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유소년 클럽리그, 권역예선 현장에 가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현대자동차 2011 KFA 유소년 클럽리그(이하 유소년 클럽리그)'가 어느덧 6개월째를 맞이했습니다. 가을이 다가오면서 이제는 결선 진출 팀을 가리게 됐습니다. 저는 10월 8일 오전 수원 월드컵 경기장(빅버드) 보조 2구장에서 왕중왕전 권역예선 경기를 관전했습니다. 이날 오후 3시에는 K리그 수원vs전북 경기가 있어서 수원 및 인근 도시가 포함된 경기 남 권역 유소년 팀들의 축구를 보고 싶었습니다. 각 지역 1위 팀이 결선 진출을 겨루었는데 5팀 중에 3팀이 결선에 진출합니다.

[사진=10월 8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 보조 2구장에서 진행된 유소년 클럽리그 왕중왕전 권역예선 (C) 효리사랑]

경기 남 권역 조추첨은 이렇게 편성 됐습니다. 권역예선에 오른 팀들은 분당 SFA, 험멜 FC, PEC 스포츠 아카데미, LSY FC, 수원 삼성 U-12 리틀윙즈(이하 리틀윙즈, 5팀은 약어로 표기) 입니다. 5팀 중에 2팀씩 맞붙어서 승리팀은 결선에 진출하며(1번vs2번, 3번vs4번) 3번과 4번 중에서 패한 팀은 나머지 한 팀(5번)과 맞붙어서 승리팀을 가립니다. 1번은 리틀윙즈, 2번은 LSY, 3번은 분당, 4번은 험멜, 5번은 PEC가 지정 받았습니다.

[사진=분당SFA(노란색 유니폼)vs험멜FC(조끼 입은 팀) 경기 모습 (C) 효리사랑]

경기 남 권역 제1경기 : 분당 SFAvs험멜FC


두 팀의 전반전은 0:0으로 끝났습니다. 권역예선 첫번째 경기 때문인지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의기소침 했습니다. 어린이 선수들이기 때문에 실수를 안할수는 없지만, 패스 과정에서 시야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볼을 걷어내는데 급급하는, 상대 공격수 마크를 여러차례 놓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감독들이 "자신감 있게 해라"며 아이들을 독려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어린이들의 몸이 풀렸습니다. 경기를 보는 저로서는 위협적인 골 기회가 드물어서 아쉬웠지만 후반전에 평소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후반전에는 분당이 공격의 물꼬를 텄습니다. 후반 4분 10번 공격수가 2선으로 내려와 후방에서 공급되는 볼을 받더니 주변 공간이 비었습니다. 앞쪽으로 쇄도하여 슈팅을 날렸으나 볼이 골대 바깥으로 스치고 말았죠. 분당 감독이 "그래도 잘했어"라고 격려한지 얼마 안된 시점에 분당이 기습 선제 실점을 허용했습니다. 후반 11분에는 분당이 동점 프리킥 골로 따라 붙었습니다. 두 팀은 결승골을 위해 공격에 힘을 쏟는 팽팽한 접전을 펼쳤는데 험멜 공격 옵션들의 집념이 앞섰습니다. 후반 17분 역습 상황에서 시도했던 중거리 슈팅이 상대 수비수에게 막혔으나, 주변 공격수가 리바운드로 밀어내면서 험멜이 2:1로 승리했습니다.

결선 진출팀 : 험멜FC

[동영상=험멜 FC 결승골 장면 (C) 효리사랑]

유소년 클럽리그 왕중왕전 권역예선이 펼쳐진 수원 월드컵 경기장 보조 2구장


조추첨 편성이 표기된 화이트 보드는 험멜FC의 진출을 알렸습니다.

유소년 클럽리그는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이 상대팀 감독과 함께 인사를 합니다. 험멜FC 선수들의 인사 모습.

결선 진출을 위해 파이팅을 외치는 리틀윙즈 선수들.


[사진=리틀윙즈(파란색 상의 유니폼) LSY FC(노란색 상의 유니폼) 경기 모습 (C) 효리사랑]

경기 남 권역 제2경기 : 리틀윙즈vsLSY FC

리틀윙즈가 K리그 수원의 유스팀이라서 그런지 선수들이 볼을 잘 다루었습니다. 어느 방향으로 패스를 내주고, 패스 강약을 조절하는 능력이 발달 됐습니다. 특히 미드필더들은 퍼스트 터치가 부드러우며 공격 진영에서 볼을 받을때 침투를 시도하는 움직임이 능동적 이었습니다. 볼이 없는 공간에서 공격 준비 동작을 취하는 모습도 보였죠.

반면 LSY는 힘으로 맞섰습니다. 리틀윙즈의 파상공세 속에서도 슈팅 허용이 적었던 이유는 수비가 강했기 때문입니다. 수비진에 체격 조건이 좋은 선수들이 두루 배치 됐습니다. 미드필더들은 볼을 잡는 리틀윙즈 선수들을 거칠게 마크하며 상대를 힘들게 했습니다. 전형적인 '기교vs힘' 싸움을 유소년 축구에서 보니까 매우 흥미롭습니다.

전반 초반은 리틀윙즈 우세였으나 LSY의 수비 저항이 흔들림 없었습니다. 리틀윙즈 공격은 점점 무뎌졌고 LSY가 주도권을 잡았죠. 그러더니 전반 종료 직전 선제골, 후반 8분 두번째 골을 터뜨리며 결선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밟았습니다. 2-0 이후 잠그기에 돌입했는데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의 압박이 강했습니다. 1선에서 리틀윙즈 공격을 제어하니까 수비수가 부담을 느끼지 않게 되죠. 리틀윙즈 공격은 난조를 거듭하면서 LSY가 승리를 확정 지었습니다. 한 경기 만으로 판단할 수 없지만, 경기 남 권역예선을 놓고 보면 LSY가 5팀 중에서 가장 강했던 인상을 받았습니다. 리틀윙즈는 결선에 진출할 역량이 충분했고 선수들 기본기가 발달했지만 LSY 전력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결선 진출팀 : LSY FC


[동영상=LSY FC의 두번째 골 장면 (C) 효리사랑]


LSY FC 선수가 정식 등록된 유니폼을 안가지고 왔거나 또는 등번호가 틀리게 정해졌는지, 경기 전에 등번호가 변경됐습니다. 그래서 심판과 대회 관계자분이 직접 테이프를 붙이며 등번호를 수정했죠. 그 분들이 아이를 편안하게 대해주시면서 테이프를 붙여주셨는지, 어린이 선수가 자신감 있게 경기를 하더군요. 나이가 어려서 마음이 위축되지 않을까 염려했는데 그라운드에서는 전사였습니다. 팀 승리의 숨은 주역으로 활약했습니다.


결선 맹활약 기대되는 LSY FC


'K리그 명문' 수원 블루윙즈의 미래를 열어갈 리틀윙즈 선수들


[사진=분당SFA(노란색 상의 유니폼) PEC 스포츠 아카데미(하얀색+검은색 상의 유니폼) 경기 모습 (C) 효리사랑]

경기 남 권역 제3경기 : 분당 SFAvsPEC 스포츠 아카데미

세번째 경기는 분당과 PEC의 대결입니다. 분당은 첫번째 경기에서 패했으나 권역예선 대진에서는 1~2경기에 편성되지 않았던 PEC와 격돌하면서 결선에 진출할 기회를 더 부여 받았습니다. 선수들이 첫경기를 치렀던 감각이 있었지만 후반전 체력 저하가 염려 됐습니다. 그래서 경기 전에 분당이 전반전, PEC가 후반전에 우세를 나타내지 않을까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경기는 정반대로 진행됐습니다. PEC가 전반전에 2-0으로 앞선데다 경기 내용까지 한 수 위였고, 후반전에는 분당의 공격 점유가 많았지만 PEC가 리드를 지키고자 수비 안정에 힘을 실었습니다. 경기는 PEC의 2-0 승리로 끝났죠. 승부처는 전반전 이었습니다. 분당이 경기 초반부터 수비수들의 경기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PEC 공격수 마크를 놓치는 일이 잦았습니다. 경기 도중 수비수 위치를 바꿨으나 수비 조직의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면서 PEC에게 거듭된 공격 기회를 내줬죠. 결국 전반 13분과 17분에 실점을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분당을 칭찬하고 싶은 것은 후반전에 전세를 뒤집겠다는 선수들의 의지 였습니다. 후반들어 움직임이 활발해졌죠. PEC가 역습을 시도하기 이전에 커버 플레이를 펼치거나 후방에 자주 내려오면서 상대 공격을 막으려 했습니다. 더 이상 실점을 허용하면 곧 패배임을 어린이 선수들이 인지했는지 모릅니다. PEC 진영에서 볼을 소유했던, 공격을 시도했던 시간이 많았지만 겹겹이 쌓인 상대 수비를 허물기에는 엄청난 운동량이 요구되었죠. 이미 첫 경기를 소화하면서 체력적으로 쉽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후반전에 긍정적인 경기 내용을 보여줬던, 권역예선에서 유일하게 2경기 뛰었던 분당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어린이 선수들은 승리보다 더 중요한 '최선'을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PEC는 선수들이 연습을 많이 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실제로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수비시의 커버 플레이, 몸싸움 요령, 미드필더진 압박 등 후방의 짜임새가 강했습니다. 성인 축구에서도 팀의 수비력은 개인 역량 이전에 조직된 움직임이 첫째 입니다. PEC가 권역예선을 앞두고 수비 훈련에 중점을 둔 것 같았습니다. 결선에서 선수들이 매 순간마다 열의를 다하면 좋은 경기를 펼칠 것 같습니다. 경기 당일 컨디션도 중요하겠죠. PEC를 비롯한 16팀의 결선 대결은 10월 22~23일 파주 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에서 펼쳐집니다. 어느 팀이 유소년 클럽리그 왕중왕전에서 우승할지 벌써부터 그날이 기대됩니다.

결선 진출팀 : PEC 스포츠 아카데미

[동영상=PEC 스포츠 아카데미의 첫번째 골 장면 (C) 효리사랑]

[동영상=PEC 스포츠 아카데미의 두번째 골 장면 (C) 효리사랑]

경기 종료 후 심판에게 인사를 하는 PEC 스포츠 아카데미 선수들.

이상 포스팅을 마칩니다.

By. 효리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