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라드' 기성용(22, 셀틱)이 리버풀에 이어 토트넘 이적설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잉글랜드 스포츠 웹사이트 <파나틱스>가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이 기성용 영입을 위해 800만 파운드(약 143억원) 제의를 견주어보는 중이다. 토트넘과 가까운 소식통에 따르면 해리 래드냅 감독은 22세 선수의 팬이며 이적시장 마감 전에 움직이고 싶어한다. 셀틱은 800만 파운드 제안을 거절하기 힘들 것이다"고 전하면서 토트넘 이적설이 수면위로 떠올랐습니다. 같은 시간 잉글랜드 공영방송 <BBC> 인터넷판 이적시장 가십란에서도 기성용 토트넘 이적설을 언급했습니다.

기성용이 리버풀-토트넘 같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빅 클럽들의 이적설로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단순한 이적설과 무게감이 다릅니다. 지난 시즌에는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 이적설과 연결됐죠. 나폴리가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직행하는 클럽임을 상기하면 기성용이 유럽에서 촉망받는 미드필더로 성장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물론 영입 관심이 영입 성사 단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유럽에서 뛰는 유명 선수라면 누구나 이적설을 피해가지 못했고 특히 영건들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기성용의 잇따른 이적설은 유럽에서 자신의 명성을 드높이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사진=기성용 토트넘 이적설을 제기한 파나틱스 홈페이지 (C) fanatix.com]

특히 토트넘은 붙박이 주전으로 활용할 중앙 미드필더가 마땅치 않은 단점이 있습니다. 루카 모드리치가 중앙 미드필더 한 자리를 사수했지만 나머지 한 자리에서 산드루, 톰 허들스톤, 저메인 지나스, 윌슨 팔라시오스가 꾸준히 믿음감 넘치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죠. 산드루는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맹활약 속에서도 공격 전개가 유연하지 못하며 허들스톤-지나스-팔라시오스는 예년과 달리 폼이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모드리치가 팀의 반대속에서도 첼시 이적을 희망하면서 앞날 거취를 장담할 수 없게 됐습니다. 잠재적으로는 니코 크란차르, 라파엘 판 데르 파르트, 스티브 피에나르도 중앙 미드필더로 활용할 수 있지만 토트넘 내에서는 측면 또는 쉐도우 스트라이커가 어울리는 선수들이죠.

어떤 측면에서는 기성용이 모드리치의 대체자일지 모릅니다. 두 선수는 정확한 패싱력으로 팀의 공격을 풀어가는 플레이메이커 기질이 다분하죠. '26세' 모드리치가 창의성에서 많은 인정을 받았지만 기성용도 착실하게 성장하면 지금보다 물 오른 기량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기성용이 프리미어리그 특유의 빠른 템포와 격렬한 몸싸움에 적응할지는 미지수 입니다. 그럼에도 셀틱과 올드펌 더비를 통해서 유럽 축구의 격렬함과 호흡하며 상대를 터프하게 몰아 붙이는 노하우를 익혔기 때문에 굳이 수비력에 의문 부호를 표시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특히 영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플러스죠.

하지만 토트넘은 모드리치를 첼시에 넘기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첼시와 런던 라이벌 관계이자 프리미어리그 4위권을 다투는 경쟁 관계라는 점에서 모드리치 효과를 벼르는 상대팀의 전력 보강을 허락하지 않을 겁니다. 올 시즌 빅4 재탈환을 위해서는 모드리치 잔류가 필요합니다. 그럴 경우 기성용을 영입할지는 의문입니다. 하지만 모드리치 이외에는 중앙에서 지속적으로 힘을 실어줄 미드필더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추가 선수 영입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또한 빅6 범주에 포함되는 팀들에 비해 올해 여름 이적시장 행보가 소극적이었던 만큼,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설지 모릅니다.

단언컨데, 토트넘의 기성용 영입은 마케팅이 아닌 순수한 전력 보강이 맞을 겁니다. 현지 언론에서 제기하는 800만 파운드의 이적료가 말해줍니다. 800만 파운드는 토트넘이 지난해 여름에 영입했던 산드루의 600만 파운드(약 107억원)보다 더 많은 금액입니다. 산드루는 토트넘 이적을 전후해서 브라질 국가 대표팀에 승선하며 삼바 군단의 촉망받는 미래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만약 토트넘이 기성용 영입을 위해 셀틱에 800만 파운드를 제시하면 팀 전력에 활용하겠다는 의지와 맞물리죠. 또한 800만 파운드는 한국인 선수의 유럽 축구 이적시장 최다 이적료(현재 박지성이 1위. 2005년 맨유 이적 당시 400만 파운드 -71억원-.)가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셀틱입니다. 셀틱은 지난 3시즌 동안 '철천지 원수' 레인저스에게 스코티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허용했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레인저스에 승점 1점 차이로 밀리면서 우승에 실패했죠. 올 시즌에는 레인저스를 누르고 새로운 스코틀랜드 챔피언으로 거듭나면서 그동안 구겨졌던 자존심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래서 기성용 같은 주력 선수의 다른 팀 이적이 반갑지 않습니다. 만약 기성용이 떠나면 전력 약화가 불가피 합니다. 굳이 토트넘 뿐만 아니라 다른 팀의 제의를 받아도 기성용을 쉽게 넘길 입장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기성용이 세계 축구를 빛낼 스타가 되고 싶다면 스코틀랜드 무대보다 더 좋은 리그에서 뛰는 것이 좋습니다. 셀틱이 속한 스코티시 프리미어리그는 유럽의 스몰 리그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죠. 레인저스와 더불어 올드펌 더비 관계로 유명했고 과거에 멋진 업적을 달성했지만, 지금은 챔피언스리그에서 두각을 떨치지 못한 것이 두 명문 구단의 현주소 입니다. 물론 기성용 입장에서 셀틱 잔류는 나쁠 것이 없습니다. 꾸준한 선발 출전 기회가 주어지고, 영어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죠. 지난 10년 동안 유럽에 진출했던 한국인 선수 중에서 중앙 포지션(공격수 포함)에 성공했던 사례가 드물었음을 감안하면 기성용이 셀틱에 남아도 괜찮습니다. 결과적으로 그의 선택이 중요하겠지만요.

분명한 것은, 기성용이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토트넘 이적설 사실 여부를 떠나서, 잉글랜드 언론을 통해 이적설이 전해졌기 때문에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이 그 보도를 인지할 겁니다. FC서울 시절이었던 2000년대 후반에는 맨유의 영입 관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죠. 특히 2007년에는 맨유 공식 홈페이지에서 기성용 영입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습니다. 앞으로 셀틱에서 지속적인 맹활약을 펼치면 또 다른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의 영입 관심이 있을 것이며 리버풀-토트넘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기성용의 향후 행보가 주목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