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팀 스포츠'라는 표현은 진부합니다. 많은 축구팬들은 수많은 경기들을 보면서 팀으로 하나되어 뭉치는 케이스가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경우를 지켜봤죠. 아무리 개인 역량이 출중하더라도 팀으로 단합되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팀을 형성하는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럼에도 축구에서 팀이 중요한 것은 불변합니다. 축구 전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팀의 밸런스가 중요시되었고 상대팀 공략에 자신감을 가지게 됐죠. 축구에서 팀이 중요한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가 자국에서 개최된 2011 코파 아메리카에서 졸전을 거듭했습니다. 지난 2일 A조 볼리비아전 1-1 무승부에 이어 7일 콜롬비아전에서는 0-0으로 득점없이 비겼으며 2경기 모두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습니다. 12일 코스타리카전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대회 8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탈락할지 모릅니다. 코파 아메리카는 남미 최고의 국가 대표팀을 가리는 메이져 대회라는 점에서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실망감이 커졌습니다. 콜롬비아전이 끝난 뒤에는 아르헨티나 관중들이 선수들에게 일제히 야유를 퍼부었습니다.

아르헨티나, 개인은 강하지만 팀이 약하다

아르헨티나는 콜롬비아전에서 4-3-3으로 나섰습니다. 로메로가 골키퍼, 사네티-밀리토-부르디소-사발레타가 수비수, 캄비아소-마스체라노가 더블 볼란치, 바네다가 공격형 미드필더, 테베스-메시-라베찌가 공격수로 출전했습니다. 5일 전 볼리비아전과 비교하면 사발레타가 로요 대신에 선발 출전했고 사네티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미드필더진이 역삼각형에서 정삼각형으로 바뀌었죠. 하지만 이전 경기 문제점을 극복할 변화가 없었습니다. 바티스타 감독이 테베스-메시-라베찌 조합을 2경기 연속 가동된 것은 볼리비아전 문제점이었던 공격력 불안을 해소하려는 마음을 의심하게 됩니다. 감독의 과감한 결단이 없었다는 뜻이죠.

테베스-메시-라베찌 조합은 사실상 공존에 실패했습니다. 테베스-라베찌가 무리한 드리블 돌파를 거듭하면서 메시가 최전방에서 골을 해결짓는 기회가 줄었습니다. 메시는 최전방에서 2선으로 내려오면서 정교한 패싱력에 역점을 두며 이타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그 이상의 공격력이 없었죠. 주변 공격 옵션들은 서로 공격을 해결하느라 바빴고, 공격 전개 과정에서 동료와 호흡이 맞지 않아 상대에게 패스가 차단되기 일쑤였습니다. 아무리 세계 최고의 선수라도 팀이 도와주지 못하면 힘을 못씁니다. 문제는 볼리비아전에 이어 콜롬비아전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바티스타 감독은 콜롬비아전을 앞두고 스리톱 선수 구성에 변화를 줬어야 했지만 끝내 부진을 방관하고 말았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콜롬비아전에서 90분 동안 공격적인 경기를 펼쳤습니다. 콜롬비아가 간헐적으로 역습을 시도했지만 경기 전체적 흐름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우세였죠. 하지만 슈팅 숫자에서는 아르헨티나가 7-9(유효 슈팅 6-5, 개)로 밀렸습니다. 테베스-메시-라베찌 조합이 실패였음을 상징하는 꼴입니다.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와 경합하면서 파괴력을 키울 공격 옵션이 마땅치 않아 상대팀보다 슈팅이 적었던 것이죠. 테베스-라베찌는 측면을 맴돌았고 메시는 최전방 공격수임에도 박스 바깥에서의 움직임이 많았습니다. 특히 공격 과정에서 상대 수비 뒷 공간을 노리는 패스가 꾸준하지 못했고, 패스를 주는 선수와 받는 선수의 약속된 움직임이 떨어지면서 무수하게 공격이 끊어졌습니다. 개인은 강하지만 팀이 약했던 오합지졸 공격력이 아르헨티나의 현 주소 였습니다.

[사진=카를로스 테베스-리오넬 메시-에세키엘 라베찌 (C) 코파 아메리카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ca2011.com)]

코파 아메리카 개최국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아르헨티나는 콜롬비아전에서 지공으로 경기를 주도하는 시간이 많았음에도 끝내 골망을 가르지 못했습니다. 상대보다 더 많은 패스를 시도했으나 끝내 수비 조직을 뚫는데 어려움을 겪었죠. 수비진에서 볼을 돌리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상대가 밀집 수비를 형성하는 타이밍을 벌어줬고, 공격진에서는 2대1 패스 및 대각선 패스 또는 원터치 패스의 활발함 보다는 지나치게 종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려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종패스 및 드리블 돌파가 주를 이루며 공격 템포를 높였지만 그 흐름이 일관되면서 상대 수비에게 번번이 차단 당했죠. 여기에 공격 옵션들이 부조화에 빠지면서 수준 높은 팀 플레이를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바네가의 경기 조율이 미진했습니다. 발렌시아의 플레이메이커이자 아르헨티나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경기를 지배하는 임펙트가 있어야 하는데 동료 선수들이 개인 플레이에 초점을 맞추면서 빛이 바랬습니다. 주변 선수들이 종방향 공격 전개를 고집하면서 유기적인 공격을 기대하기가 어려웠죠. 물론 바네가는 잔패스 상황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패스 정확도가 제법 높았습니다. 하지만 패스의 영양가가 떨어집니다. 옆쪽과 뒷쪽으로 내주는 패스들이 많아지면서 상대 수비 공간을 허무는 공격 전개가 소극적이었죠. 특히 킬러 패스가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아르헨티나가 콜롬비아 수비진을 공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후반전에는 가고-아궤로-이과인을 교체 투입하면서 화력 보강에 나섰습니다. 테베스-이과인-아궤로가 스리톱을 맡고 가고-메시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마스체라노가 홀딩을 담당하는 공격 변화를 노렸죠. 하지만 테베스-아궤로가 측면에서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이과인이 최전방에서 고립되었고, 가고는 경기 흐름을 바꾸지 못했고, 메시는 동료들의 부진속에서 점점 지친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 볼리비아전에서 동점골을 넣으며 위기의 아르헨티나를 구했던 아궤로도 팀의 무기력한 분위기에 휩쓸리고 말았습니다. 서로 어긋나는 공격을 펼치면서 끝내 득점없이 비겼죠.

또한 전반 25분에는 실점 위기에 몰렸습니다. 밀리토가 부르디소의 오른쪽 횡패스를 받아 골키퍼 로메로에게 백패스를 연결한 것이 콜롬비아 왼쪽 윙어 라모스에게 차단 당했습니다. 그 상황에서 다이로 모레노가 볼을 터치하여 슈팅한 것이 골대 바깥을 스치고 말았죠. 박스쪽에서 침착히 대응했다면 아르헨티나는 실점을 허용했을 것입니다.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 한국전에서 이청용에게 골을 내줬던 상황과 흡사합니다. 수비수들이 볼을 돌리는 경우가 잦았지만 일시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상대 공격 옵션에게 볼을 빼앗기고 말았죠. 공격력에 이어 수비력까지 불안했던 아르헨티나 였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오는 12일 코스타리카전에 나섭니다. 이 경기에서 무조건 이겨야 8강 진출을 자신할 수 있습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코스타리카에 앞서지만 지난 두 경기 양상을 놓고 보면 승리를 확신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선수들의 응집력이 하루 아침에 좋아질 수는 없지만, 서로 공격을 해결하거나 지나치게 개인 역량에 의존하는 플레이를 자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적어도 개인 클래스는 남미 상위권이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팀 클래스를 보완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코스타리카전에서는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죠. 볼리비아-콜롬비아전에서의 무기력함을 극복할지 다음 경기가 주목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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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짱똘이찌니 2011.07.08 06: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르헨티나 12일 코스타리카전에서 꼭 승리해야 겠군요.
    무기력함을 떨쳐버리기 위해선 한번의 달콤한 승리가 꼭 필요 할텐데
    화이팅 한번 외쳐 봅니다. ^^

  2. 멀티라이프 2011.07.08 06: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대는 항상 뭔가 아쉬운 아르헨티나...
    클럽에서는 참 잘하는 선수들인데 말이에요~~~
    좋은 하루 되세요!

  3. 들잎 2011.07.08 07: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 같은 선수진으로 나서는지 잘모르겟더군요. 파스토레도 상당히 좋은 선수고 수비수들의 시선을 분산시켜 줄수 잇을것같은대....특히 라베찌는 점점더 부진 하고잇는것 같습니다. 좋은 선수들이 많은 이점을 감독은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잇는 것같습니다.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것은 그만큼 변화를 주어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것인데 전혀 변화를 주지 않은것 같네요. 오죽 하면 공격만 하던 마라도나가 더 낫다 하는지...
    여기서 아르헨티나가 발전 한다면 믿음의 축구라 평가 받겟지만
    부진에 그친다면 결국 고집만 부리다 졸전을 면치 못한 샘이 되겟군요.

  4. 노지 2011.07.08 07: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각자 개성이 뚜렷한 선수들이
    팀윅이 형성되지 않으니까, 아무것도 되지가 않는군요;

  5. 공감공유 2011.07.08 08: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르헨티나가 선수진들은 정말 좋은데ㅠ.ㅠ 역시 팀웍이 중요하네요 ㅠ

  6. 파스토레.. 2011.07.08 08: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선수들이 많은데 메시하나만 살리려다가 바보된거아니요...독일월드컵때 메시가 세르비아전에 교체나와서 30분만에 1골1어시했음 당시 아르헨조직력이 대박이었구요...팀전체를 살리면 그안에서 에이스가 빛을 발하는법인데...바르샤 라고해도 다를까요?07~08년도 맨유한테 챔스4강에서 떨어지고 그이후에 동기부여 상실하고 무너질때 그때 메시도 별도리가없었음...마찬가지임..팀이 바닥을치면 에이스도 침몰하는배를 혼자서 살려내진못함...

  7. 큐빅스 2011.07.08 1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은 화려한데 뭔가 팀웍에 문제가 있나 보네요.

  8. 대관령꽁지 2011.07.08 12: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는 더이상 물러날곳이 없는 아르헨티나 이군요.
    각자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라도 팀이 중요하단 말씀 공감 합니다.

  9. 이건 감독이문제 2011.07.08 16: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수들의 팀워크도 문제지만 이건 감독의 지휘력부족이라고 밖에 말못하겠군요
    마라도나감독이 물러나고 새감독이 바티스타감독이 왔지만 이전마라도나 감독떄와 크게 다른점이 없어보이고 오히려 그때보다 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잇습니다.!!

  10. 모피우스 2011.07.09 08: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봤는데... 아르헨티나 축구는 가슴 속에 조국은 있어도 희생은 없어 보였습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