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는 현장에서 직접 봐야 재미있다" 말이 있습니다. 'K리그는 재미없다'는 잘못된 편견을 지닌 사람들의 주장과 대조적이죠. 축구는 연예 오락 프로그램 및 드라마처럼 TV 브라운관으로 즐기는 것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K리그 축구팬 및 전문가들이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를 알고 싶다면 경기장에 직접 가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축구의 매력이 K리그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셔널리그, 챌린저스리그, U리그(대학 축구리그), 초중고리그 등 현장에서 축구를 즐길 거리가 많습니다. 경기장에 가는게 버거우면 동네 어딘가에서 진행되는 조기 축구를 볼 수 있죠. 얼마전 이영표가 트위터를 통해서 축구를 좋아하고 수준 높은 식견을 가진 사람이 조기 축구를 재미있게 보는 사람이라고 언급한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엄연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린 시절에 동네 또는 학교에서 축구를 하는 또래들의 모습에 익숙합니다. K리그도 그런 논리입니다. 축구의 재미는 현장이 답안입니다.

최용수 감독 대행, FC서울의 흥행을 깨우다

사실은 놀랬습니다. FC서울의 지난 4일 AFC 챔피언스리그 32강 5차전 알 아인(UAE)전 홈 관중 숫자 말입니다. 화요일 저녁에 펼쳐진 경기에서 2만 3,623명의 관중이 몰렸죠. 어린이 무료 관중까지 포함하면 3~4만명이 몰렸습니다.(아마도 무료 입장 관중이 공식 집계에서 없었던 것 같습니다.) 평일 저녁에 수많은 관중들이 K리그 경기장에 운집한 것 만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그것도 정규리그에 비해 흥행이 떨어지는 AFC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 본선에서 말입니다. 야간에 쌀쌀한 날씨에서 진행되었던 지난 3월 15일 항저우전 관중이 6,103명 이었음을 상기하면 알 아인전 관중 숫자는 단순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저만의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서울의 지난달 30일 제주전 2-1 역전승이 알 아인전 흥행의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주전은 최용수 감독 대행이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았던 경기였죠. 정장을 입고 비를 맞으면서 선수들을 독려했던 열성적인 지도력이 서울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고, 선수들은 0-1로 밀렸던 경기 흐름을 2-1로 역전시키며 승리의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전임 감독 시절의 무기력했던 면모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순간이었죠.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며 동기부여를 자극했던 최용수 감독 대행의 메시지가 서울팬들을 감격시켰고, 그 결과는 알 아인전 관중으로 직결됐습니다.

서울은 최용수 감독 대행 체제 이후에 4경기에서 3승1무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제주전 2-1 승리, 4일 알 아인전 3-0 승리, 8일 상주전 4-3 승리, 11일 항저우전 1-1 무승부를 올렸죠. 항저우 원정에서는 상대팀의 수비 위주 전략에 고전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적지에서 승점을 따낸 것 만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상주전에서 많은 힘을 소모했던 컨디션 문제가 있었다고 봅니다. 그 이전이었던 3경기에서 총 9골을 넣은 끝에 승리한 것은 귀네슈-빙가다 체제의 면모를 되찾았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서울을 상징하는 축구 스타일이 '닥공(닥치고 공격)'이었기 때문이죠.

최용수 감독 대행의 닥공은 귀네슈 체제의 재미있고 아름다운 축구, 빙가다 체제의 승리하는 축구가 모두 결합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 물론 빙가다 체제는 탐색전이 길었기 때문인지 실리적이라는 일각의 견해가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공격에 무게 중심을 두었습니다.(특히 후반전에) 지난 8일 상주 원정은 올 시즌 최고의 명승부 였습니다. 상대팀이 공격적으로 맞서면서 총 7골을 주고 받는 난타전이 벌어졌죠. 서울 선수들은 골을 넣기 위해, 상대 선수보다 더 많이 움직이기 위해 몸을 바치면서 끝내 현영민이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터뜨렸습니다. 서울의 위기가 끝났음을 상징하는 순간 이었습니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최용수 감독 대행과 서울 선수들이 상주전에서 서로 얼싸안으며 환호했던 장면이 포털 메인에 올랐습니다. 최용수 감독 대행이 서울 선수들에게 신뢰받는 지도자임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던 계기였죠. 선수들을 하나로 응집시키는 장악력이 뛰어남을 알 수 있습니다. 평소 선수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교감을 나누었던 이유도 있겠지만, 개성이 강한 빅 클럽 선수들을 하나의 팀으로 결집시키는 능력이 시즌 초반 성적 부진에 빠졌던 서울의 침체를 극복하는 밑바탕이 됐죠. 제주전에서 비를 맞으며 지휘했던 열성과 밀접합니다. 상주전 4-3 승리는 '최용수 매직'의 결과물이었죠. 서울팬들에게 행복한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는 15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릴 경남전은 수많은 관중들의 입장이 예상됩니다. 주말이기 때문입니다. 최용수 매직이 서울을 변화시켰고, 선수들은 승리 의지를 되찾으면서 귀네슈-빙가다 체제에서 단련되었던 닥공에 완전히 익었습니다. 경남을 꺾으면 최대 5위까지 진입할 수 있습니다.(5위 제주가 승점 15점, 10위 서울은 12점) 선수들의 투철한 승리 의지가 예상되는 경남전은 흥행이 보장되었다고 봐야 할 것 입니다. 시즌 초반 구름 관중이 몰렸으나 최근 주춤한 기색이 없지 않았던(개인적으로 수비 축구 논란이 아쉬웠던) K리그 흥행을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서두에서 K리그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K리그 매력에 빠지고 사랑할 수 있는 정답이 현장에 있음을 언급한 겁니다. 흥행을 위해서 다양한 마케팅은 필수이며 그 이전에는 경기 퀄리티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서울의 지난해 평균 관중 3만 시대는 마케팅의 승리였지만, 그 효과가 꾸준함의 결실을 거두었던 원동력은 더블 우승(K리그-포스코컵)을 달성했던 팀 성적이었습니다. 특히 홈에서 18연승을 달성했죠.

그동안 K리그에 관심이 적었던 사람들에게 서울 경기를 추천하면 나중에는 그 분들도 서울을 열렬히 좋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쩌면 그런 흐름이 서울의 평균 관중 3만 시대를 이끌었고, 최근 알 아인전에서 많은 관중들이 몰렸던 결과로 이어졌을지 모릅니다. 최용수 감독 체제가 성공적인 출발을 했던 현 시점에서는 서울팬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K리그가 흥행하려면 최용수 매직은 계속 되어야 할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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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더공 2011.05.12 12: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주 경기하는걸 보니 선수들도 움직임이 많이 달라진 듯 보이더라고요.
    정말... 감독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

  2. 스머프 2011.05.12 13: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울이 이런 모습을 보여줘야.. K리그가 더 재밌어 지는것 같아요. ㅎㅎ

  3. 솜다리™ 2011.05.12 15: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좀 많이 달라진듯 하더라구요..^^

  4. 미르 2011.05.13 2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판 리버풀인 것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