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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한국의 오만전 3-1 역전승, 통쾌한 승리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2012 런던 올림픽 2차 예선을 앞둔 평가전에서 역전승을 했습니다. 특히 후반전에 3골을 몰아넣는 응집력을 발휘하며 통쾌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한국은 1일 저녁 7시 강릉 종합 운동장에서 진행된 오만 올림픽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3-1로 승리했습니다. 전반 22분 알 하드리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2분 황도연이 동점골을 넣었습니다. 후반 11분과 35분에는 배천석이 역전골과 쐐기골을 작렬하며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오는 19일과 23일에는 런던 올림픽 2차 예선 요르단전을 홈&어웨이로 치를 예정입니다. 반면 오만은 후반 28분 알 샤트리, 후반 35분 알 하드리가 퇴장당하면서 스스로 패배를 자초했습니다.

한국vs오만, 팽팽했던 경기 초반

한국은 오만전에서 4-4-1-1로 나섰습니다. 하강진이 골키퍼, 윤석영-황도연-오재석-정동호가 수비수, 김보경-문기한-김은후-이승렬이 미드필더, 김영근이 쉐도우, 지동원이 타겟맨으로 출전했습니다. 홍명보호 주축 선수였던 구자철-김영권-홍정호가 조광래호에 차출되었고, 조영철-서정진-홍철이 부상으로 빠졌던 공백이 오만전 변수로 작용합니다. 김영근-김은후 같은 무명에 가까운 미드필더들이 일취월장한 기량을 발휘할지 주목됐습니다. 오만은 알 사디-알 하드리를 플랫 투톱으로 서는 4-4-2를 활용했습니다.

그런 한국은 전반 2분과 3분에 걸쳐 오만에게 역습을 허용했습니다. 2분에는 오만 공격 옵션들이 우리 문전쪽으로 침투를 시도할 때 수비수들이 한쪽 방향으로 활동 반경이 쏠렸고, 3분에는 미드필더진에서 패스가 차단되면서 오만에게 역습을 내줬습니다. 또한 오만은 공격진을 윗쪽으로 올리면서 커팅 및 역습을 노리는 움직임이 역력했습니다. 반면 한국은 지동원이 경기 상황에 따라 왼쪽 측면 및 중앙을 번갈아가며 활동 폭을 넓혔습니다. 김보경이 전반 7분 지동원에게 로빙으로 침투패스를 연결했던 장면이 일품이었죠.(오프사이드였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국이 앞섰지만 경기 초반 분위기는 생각보다 팽팽했습니다.

공격력 난조 및 선제골 허용이 아쉬웠던 전반전

한국은 전반 15분까지 슈팅 3-1(유효 슈팅 0-0, 개) 코너킥 4-0(개) 점유율 55-45(%)로 앞서면서 오만보다 더 많은 골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른 시간에 골을 터뜨리지 못했지만 미드필더진에서 공격진으로 연결되는 패스가 대부분 정확했습니다. 특히 쉐도우로 뛰었던 김영근은 후방 옵션에게 패스를 받으려는 움직임, 주변 동료 선수에게 찔러주는 패싱력이 좋았습니다. 코너킥때는 키커로 나서면서 날카로운 킥력을 보여줬죠. 전반 20분에는 김보경을 활용한 원투패스를 주도하면서 왼쪽으로 패스를 내주는 재치를 선보였습니다. 미드필더진과 지동원 사이에서 연계를 시도하는 모습이 적극적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 22분 오만에게 선제골을 내줬습니다. 오만 공격수 알 하드리가 왼쪽 측면에서 중앙쪽으로 대각선 돌파를 시도한 뒤, 문기한-황도연을 앞에 두고 오른발 엄지발가락 왼쪽으로 볼에 회전을 거는 슈팅을 날렸던 것이 한국의 골망을 갈랐습니다. 그 이전에는 오재석이 측면에서 태클로 알 하드리가 소유한 볼을 커팅했으나, 그 볼을 터치하지 못하면서 알 사디에게 빼앗겼고 알 하드리의 골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알 하드리 주변에 있는 우리 선수 중에서 누군가가 앞쪽으로 빠지면서 견제했다면 쇄도하는 템포를 떨어뜨릴 수 있었습니다. 수비진의 집중력 문제가 나타났죠. 한국 수비수보다는 알 하드리가 경기를 열정적으로 뛰었습니다.

그 이후의 한국은 미드필더진을 올리면서 공세를 시도했습니다. 또는 오만이 볼을 잡으면 미드필더들이 수비쪽으로 빨리 내려가면서 존 디펜스 유지에 주력했죠. 문제는 오만 선수들의 수비 전환 속도가 빠르면서 한국의 공격이 끊어지는 현상이 잦아졌습니다. 전반 29분에는 미드필더진이 지동원쪽으로 롱볼을 밀어줬으나 상대 수비수에게 볼이 차단되는 문제점이 나타났죠. 예상치 못한 선제 실점을 내주면서 오만 선수들의 기가 살아났습니다. 전반 31분까지는 코너킥 7개를 시도했으나 단 한 번이라도 골을 결정짓지 못했습니다. 선수들의 세트 피스 대처 능력이 떨어졌습니다. 참고로, 점유율에서는 59-41(%)로 앞섰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좌우 측면을 활용한 돌파로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미드필더들이 오만 진영에서 상대 선수들의 시선을 볼쪽으로 유도할때 측면쪽으로 빠르게 패스를 밀어줬죠. 그 과정에서 전반 32분에는 정동호가 오른쪽 측면, 33분에는 김영근이 왼쪽 측면 빈 공간을 침투했습니다. 37분에는 김보경이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띄웠죠. 하지만 측면에서 중앙으로 연결되는 패스가 부정확하게 향하면서 공격이 끊겼습니다. 실점 이전에는 김영근 패싱력, 지동원 공간 창출을 통해서 공격의 중심을 잡았지만 그 이후에는 점유율 및 코너킥이 많은 것 이외에는 공격에서 별 다른 특징이 없었습니다. 공격진으로 향하는 패스가 번번이 끊어졌죠.

특히 이승렬이 부진했습니다. 상대 수비 뒷 공간을 침투하는 꾸준함이 부족하며, 볼 터치가 불안하고, 몇차례 패스가 부정확했고, 전반 43분에는 무리하게 슈팅을 날리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소속팀 FC서울에서의 부진 여파가 홍명보호까지 이어졌습니다. 오른쪽 측면에 익숙하지 않은 특징을 감안해도 조영철-서정진-김보경-김지웅-김태환-박준태와의 주전 경쟁을 감안하면 오만전에서 분발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죠.

황도연 동점골, 배천석 2골...한국 3:1 승리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정동호-김보경-김은후를 빼고 유지노-김태환-배천석을 교체 투입했습니다. 유지노가 정동호 대신에 오른쪽 풀백을 맡았고, 미드필더진이 이승렬-문기한-김영근-김태환으로 짜였고, 지동원-배천석이 투톱으로 나섰습니다. 후반 2분은 황도연이 동점골을 작렬했습니다. 김태환이 박스 오른쪽에서 왼발과 오른발을 활용한 터닝 페인트 모션을 취하면서 크로스를 띄웠던 것이 황도연의 헤딩골로 이어졌습니다. 황도연은 센터백이지만 상대 선수들이 김태환쪽에 시선이 쏠렸을때 문전으로 이동하면서 과감히 슈팅을 날렸던 시도가 좋았습니다.

후반 11분에는 배천석이 역전골을 터뜨렸습니다. 지동원의 왼쪽 측면 크로스가 배천석의 헤딩 역전골로 이어졌죠. 동점골과 역전골은 측면 크로스가 헤딩골로 연결된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첫번째 골 때는 김태환의 터닝 페인팅, 두번째 골 때는 지동원의 크로스 타이밍이 빨랐습니다. 상대 수비수들이 수비 전열을 가다듬기 어려울 정도로 말입니다. 상대 박스 부근에서 볼 배급이 완만하고 세밀하지 못했던 전반전과 다른 양상이었죠. 후반 시작때 3명의 선수를 바꾸면서 선수들의 분발을 유도했고 전술 변화를 단행한 것이 2-1 역전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후반 15분에는 이승렬 대신에 문상윤이 교체 투입했습니다.

선덜랜드 이적설로 주목받는 지동원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습니다. 특정 영역을 가리지 않고 후방에서 넘어오는 볼을 터치하려는 열의, 안정적인 볼 터치, 상대 수비 형태에 따라 패스-크로스-돌파를 시도하며 꾸준히 골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후반 17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오른발로 볼의 회전을 걸면서 슈팅을 날린거이 골 포스트를 강타했지만 과감한 시도가 좋았습니다. 적어도 올림픽 대표팀 내에서는 경기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하는 능력이 좋아졌죠. 특히 배천석이 교체 투입하면서 2선으로 빠지는 움직임이 경쾌했습니다. 지난 1월 아시안컵에서 한국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던 경험까지 포함하면 홍명보호에서의 입지가 커졌습니다.

한국은 2-1 이후에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후반 31분 공격 점유율에서 84-16(%)의 압도적인 수치를 나타내면서 추가골을 노렸습니다. 그 이전이었던 후반 28분에는 오만의 알 샤트리가 경고 누적에 의한 퇴장을 당했습니다. 30분에는 김영근이 교체되고 이명주가 조커로 나섰습니다. 특히 김영근은 후반 29분 왼발 프리킥이 상대 골대 바깥을 스쳤지만 제법 날카로웠습니다. 후반 35분에는 배천석이 골을 터뜨렸습니다. 김태환이 박스 오른쪽에서 밀어줬던 크로스를 헤딩골로 피니시를 지었죠. 오만전에서 2골 넣으면서 홍명보호의 새로운 킬러로 거듭났습니다. 41-43분에 오만 진영 가까이에서 슈팅을 시도하면서 골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이 뛰어남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오만전은 숭실대 듀오 배천석-김영근의 스타 탄생을 알렸습니다.

그런 한국은 후반 37분 오만의 알 하드리가 퇴장당하면서 11-9명으로 수적 우세를 점했습니다. 후반 39분에는 지동원-문기한을 빼고 김동섭-정우영을 마지막 조커로 활용했습니다. 그래서 수비수들이 짧은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시간을 버는 여유를 보였습니다. 전반전에는 0-1로 밀렸지만 후반전에는 3골을 넣으면서 결국 3-1로 승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