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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지성vs베컴, 그들의 맞대결 설레는 이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미국 프리 시즌 네번째 상대는 미국 프로축구(MLS) 올스타 입니다. 오는 28일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저지 레드불 아레나에서 두 팀이 격돌합니다. MLS올스타에는 한때 맨유의 에이스로 군림했던 데이비드 베컴, 미국 축구의 에이스 랜던 도노번(이상 LA 갤럭시) 아스널의 킹 티에리 앙리(뉴욕 레드불스) 같은 슈퍼 스타들을 비롯해서 MLS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한 팀을 이룹니다. 지난 미국 프리시즌 3경기를 모두 승리했던 맨유의 4연승이 주목됩니다.

맨유와 MLS올스타의 맞대결이 주목을 끄는 이유는 '산소탱크' 박지성이 베컴과 상대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박지성은 프리시즌 3경기 연속 교체 출전했지만 모두 평균 이상의 활약을 펼쳤으며 뉴 잉글랜드-시애틀전에서 골을 터뜨렸습니다. 베컴은 맨유전을 앞두고 앙리와 함께 공식 기자회견에 임하며 출전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두 선수의 맞대결이 기대됩니다. 비록 프리 시즌이지만 '박지성과 베컴이 상대팀으로 맞대결을 펼친다'는 전제 하나만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합니다.

[사진=박지성vs데이비드 베컴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박지성vs베컴, 축구 영웅들의 특별한 대결

박지성과 베컴은 2009/1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2차전에서 격돌했습니다. 두 경기 모두 맨유가 승리했죠. 특히 2010년 3월 11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진행된 2차전은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습니다. 1차전 AC밀란 원정에서 피를로(현 유벤투스) 봉쇄에 성공했던 박지성의 맹활약 및 적지에서 3-2로 승리했던 맨유의 8강 진출 여부, 당시 AC밀란에 임대되었던 베컴이 처음으로 친정팀 맨유와 상대하는 특수성이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2차전에서는 맨유가 4-0으로 승리하여 8강 진출을 굳혔습니다. 박지성은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아 피를로를 끈질기게 괴롭혔으며 팀의 세번째 골 까지 넣었죠. 베컴은 후반 중반에 교체 투입하여 맨유팬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습니다. 한때 맨유의 7번 유니폼을 입으며 올드 트래포드를 열광케 했던 베컴의 등장은 여전히 축구팬들의 머릿속에 생생한 장면으로 떠오릅니다. 맨유-AC밀란 16강 대결의 또 다른 상징성을 꼽으라면 박지성과 베컴이 공식 경기에서 맞대결을 펼쳤습니다. 16강 1차전에서는 동시 선발 출전, 2차전에서는 박지성 선발-베컴 교체 출전 이었습니다. 박지성이 베컴과의 두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이겼죠.

박지성과 베컴은 과거에 상대편으로 대결할 뻔했습니다. 2002년 5월 21일 서귀포에서 열린 A매치 한국-잉글랜드 경기 말입니다. 당시 박지성은 후반 6분에 동점골을 터뜨리며 1-1 무승부를 주도했고 히딩크호 주전을 굳힘과 동시에 한일월드컵 맹활약을 예고했습니다. 잉글랜드 출전 선수 중에는 오언-퍼디난드-스콜스-하그리브스-브라운 같은 전현직 맨유맨들이 끼어있었죠. 그러나 베컴은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했습니다. 이때까지 박지성은 일본 J리그 교토 퍼플상가 소속이었고 베컴은 맨유의 에이스로 군림했습니다. 박지성이 훗날 맨유에 입단하여 지금까지 7시즌 동안 롱런할 줄은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했죠.

지금의 박지성과 베컴은 윙어가 주포지션이자 중앙 미드필더 소화가 가능하며, 맨유맨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특히 베컴은 8년 전 친정팀을 떠났지만 지난 5월 말 게리 네빌 은퇴 경기(상대는 유벤투스)에서 맨유 7번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습니다. 축구팬들에게 '영원한 맨유맨'으로 회자될 수 있는 선수죠. 비록 두 선수의 경기 스타일 및 비중은 다르겠지만 박지성도 먼훗날에 '맨유에서 성공한 윙어'라고 찬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박지성은 올해 초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며 맨유에 전념하게 됐습니다. 나날이 실력이 늘었던 노력파 선수로서 앞으로도 환상적인 시즌을 보낼 가치가 충분합니다.

박지성과 베컴은 현 시대를 대표하는 축구 영웅들 입니다. 박지성의 성공은 아시아 선수가 유럽 빅 클럽에서 오랫동안 통할 수 있다는 의미를 던져줬으며, 팀을 위한 헌신을 아끼지 않으며 늘 최선을 다했던 팀 플레이어는 어느 감독이든 좋아할 수 밖에 없음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박지성이라는 이름 그 자체가 한국의 자랑입니다. 베컴은 축구의 세계적 흥행에 엄청난 영향력을 선사했죠. 동서양에 걸쳐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었습니다. 잘생긴 외모 때문인지 몰라도 축구팬이 아닌 분들에게 매우 익숙한 인물 합니다. 두 선수가 영웅으로 회자되는 이유는 서로 다르지만 맨유에서 땀을 흘리며 성공을 꿈꿔왔던 교집합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박지성과 베컴은 맨유-MLS올스타 경기에서 세 번째 맞대결을 펼칩니다. 엄연히 프리 시즌 경기지만 '박지성vs베컴'의 맞대결 자체만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합니다. 맨유 전현직 윙어들의 대결이자 한국과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축구 스타가 같은 그라운드를 밟기 때문이죠. 두 선수의 자웅을 프리 시즌에 국한하기에는 축구 영웅들의 무게감이 매우 큽니다.

박지성과 베컴은 이번 대결에서 열의를 다하여 경기에 임할 것입니다. 박지성은 '이적생' 애슐리 영의 등장, 스콜스 은퇴에 따른 맨유의 달라진 미드필더 체제에서 생존하기 위해 그라운드를 열심히 뛰어다닐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주전으로 뛰려면 프리 시즌 맹활약이 필수 입니다. 베컴은 친정팀 선수들 앞에서 '맨유 에이스' 출신의 클래스를 발휘할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자신을 세계적인 스타로 키웠던 퍼거슨 감독 그리고 맨유와 상대하는 희열을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두 선수의 대결이 벌써부터 설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