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팀' 광주FC의 1일 대전전 2-0 승리는 의미있는 일입니다. 광주는 K리그 7라운드였던 지난달 24일 '디펜딩 챔피언' 서울전에서 1-0으로 승리했으며, K리그 8라운드에서는 시즌 초반 선두를 내달렸던 대전의 돌풍을 끝내면서 2연승을 기록했습니다. 하위권이었던 팀 성적이 11위(3승1무4패)로 뛰어올랐고, 특히 홈 경기에서 3승1무1패를 올리며 빛고을에 강한 면모를 발휘했습니다. 안방에서는 승리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고 대전전 종료 후에는 그라운드에 쓰러진 선수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광주의 대전전 승리가 의미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상대팀을 6위로 내려 앉혔습니다. 대전은 시즌 초반 1위에 이름을 올렸으나 그 이후 침체에 빠진끝에 광주에게 일격을 당했습니다. 3-4-3 중심의 선 수비-후 역습 전술 및 박은호 공격력이 상대팀들에게 읽히면서 승점 3점 획득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광주의 대전전 승리는 상대팀 약점을 이용했던 노림수가 적중했습니다. 선수들의 활동 반경을 밑으로 내리면서 대전 선수들의 움직임을 앞쪽으로 유도했고 그 과정에서 점유율까지 내줬습니다.(광주 39.5 : 대전 60.5 %) 박은호 집중 견제 및 대전의 공수 밸런스 악화에 초점을 모으면서 상대 공격을 끊는데 집중한 뒤, 빠른 역습으로 대전 골문을 두드렸죠.

그리고 광주는 박기동-김동섭 투톱이 부상으로 결장했던 어려움 속에서 대전전을 치렀습니다. 그럼에도 대전을 2-1로 제압했죠. 주앙파울로가 3경기 연속골을 넣었고, 이승기가 세트 피스 상황에서 골을 터뜨리며 두 명의 공격수 부재를 메웠습니다. 특정 선수 존재감에 의존하지 않음을 대전전에서 입증했죠. 팀 밸런스가 수비에 집중하면서 미드필더들이 종-횡 방향에서 활동 폭을 넓히고, 공격수들이 후방 옵션에게 역습을 받아낼 위치를 찾아다니고 상대 수비 뒷 공간을 흔드는 '팀 플레이'로 무장했습니다. 후반 9분에 조커로 투입했던 안동혁은 빠른 순발력 및 안정적인 볼 터치로 대전 수비와 맞서며 광주의 2-1 리드에 힘을 실어주는 에너지를 쏟았습니다.

물론 광주의 전술은 대전과 다를 바 없습니다. 대전과 함께 3백 및 (3-4-1-2) 선 수비-후 역습을 활용합니다. 하지만 대전 축구와는 '투쟁심'이라는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상대 공격을 악착같이 막아내면서 수비 뒷 공간을 흔드는 재주가 '자줏빛 군단(대전의 애칭)'을 압도했습니다. 두 팀의 객관적인 전력은 열악하지만, 경기에 몰입하는 집중력 및 승리 의지가 광주와 대전의 희비를 엇갈리게 했습니다. 대전의 박은호는 광주의 끈끈한 밀착 견제를 이겨내지 못했고, 김성준-황진산으로 짜인 더블 볼란치는 광주의 빠른 역습을 차단하지 못했습니다. 2실점을 범했던 전반전에는 수비 전체가 불안정한 인상이 짙었습니다.

일각에서는 광주의 전술을 못마땅하게 여길지 모릅니다. 최근 K리그가 수비 축구 논란에 시달리면서, 3백 혹은 수비 중심의 전술을 활용하는 팀들에 대한 안좋은 시선을 보내는 일부 여론의 반응이 있습니다. 하지만 광주의 수비 축구는 비판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선수층이 화려하거나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던 팀들과 같은 축구 스타일을 펼치기에는 환경적인 뒷받침이 되지 못합니다. 광주는 선수 대부분의 경험 및 전국구 스타플레이어가 부족하며 시즌 전까지 최하위 전력으로 지목 받았습니다. K리그에서 승승장구하려면 주어진 여건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며 수비 축구 내지는 선 수비-후 역습이 팀 전술의 근간이 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광주의 축구 색깔을 '생존 축구'로 정의합니다. 다른 팀에 비해 여건이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위한 집념을 키우며 그라운드에서 무한 열정으로 똘똘 뭉쳤습니다. 최근에는 2연승을 달리면서 승리욕이 부쩍 좋아졌다는 생각입니다. 지난달 16일 전북 원정 1-6 대패 이후 수비진이 각성하면서 서울전 무실점, 대전전 박은호 봉쇄 성공으로 2연승 원동력을 마련했습니다. 수비력이 뒷받침되어야 공격 옵션들이 포어 체킹 및 역습 기회를 늘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광주는 하위권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지않는 전략이 중요하며, 2연승의 결실이었던 '생존 축구'는 칭찬받아야 마땅합니다.

광주가 분발해야 하는 이유는 K리그가 2013년이 되면 승강제를 시행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는 모든 K리그 팀들이 강등을 걱정하며 경기력 향상에 이바지해야 합니다. 물론 강등이 어떤 형태로 진행될 지는 원칙이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2012시즌 최하위권 팀을 하부리그로 내릴지, 아니면 최근 몇 시즌 동안 순위가 안좋았던 팀이 강등 대상이 될 지 알 수 없습니다. 광주를 비롯한 선수층이 어려운 시민 구단 및 도민 구단들이 불안한 이유죠. 그래서 광주는 올 시즌 하위권을 면하는 것 부터 중요합니다. 그런 자신감이라면 2012시즌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여유를 느낄 것입니다. 생존 축구의 힘이 지속되어야 하는 이유죠.

그런 광주의 생존 축구는 많은 사람들이 K리그를 주목하는 스토리 확장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K리그가 수비 축구 논란에 시달렸지만, 역설적으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지지 않으려는 팀들이 승승장구하면서 소위 '아름다운 축구'를 하는 팀들과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을 마련했습니다. 미디어에서는 서로 다른 색깔의 팀들이 대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며 여론의 관심을 유도하도록 보도하면 기존의 K리그 스토리가 풍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는 K리그가 '2연승' 광주를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광주가 앞으로 오름세를 거두려면 공격력이 중요합니다. 수비진 및 미드필더진의 응집력은 전북전 대량 실점 패배에 자극을 받으며 서울전, 대전전 승리의 자신감을 마련했습니다. 그 틀을 계속 유지하면서 공격 옵션들이 역습 과정에서 연계 플레이를 강화하며 '강력한 한 방'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 결정력을 길러야 합니다. 대전과의 후반전에는 상대 박스쪽을 휘젓는 주력 및 볼 컨트롤이 힘에 부치는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향후 광주와 상대하는 팀들은 안성남-주앙파울로-박기동-김동섭이 정점을 이루는 역습을 봉쇄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그래서 광주는 창 끝을 날카롭게 갈으며 생존 축구의 강렬한 임펙트를 키워야 할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최근의 2연승은 선수들의 단합된 응집력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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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angdante 2011.05.02 06: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았습니다!~
    활기찬 월요일 되시길 바랍니다..

  2. Hwoarang 2011.05.02 07: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K-리그에도 승강제 시스템이 도입이 되는군요. 그러면 좀더 치열해지겠네요.... 나가수나 오디션 프로그램이 강세를 갖는 이유가 바로 이런 탈락 시스템이거든요.. 흠흠흠.....

    • 나이스블루 2011.05.02 07: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K리그를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거리가 확장되는 셈이죠. 경기력 향상이라는 이점과 함께 말입니다.

      그리고 오랜만입니다.

      즐거운 한 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