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K리그가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16개 구단이 15경기씩 소화하면서 K리그 30라운드 중에 절반이 끝났습니다. 전반기 15경기는 여러가지 악재들이 터지는 슬픔과 안타까움, 분노 속에서도 어느 때보다 순위 싸움이 치열했습니다. 당초 우승 후보로 꼽혔던 팀들이 부진하면서 6강 플레이오프 경쟁이 지난해보다 뜨거울 전망입니다. 이름값에 걸맞는 스타 플레이어들의 기세가 하늘을 찔렀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도 있었죠. K리그 중간 결산 차원에서 5가지 핵심 이슈를 돌아봤습니다.

1. K리그는 수비 축구? 공격 축구의 승리!

올 시즌 K리그 초반에는 언론 기사에 '구름 관중'이라는 단어를 쉽게 찾을 정도로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4월 9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K리그 5라운드 8경기에서 10골에 그쳤고, 그 중에 4경기가 0-0 무승부로 끝나면서 수비 축구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K리그가 재미없다는 늬앙스의 반응을 쉽게 접할 수 있었죠. 단지 한 라운드에서 득점 운이 안따랐을 뿐인데 일부에서 수비 축구를 운운하며 K리그를 비판했고 대중들에게 안좋은 이미지를 심어줬습니다. 공격 축구가 존재하면 수비 축구는 필연적으로 따라오며, 단지 골 숫자 때문에 수비 축구를 한다고 재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수비 축구 논란은 끝내 공격 축구를 지향하는 팀들의 기세에 밀리고 말았죠.

전반기까지의 K리그는 수비 축구의 대세가 아닌 '공격 축구의 승리' 였습니다. 지금까지 공격 축구가 완성된 팀들의 순위가 높았죠. K리그 '2강' 체제를 형성한 1위 전북, 2위 포항의 콘셉트는 '닥공(닥치고 공격)' 입니다. 특히 전북은 15경기에서 36골을 기록하여 팀 득점 1위를 질주했고 2위 포항(26골)에 10골 앞서면서 '전북셀로나'의 위험을 과시했습니다. 2위 포항은 미드필더진의 응집력을 필두로 공격에 무게감을 두는 경기 내용을 보여줬습니다. 2004년 부터 지방 팀과 수도권 팀이 1년씩 K리그 우승을 번갈아갔던 통계적 흐름이라면, 올 시즌 전북과 포항중에 한 팀이 K리그에서 우승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3위 제주는 1위 전북과의 승점이 9점 차이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격 축구를 지향했습니다.

2. 승부조작으로 얼룩진 K리그, 신영록은 의식 찾았다

최근에 불거진 K리그 승부조작 사태는 축구팬 입장에서 잊고 싶고, 알고 싶지도 않은 이슈입니다. K리그 승부조작을 일으켰던 선수들이 구속 및 불구속 되거나 프로축구연맹에 의해 영구 제명 처분을 받았고, 승부조작 혐의를 받았던 어느 전직 K리거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지난 11일 FC서울-포항 경기에서는 4만 4358명의 관중이 몰려들며 K리그가 승부조작 시련을 이겨내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몇몇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연루된 사실이 새롭게 전해지면서 축구팬들이 또 다시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난 26일에는 상위권 팀의 한 골키퍼가 승부조작을 자진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죠. 승부조작 수사는 앞으로도 계속 될 전망입니다.

이러한 승부조작의 시름 속에서도 '영록바' 신영록(제주)은 오늘 오전 의식을 회복하여 축구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을 전해줬습니다. 신영록은 지난달 8일 대구전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지면서 50일 동안 의식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한때 뇌에 간질파가 찾아오면서 정상 상태로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지체되었지만, 영록바의 쾌유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과 소망의 메시지가 와닿았는지 마침내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일상 생활 복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제주 한라병원측 발표가 전해지면서 그동안 쌓였던 걱정을 한 시름 덜게 됐습니다.

3. 이동국-김정우-데얀의 흥미로운 킬러 경쟁

최근 K리그는 득점왕의 독주 체제가 두드러졌습니다. 2009년 이동국(전북, 21골) 2010년 유병수(인천, 22골)가 그랬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누가 득점왕에 등극할지 알 수 없습니다. '사자왕' 이동국이 10골을 넣으며 2009년 영광 재현에 나섰고, '뼈트라이커' 김정우(상주)가 올 시즌 공격수 변신에 성공하여 이동국과 10골 동률을 이루며 득점 공동 선두를 달렸습니다. 득점 3위 데얀(서울, 8골)은 지난 25일 인천전에서 골을 넣으며 같은 라운드에서 골이 없었던 이동국-김정우와의 격차를 좁혔습니다. 이를 반증하듯, 어느 축구 잡지와 포털사이트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축구스타 K(월간 베스트 플레이어)'에서는 김정우-이동국-데얀이 각각 3월, 4월, 5월의 축구스타K를 수상했습니다. 세 명의 공격수가 올 시즌 K리그 흥행을 짊어지게 됐죠.

세 명의 공격수는 득점왕을 향한 동기부여가 남다릅니다. 이동국은 생애 두 번째 득점왕을 꿈꾸며 '현존하는 K리그 최고의 공격수' 이미지를 키울 수 있고, 김정우는 자신의 공격수 변신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었다는 성과를 남기면서, 데얀은 K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외국인 공격수 레전드로 회자 될 결정타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관건은 지금의 득점 페이스를 최종 라운드까지 유지하느냐 입니다. 이동국은 AFC 챔피언스리그 병행에, 김정우는 오는 9월 말 성남 복귀시 라돈치치-조동건과 공존하는 숙제, 데얀은 자신의 마땅한 투톱 파트너가 없습니다. 세 명 모두 상대 수비진의 집중 견제까지 이겨내야 합니다. 과연 누가 2011 K리그 득점왕의 영예를 안을지 주목됩니다.

4. 서울-수원, 우승 후보들의 '이유 있는' 부진

서울과 수원은 올 시즌 K리그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으나 현실은 중위권과 하위권을 오가는 상황입니다. 먼저, 서울은 지난 3월 6일 수원과의 개막전에서 무기력한 경기 내용끝에 0-2로 패하면서 K리그 챔피언 위용을 잃었습니다. 계속된 성적 부진으로 황보관 전 감독이 사임했고, 몰리나가 전술적인 계륵이 되면서 외국인 선수 F4(데얀-몰리나-제파로프-아디) 위력이 반감되었고, 최태욱 부상이 장기화 되었고, '피터팬' 이승렬은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정조국-최효진-김진규-김치우 등 주력 선수들의 이탈 공백을 메우지 못했습니다. 최용수 감독 대행 부임 이후 경기력 회복에 나섰지만 최근 K리그 4경기에서는 1승2무1패에 그쳤습니다. 9위에 처진 팀 성적이 어색합니다.

수원은 지난 11일 제주전까지 K리그 7연속 무승(1무6패)의 늪에 빠지면서 1위에서 14위까지 추락했습니다. 마토-황재원의 느린 발, 이용래-오장은 중원 공존 실패, 플레이메이커 및 홀딩맨 부재, 최성국을 비롯한 다수의 공격수들 부진 등 전술적인 여러 악재들이 겹치면서 무기력한 행보를 거듭했습니다. 윤성효 감독을 향한 수원팬들의 질타가 끊이지 않았죠. 수원은 최근 K리그 2연승으로 성적을 7위까지 올렸지만 지금의 순위 향상이 일시적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이용래-최성국-황재원-곽희주가 부상으로 빠졌고 오는 주말 포항전에서는 최성환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합니다. 3백을 어떻게 구성할지, 아니면 4백으로 전환할지 궁금합니다.

5. 6강 플레이오프 경쟁, 올해가 가장 치열하다

K리그 '2강' 전북-포항은 후반기에 별 다른 이변이 없으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무난합니다. 나머지 6강 티켓 4장에 도전하는 팀들은 3위 제주부터 13위 광주까지 범위를 넓힐 수 있습니다. 무려 6팀(7위 수원~12위 경남)이 시즌 중반에 승점 20점을 기록하는 보기 드문일이 나타났죠. 광주는 승점 18점으로 13위를 기록중이지만 6위 상주(21점)와의 승점이 불과 3점 밖에 되지 않으며, 3위 제주(25점)와는 7점 차이 입니다. 후반기에 분발하면 K리그 창단 첫 해에 6강 고지를 밟는 기념비적인 돌풍을 일으킬지 모릅니다. 하위권 이미지가 강했던 10위 대구도 K리그 첫 6강 진출에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죠. 6위 상주가 최근 K리그 3연패를 당하면서 승점 20점 이하의 팀들이 6강 희망을 품게 됐습니다.

6강 플레이오프 경쟁은 올해가 가장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수원이 기대 이하의 행보를 나타내면서 가을에는 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며 중동으로 이동하는 체력적 부담에 직면했고, 3위 제주는 올 시즌 15경기 1골에 그친 김은중 득점력에 발목 잡혔고, 4위 전남-5위 인천은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할지 관건입니다. 11위 울산은 스쿼드 이름값에 비해 성적이 안좋았습니다. 상주-부산-대구-경남-광주 같은 6강 인연이 드물었거나 예산이 적은 구단들의 도약과 맞물리면 과연 어느 팀이 6강에 진출할지 쉽게 가늠할 수 없습니다. 하위권팀을 겨냥한 승강제가 없는 것이 아쉽지만 6강 경쟁 만큼은 흥미진진 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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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싸커몽키 2011.06.27 19: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후반기에는 더욱 재밌는 K리그가 되었으면 합니다.

  2. 큐빅스 2011.06.27 21: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승부조작이라는 악몽에서 벗어나
    재밌는 경기 보여줬으면 하네요^^

  3. 모르세 2011.06.28 10: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축구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활성화 되기를 기원 합니다.

  4. shinlucky 2011.06.28 1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축구는 잘 모르다가 골키퍼 조작 기사때부터 조금씩 보고 있는데,
    내용 잘 읽고 갑니다. ㅎㅎ

  5. ageratum 2011.06.28 13: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에도 또 승부조작 소식이 들려서 안타깝네요..
    그나마 신영록 선수가 깨어나서 다행입니다..^^

  6. Rita 2011.06.28 14: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보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