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A매치 데이가 종료되면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가 다시 시작합니다. 시즌 초반에서 중반으로 전환되면서 상위권 팀들의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 될 예정입니다. 맨체스터 두 팀의 1위 경쟁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죠.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승점 31(10승1무)를 기록하며 독주 체제를 형성했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승점 26(8승2무1패)를 얻으며 지역 라이벌 팀을 추격중입니다. 특히 맨유는 3위 뉴캐슬에 승점 1점 앞선 상황이어서 지속적인 승리가 필요합니다. 맨시티 입장에서 방심은 금물입니다.
[사진=프리미어리그 1위 경쟁을 펼치는 맨시티vs맨유 (C) 맨유 공식 홈페이지(manutd.com)]
맨시티와 맨유의 선두권 싸움은 최근 다섯 경기 일정이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맨시티는 뉴캐슬(H)-리버풀(A)-노리치(H)-첼시(A)-아스널(H), 맨유는 스완지 시티(A)-뉴캐슬(H)-애스턴 빌라(A)-울버햄턴(H)-퀸스 파크 레인저스(A)와 대결합니다. 하늘색 맨체스터 팀의 일정이 불리한 반면에 붉은색 맨체스터 팀은 '이때가 기회' 입니다. 맨시티와 맞대결을 앞둔 리버풀-첼시-아스널은 빅4 진입 또는 선두권 경쟁에 다가서기 위해 승리가 절실합니다. '3위' 뉴캐슬은 다크호스로 꼽힙니다. 맨유와 맞붙는 팀들도 승리욕이 만만치 않겠지만 강팀과의 대결은 어느 팀이든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공교롭게도 맨시티는 지난 시즌 빅6에 포함된 팀들과의 맞대결에서 10전 3승3무4패의 열세를 나타냈습니다. 토트넘을 상대로 1승1무를 기록했을 뿐 맨유(1무1패)-첼시(1승1패)-아스널(1무1패)-리버풀(1승1패)에게 기본적으로 1패를 허용했습니다. 지금의 맨시티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유를 6-1로 제압할 정도로 프리미어리그에서 '천하무적' 행보를 나타냈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칼링컵을 병행하는 최근이라면 프리미어리그에서 새로운 고비를 맞이할지 모릅니다. 지금까지는 로테이션 활용 빈도가 높았지만 '에이스' 다비드 실바의 과부하가 우려되며, 사미르 나스리는 무릎 부상을 당했습니다. 두 선수는 측면에서 공격을 풀어주는 적임자 입니다.
그럼에도 맨시티 선수층은 두껍습니다. 실바-나스리가 없어도 밀너-존슨을 가용할 수 있죠. 최근 맨시티 경기에서는 밀너-존슨이 물 오른 공격력을 과시하며 팀의 선두 질주를 공헌했습니다. 실바의 에너지는 여전히 왕성하지만 빠듯한 경기 일정에 직면하면서 그의 체력을 아낄 필요가 있죠. 밀너-존슨의 맹활약이 반갑게 느껴집니다. 중앙에서는 야야 투레의 공격 조율이 지난 시즌보다 부드러워졌다는 느낌입니다. 흔히 맨시티 공격을 두고 실바의 창의성을 극찬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중원에서 적시적소에 볼을 배급하면서 상대 수비 공간을 파고드는 야야 투레의 팔방미인 활약상은 맨시티에게 빛과 소금 같은 존재가 됐습니다.
이번 주말 뉴캐슬전에서는 '주장' 빈센트 콤파니가 징계에서 돌아옵니다. 콤파니의 센터백 파트너 줄리온 레스콧이 최근 맨시티 경기와 A매치 스페인전에서 철벽 수비력을 과시하면서 맨시티 수비 안정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맨시티 입장에는 뉴캐슬 돌풍, 리버풀-첼시-아스널 같은 강팀들의 기세를 무너뜨릴 명분을 얻었습니다. 최근 5경기 일정이 녹록치 않지만 지금의 기세를 놓고 보면 맨유에게 쉽게 1위를 빼앗길 틈이 보이지 않습니다. 맨시티보다는 맨유의 불안 요소(특히 중원)가 크게 느껴집니다.
맨유가 맨시티를 2위로 밀어내려면 적어도 최근 5경기를 모두 이겨야 합니다. '3위 돌풍' 뉴캐슬을 제외하면 5경기에서 맞붙을 상대팀들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맨유가 승점 15점 획득을 위해 많은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다만, 5경기 중에 3경기가 원정입니다. 맨유는 지난 시즌 리그 원정 5승10무4패(홈 : 18승1무) 올 시즌 리그 원정 3승2무(홈 : 5승1패)로 주춤했습니다. 맨시티가 올 시즌 리그 홈 5승, 원정 5승1무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맨유가 원정 경기에서 분발해야 합니다. 챔피언스리그-칼링컵을 병행하면서 선수들의 체력 저하까지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맨유의 1위 진입 관건은 중원 입니다.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한 최근 3경기에서 웨인 루니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할 정도로, 전문 중앙 미드필더 누구도 경기력에 믿음감을 주지 못했습니다. 지난 6일 선덜랜드전에서는 대런 플래처가 볼 배급에 관여하는 움직임이 많았지만 실제로는 박지성의 헌신적인 움직임이 뒷받침했기에 가능했죠. 하지만 플래처는 지난 두 시즌 동안 꾸준한 면모가 부족했습니다. 문제는 루니도 중앙 미드필더로서의 폼이 안좋았습니다. 잔패스 시도가 많은 것에 비하면 패스의 날카로움과 정확성이 떨어지며, 박지성과 활동적인 콘셉트가 겹치면서 중앙에서 부조화가 벌어졌습니다.
맨시티 추격을 벼르는 맨유가 강팀의 저력을 과시하려면 루니가 공격수로 올라서야 합니다. 그러나 루니의 공격수 전환을 확신하기 어려운 이유는 톰 클래버리의 발목 부상이 장기화에 빠지면서 크리스마스 복귀를 기약해야 합니다. 안데르손-캐릭-긱스 같은 또 다른 중앙 미드필더들이 있지만 기복이 심하거나 체력 부족이 흠입니다. 그래서 박지성의 중앙 미드필더 기용 빈도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주말 스완지 시티전에서는 애슐리 영이 부상에서 돌아올 예정으로서 박지성의 중원 배치가 탄력을 받을 것입니다. 다만, 애슐리 영-나니-발렌시아의 최근 폼이 안좋기 때문에(나니는 공격 포인트 생산이 무뎌졌음) 박지성이 측면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맨유의 또 다른 고민은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기복을 타고 있습니다. 최근 4-1-4-1 활용 빈도가 늘어나면서 에르난데스를 원톱으로 올렸지만 최전방에서 고립되었죠. 천부적인 위치선정을 바탕으로 골을 터뜨리는 타입이지만 루니와 비교하면 이타적인 공격 전개가 부족합니다. 상대팀 협력 수비를 받으면 고전하기 쉬운 타입에 속합니다. 최근 루니가 미드필더로 내려가면서 최전방에서 골을 터뜨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맨유가 최근 5경기에서 약팀과의 경기가 많지만 오히려 상대팀의 밀집 수비를 받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중원의 경기력 난조를 감안할 때 4-4-2 복귀가 조심스럽지만, 에르난데스가 부진하면 맨유의 골 생산이 힘들어집니다. 제코(10골)-아궤로(9골)-발로텔리(5골)의 득점력이 굳건한 맨시티가 1위 경쟁에서 유리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