를 바꿔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던 사람입니다. 한일전 패배에 대해서는 0-3까지는 아니었어도 패배할 것 같다는 느낌을 가졌었기에 그 후에 좀더 지켜보자는 입장이었지만 나이지지 않는 경기력과 더불어 레바논전 패배로 인해 위기감이 더욱 커졌다고 봅니다.(최종예선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으니까요..)
    우선 위기의 인식에는 공감을 하고 경질을 한 것에 대해서는 찬성을 하지만, 경질 과정이나 적절한 절차가 없었다는 점이 많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TV 뉴스를 통해 단독 보도로 나온 상황에서 경질된 조광래 감독보다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한 축구협회에 대한 비난이 더 큰 상황이구요. 과연 누가 대표팀 감독을 맡을지, 월드컵 진출이 가능할지에 대한 걱정도 앞섭니다.

  7. 한국축구사랑 2011.12.09 13: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축구에관심많은사람인데요.. 한국.. 2014년 브라질 월드컵못가나요??

    하..선수들도 솔직히 잘하는애없는것같아요... 이청용,기성용 없으면 미드 걍털리고 수비수도솔직히..안좋자나요;; 공격수 이근호 박주영 말곤믿을선수없는데..

  8. 조광래 2011.12.09 22: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발뺌하며 회피하려 하지마
    니 책임은 니책임이지
    니가 못한건 사실이야
    그게 권력에 의해서 좀 눌렸다고 치든
    니잘못은 니잘못이지
    선수들 탓할때부터 알아봤어
    니놈은 감독 자질이 없어

  9. 네놈은 2011.12.11 09: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놈이 잘못한건 생각도 안하냐 , 니가 국민들에게 안겨다준 실망이 더 크며 남탓할 처지도 아니다 조광래 놈아 , 좀 부당하게 짤린건 인정하지만 그만큼 네놈도 잘못했어 그리고 네놈은 맨날 남탓이지 , 지난 레바논전에서도 선수탓 관중탓 네놈잘못은 하나도 인정안했지 ? 그냥 한마디로 우리나라 축구계에서 걍 꺼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