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라드' 기성용(22, 셀틱)의 대표팀 차출 논란은 한국 축구의 씁쓸한 현실입니다. 축구 영건들이 연령별 대표팀과 소속팀을 병행하는 혹사에 빠졌고 그 중 몇몇이 슬럼프에 빠졌던 사례는 축구팬들에게 잘 알려졌습니다. 최근에는 유럽파들이 늘어나면서 대표팀과 소속팀 이동이 잦아졌으나 컨디션 저하 또는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 입니다. 기성용은 2010년 초 셀틱 진출 이전까지 여러팀을 소화하는 힘든 일정을 보냈고, 이번에는 조광래호와 셀틱에서 많은 경기를 치렀던 과부하에 시달렸습니다. 끝내 장염 증세로 귀국했죠. 어지러움을 호소하고, 구토가 잦으며, 뇌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밀진단에 의하면 기성용은 이상 증세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대표팀 합류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11일 아랍에미리트 연합(UAE) 원정 출격이 불발 될 것으로 보입니다. UAE 현지에 적응하기에는 스코틀랜드-한국-UAE로 이동하는 비행기 일정이 만만치 않으며, 셀틱의 최근 정규리그 2경기에서도 장염 때문에 결장했습니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결장이 옳습니다. 그러나 조광래 감독이 15일 레바논 원정 차출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대표팀이 기성용을 원하고 있다는 뜻이죠. 성적도 좋지만 그 이전에는 '선수 보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기성용 차출 논란, 2012년 생각 못했다

많은 사람들은 대표팀 차출의 1차적 기준을 실력이라고 합니다. 축구 선수는 실력으로 말하며, 당연히 실력으로 평가 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 만큼은 실력 못지 않게 '선수 보호'도 중요합니다. 한국의 재능있는 선수들이 각급 대표팀과 소속팀을 병행하면서 혹사 논란에 시달리고 유럽과 국내를 오갔던 어려움을 생각해서 말입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올림픽은 병역 문제가 걸려있고 유럽과 한국의 거리 차이는 엄청납니다. 과거에 비하면 국내 여론이 축구 선수 혹사에 민감해졌지만,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혹사 논란은 불가피 합니다. 그럴수록 대표팀이 선수 보호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조광래호는 혹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전임 감독 시절에도 박지성-이청용-기성용이 같은 범주에 포함되었지만 조광래호도 여전합니다. 문제는 기성용 혹사가 현재 진행형이며 앞으로도 계속 될 예정입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런던 올림픽은 내년 7월 27일부터 8월 12일까지 열립니다. 2012/13시즌 유럽리그를 앞두고 개최되지만 그 이전에는 홍명보호가 평가전을 치를 것으로 보입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세대가 본선을 앞두고 국내에서 몇차례 평가전을 통해 발을 맞췄죠. 기성용이 병역 문제를 해결하려면 2012년 런던 올림픽 차출이 불가피하며 적어도 7월 중순에는 홍명보호에 합류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그런데 기성용은 2012년 상반기 조광래호 일정을 소화해야 합니다. 특히 6월 3일부터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일정이 시작됩니다. 최종예선 10경기 중에 3경기가 2012년 6월에 편성됐습니다.(3일, 8일, 12일) 기성용의 현실적인 휴식 기간은 한달 입니다. 그동안 많은 경기를 치렀던 특성을 놓고 보면 휴식이 넉넉하지 못합니다. 또한 셀틱은 올 시즌 유로파 리그를 병행중이며 기성용 활용 빈도가 부쩍 높아졌습니다. 지금의 기성용 몸 상태라면 2012년 6월 A매치 3경기 일정을 소화할지 의문입니다. 최근 정밀진단에서는 별 다른 이상이 없었지만 컨디션이 안좋은 것은 분명합니다. 지금은 휴식이 필요할 뿐입니다.

조광래호 입장에서는 기성용이 경기에 뛰기를 바랄 겁니다. 박지성이 태극 마크와 작별한 이후 대표팀 에이스는 기성용입니다. 박주영이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지만 조광래호 전술의 중심이 기성용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만약 기성용이 빠지면 대표팀이 전력 약화를 걱정할 수 밖에 없죠. 물론 대표팀은 기성용 몸 상태가 좋지 않음을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기성용이 중동 2연전에 뛸 수 있는 몸상태인지(또는 15일 레바논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정밀진단에 의하면 기성용이 대표팀 차출되는 것이 옳은 수순일지 몰라도 2012년을 배려하는 혜안이 필요합니다. 기성용은 지금보다는 2012년이 걱정되는 한국의 에이스입니다.

대표팀은 성적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일본 원정 0-3 참패 후유증이 지금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조광래 감독과 여론의 신뢰는 지금까지 깨져있는 상황이죠. 지난달 2경기에서도 내용상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오는 11일, 15일에 펼쳐질 중동 2연전에서도 좋지 않은 경기력을 일관하면 조광래 감독을 향한 여론의 불신이 깊어질 것이며 경질 여론이 대두될지 모릅니다. 이미 일부에서는 '조광래 감독을 경질하자',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자'고 주장하고 있죠.(경질 여부를 떠나, 조광래 감독의 계약 기간은 2+2년) 그래서 조광래호는 A매치에서 즉시 전력감을 가동할 수 밖에 없죠. 기성용이 당연히 필요합니다.

그러나 기성용의 몸 상태는 안좋습니다. 2012년을 위해서라면 올해 11월 A매치 기간에 무리하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UAE전은 결장이 유력하지만 레바논전에서 뛸 경우 부상이 염려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셀틱에서 최상의 활약을 펼칠지 의문입니다. 셀틱은 부상자들이 늘어나면서 기성용을 비롯한 주력 선수들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기성용이 왼쪽 측면 공격수로 활약했죠. 그런 기성용은 셀틱에서 많은 경기를 뛰고 있으며 2012년이 되는 시즌 후반기에 또 과부하가 찾아오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스코티시 프리미어리그는 시즌 막판에 스플릿 시스템을 도입하며 셀틱을 비롯한 상위권 팀들의 우승 경쟁이 치열합니다. 기성용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의 걱정은 기성용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을 경우 입니다. 기성용이 잉글랜드 클럽들의 영입 관심을 받는 것은 익히 알려졌습니다. 2012년 1월 또는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셀틱을 떠날지 모릅니다.(2013년 이후가 될 수도 있지만) 지금처럼 몸 상태가 안좋다면 새로운 팀에서 순조롭게 적응할지 염려됩니다. 어쨌든 기성용에게 무리한 일정은 반갑지 않습니다. 대표팀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지만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 2012년을 생각해야 합니다. 기성용은 11월 A매치 2경기를 휴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