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은 최용수 감독 대행의 부임 이후 7경기에서 5승1무1패를 기록했습니다. 감독 교체를 단행하면서 시즌 초반 위기에서 벗어나 경기력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제주전 2-1 역전승 과정에서 보듯, 경기를 반드시 이기겠다는 승리 의지가 되살아나면서 강팀의 면모를 조금씩 회복중이죠. 골키퍼 김용대가 부상에서 돌아왔고, 데얀이 시즌 초반 부진에서 벗어났고, '투고' 고명진-고요한 콤비의 오름세가 서울이 활력을 되찾게 했으며, 최용수 감독 대행의 '형님 리더십'이 여론의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 대행이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하나 있습니다. 콜롬비아 출신 윙어 마우리시오 몰리나(31)가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몰리나는 올 시즌 K리그 11경기에서 1골 3도움 기록했습니다. 성남에서 뛰었던 2009년 17경기 10골 3도움, 2010년 33경기 12골 8도움에 비하면 골이 부족합니다. 전형적인 공격수는 아니지만 스탯을 봐도 문제점이 감지됩니다. 더욱이 올해는 11경기에서 21개의 슈팅을 날렸음에도 1골에 그쳤습니다. 미들라이커의 자취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서울이 몰리나를 영입한 것은 K리그 2연패 및 아시아 제패를 이루기 위해서 입니다. 몰리나는 K리그에서 검증된 미들라이커 이며, 지난해 성남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주도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상무에 입대한 김치우 공백을 메우겠다는 복안이 있겠지만, 몰리나의 역량이라면 성남에 이어 서울의 에이스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대치가 있었습니다. 그런 서울은 더블 우승(K리그-포스코컵)을 이루었던 지난해 보다 전력이 막강해진 면모를 발휘하려면 대형 선수 영입 카드를 꺼내들 필요가 있었죠. K리그 디펜딩 챔피언의 빅 샤이닝은 몰리나 였습니다.

하지만 몰리나는 2011시즌 시작 후 3개월 동안 서울 전력에서 겉돌았습니다. 공격수로서 데얀과의 공존에 어려움을 겪었고,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팀 공격의 무게 중심을 잡지 못했고, 윙어로서 과감함과 날카로움이 부족했습니다. 특히 측면에서 뛸 때는 성남 시절에 비해 동료 선수와의 연계 플레이가 매끄럽지 못하며, 빠른 공격이 진행 될 때 볼 터치가 적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팀원들과 융화가 안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데얀과의 부조화 또한 같은 맥락이죠. 몰리나가 서울의 닥공에 적응하지 못했거나(성남의 카운트 어택과는 다른 의미) 또는 서울이 콜롬비아 윙어의 장점을 팀 전술에 반영하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둘 중에 하나 혹은 둘 다 입니다.

특히 몰리나가 시즌 초부터 중앙에 배치 된 것은 공격력 저하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성남에서는 측면에서 공간을 넓히면서 날카로운 볼 배급을 시도하거나 또는 공간 침투를 노리며 상대 문전을 공략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상대 수비에게 막히는 문제점을 노출했습니다. 측면보다는 중앙의 압박 강도가 견고한 것이 축구의 일반적인 흐름임을 감안하면 몰리나의 중앙 배치는 좋은 예가 아니었습니다. 올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40골을 작렬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측면에 있을때에 비해 원톱으로서의 포스가 떨어지는 것 처럼 말입니다. 득점력이 뛰어난 윙어가 누구나 공격수에 쉽게 적응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몰리나의 중앙 배치는 서울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2010시즌 종료 후 프랑스 오세르로 이적했던 정조국 대체자가 마땅치 않죠. 시즌 초반 센터백으로 전환했던 방승환, 신인 이재안으로는 역부족 입니다. 데얀 한 명으로 버티기 마땅찮은 서울 입장에서는 몰리나의 중앙 이동을 만지작 거렸을지 모릅니다. 측면에는 제파로프-이승렬-김태환-고요한-어경준 같은 옵션들이 풍부했던 것도 몰리나의 포지션 전환이 가능했던 이유입니다. 특히 '몰리나 주 포지션' 왼쪽에서 뛸 수 있는 제파로프-이승렬은 지난해 서울 우승의 핵심 멤버였습니다.

하지만 몰리나는 데얀과의 동선이 겹치면서 서울의 공격 마무리가 떨어지는 문제점을 키우고 말았습니다. 미드필더가 볼을 잡을때 밑쪽으로 이동해서 패스를 받을때의 움직임이 데얀과 중복되죠. 데얀은 지난해부터 쉐도우로 전환하면서 서울 공격의 또 다른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했습니다. 정조국처럼 박스쪽에서 상대와 경합하면서 빈 공간을 만들어내는 타입이 아니죠. 그런데 몰리나는 정조국 같은 유형이 아니었습니다. 데얀과의 공존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입니다.

지난 21일 대구전에서는 4-4-2의 오른쪽 윙어로 뛰었습니다. 빨랫줄 같은 프리킥을 올렸던 것을 제외하면 공격 과정에서 이렇다할 활약이 없었습니다. 서울이 그 경기에서 0-2로 패했음을 감안해도, 오른쪽 측면에서 윤시호에게 봉쇄 당하면서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 것은 팀 전력에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이름값이라면 대구전에서 위기의 서울을 구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했지만 문제는 그동안 많은 경기에 뛰었던 체력 저하가 아쉬웠습니다. 평소보다 몸이 무거웠죠. 윤시호가 1차 저지선이 되고 조형익이 협력하는 대구의 압박을 뚫지 못했던 원인입니다.
 
현실적으로 몰리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최태욱이 조만간 부상에서 복귀할 예정입니다. 몰리나가 대구전에서 뛰었던 오른쪽은 최태욱의 자리입니다. 왼쪽에서는 제파로프-이승렬이 있습니다.(이승렬은 부상에서 복귀) 데얀과의 공존을 위해 노력하거나 아니면 윙어로서 주전 경쟁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부진이 깊어지면 점점 힘겨운 시간을 보낼지 모르겠지만, 자신을 영입했던 서울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하려면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그런 몰리나에게 필요한 것은 단 한 가지 입니다. 자신만의 개성을 찾아야 합니다. 특유의 번뜩이는 돌파 및 세밀한 볼 배급으로 상대 수비 밸런스를 무너뜨려야 할 것입니다. 말로는 쉽겠지만 지금까지 실전에서는 과감한 움직임이 결여된 문제점을 나타냈습니다. 좀 더 볼에 집중적으로 관여하면서 동료 선수와의 호흡을 늘려야죠. 그 과정에서 팀 플레이에 자신감을 얻으면 자신만의 색깔을 낼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가져와야 합니다. 팀이 몰리나를 맞출 수는 없습니다. 서울은 2010년의 성남보다 선수층이 두껍고 해결사가 즐비합니다. 몰리나의 노력이 중요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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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파란연필 2011.05.25 10: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단과 팬들이 거는 기대가 클텐데 말이죠.. 열심히 했으면 좋겠네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2. 라이너스 2011.05.25 11: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갑니다. 행복한 한주되세요^^

  3. 안다 2011.05.25 17: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성 찾으면 안됩니다~!
    수원도 요새 계속 고전인데...서울이 잘하면, 몰리나가 잘하면 안되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