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챔피언' FC서울이 'J리그 챔피언' 나고야 그램퍼스(일본)에게 완패를 당했습니다. 서울의 홈 경기 및 나고야가 외국인 선수 없이 선발 라인업을 꾸렸던 특성을 감안하면 K리그 챔피언의 위용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결과는 정반대 였습니다. 경기 내용에서도 K리그 챔피언 답지 못했습니다.

서울은 19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진행된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32강 F조 4차전 나고야전에서 0-2로 패했습니다. 전반 25분 카나자키 뮤에게 결승골을 허용했으며 후반 37분에는 나가이 켄스케에게 추가골을 내주었죠. 나고야와 더불어 2승1무1패 동률을 이루었으나 승자승 제도에서 밀리면서(나고야전 1무1패) 조 2위로 추락했습니다. 다음달 4일 알 아인(UAE)전에서 승리해야 16강 진출 가능성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K리그까지 포함하면 최근 5경기에서 1승3무1패의 저조한 성적을 거두는 현실입니다.

서울, 나고야 노림수에 무너졌다

서울은 나고야전에서 4-4-2로 나섰습니다. 김용대가 골키퍼, 현영민-아디-여효진-최현태가 수비수, 고요한-제파로프-하대성-어경준이 미드필더, 데얀-몰리나가 공격수로 출전했습니다. 그동안 부상으로 신음했던 하대성이 지난 16일 울산전에서 교체 멤버로 복귀전을 치른 뒤 나고야전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습니다. 나고야는 4-3-3으로 맞섰습니다. 나라자키가 골키퍼, 타나카-마쓰카와-툴리우-아베가 수비수, 오가와-요시무라-후지모토가 미드필더, 카나자키-나가이-요시다가 공격수로 출전했습니다. 타마다, 조슈아 케네디, 나카무라 나오시 같은 주력 선수들이 결장했던 공백을 안고 서울 원정을 치렀죠.

홈팀 서울은 경기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습니다. 나고야보다 공격을 전개하는 기회가 많았고 상대 진영을 파고드는 장면들이 여럿 속출했죠. 경기 템포에서도 나고야보다 더 빨랐습니다. 하지만 서울은 애초부터 '나고야 노림수'에 말렸습니다. 나고야가 완급 조절을 느리게 펼치면서 선수들의 무게 중심이 공격쪽으로 쏠리더니 수비수-미드필더 사이의 공간이 벌어지는 약점이 나타났습니다. 수비진 사이에서는 존 디펜스 간격이 엉성하게 배치되면서 카나자키-요시다 같은 좌우 윙 포워드에게 공간을 내주고 말았죠. 협력 수비로 상대 공격을 봉쇄하려는 끈적함이 초반부터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나고야는 무리하게 공격을 펼치지 않았습니다. 엄연히 원정팀이기 때문에 경기 초반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이유가 없었죠. 그래서 후방을 중심으로 볼을 돌리고 백패스까지 시도하면서 공격 템포를 늦췄습니다. 공격 전개시에는 센터백 1명이 앞쪽으로 올라와서 패스를 띄우며 서울 선수들의 공격 타이밍을 빼았으려 했죠. 전방쪽으로 볼을 공급할 때는 서울 수비 진영에서 빈 공간이 형성된 것을 알아채며 사실상 탐색전에서 승리했습니다. 수비시에는 수비수들이 미드필더와 함께 존 디펜스를 유지하며 커버 플레이에 주력했죠. 서울 공격 옵션들에게 빈 공간을 내주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고 그 흐름이 경기 종료까지 이어졌습니다.

반면 서울은 잦은 공격을 펼쳤음에도 데얀-몰리나 투톱이 상대 집중 견제를 이겨내지 못하면서 최전방에서의 연계 플레이가 끊어졌습니다. 실수를 반복하면서 선수들이 앞쪽으로 올라오는 경향이 뚜렷했고, 오히려 후방 집중력이 약해지면서 상대에게 공간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전반 14분에는 고요한이 왼쪽 발목 부상으로 교체 되면서 김태환이 투입했고, 어경준-김태환으로 짜인 좌우 윙어 체제가 가동됐습니다. 그럼에도 나고야 수비 진영을 꿰뚫는 공격의 돌파구를 찾지 못했습니다. 서울이 측면에서 중앙으로 쏠리는 단순한 공격 패턴을 일관했기 때문입니다. 어경준-김태환의 움직임은 많았지만 공격수-미드필더-풀백이 서로 똘똘 뭉쳐 여러가지 형태의 패스를 전개하는 파상공세가 연출되지 못했습니다.

서울의 2실점은 모두 수비 실수에서 비롯됐습니다. 전반 25분 현영민이 왼쪽 측면에서 볼을 걷어낸 것이 앞쪽에 있던 오가와에게 차단되었고, 오가와는 근처 선수와 원투패스를 주고 받은 뒤에 슈팅을 날린것이 김용대 선방에 막혔지만 근처에 있던 카나자키가 리바운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후반 37분에는 김태환이 김용대쪽으로 백패스를 날린 것이 나가이에게 빼앗기면서 그대로 추가 실점을 허용했죠. 현영민-김태환은 상대 선수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면서 엉뚱한 곳으로 패스를 연결했습니다. 그만큼 수비 집중력이 안좋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두 선수의 실수는 이번 경기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현영민은 지난달 6일 수원전, 김태환은 지난 7일 나고야 원정에서 실점과 직결된 실수를 범했죠.

수비 집중력에서는 나고야가 앞섰습니다. 타나카-아베로 짜인 좌우 풀백이 센터백과 간격을 좁히면서 데얀-몰리나를 봉쇄하는데 주력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미드필더까지 협력 수비에 나섰죠. 나고야가 서울보다 많은 공격을 시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튼튼한 수비가 버텨주면서 2골을 넣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서울의 수비 조직력이 엉성했다면 나고야 후방은 공간을 미리 선점하며 집중 견제망을 형성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했죠. 그래서 데얀-몰리나가 고전했고, 미드필더진이 데얀-몰리나쪽으로 향하는 패스 전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끝내 0-2로 완패하는 원인으로 이어졌습니다.

데얀-몰리나 투톱은 실패작입니다. 특히 몰리나의 최전방 공격수 배치는 더 그렇습니다. 친정팀 성남에서는 왼쪽 윙어로서 상대 진영을 침투하거나 세밀한 볼 배급을 펼치는 파괴력을 강화했지만, 최전방에서는 상대 압박에 의해 침투 공간이 좁혀지면서 자신의 장점을 살리지 못합니다. 황보관 감독이 몰리나를 투톱 공격수로 배치하는 이유를 알 수 없겠지만 선수의 고유 특성을 팀 전술에 끄집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결국 몰리나는 최전방에서 상대의 거센 압박을 받으면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데얀의 공격 부담이 커집니다. 그런데 데얀도 상대 집중 견제에 시달리며 어중간한 경기력을 일관합니다. 지난해 데얀(쉐도우)-정조국(타겟맨) 투톱의 분업화가 성공했지만 올해는 정조국이 떠나면서 기존의 틀이 깨졌습니다.

서울의 나고야전 패배가 아쉬운 또 하나의 이유는 미드필더 싸움에서도 패했습니다. 중앙 미드필더를 맡은 제파로프-하대성 공존까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두 선수는 모두 공격 성향의 미드필더로서 선수들을 리드할 수 있습니다. 아디, 최현태, 지난해 서울에서 뛰었던 김한윤(부산) 같은 수비 성향의 미드필더들과 호흡할 때 공격력이 배가됩니다. 그런데 제파로프가 공간을 넓게 움직이며 볼을 전개하면 하대성의 공격력이 주춤합니다. 하대성은 홀딩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땅한 살림꾼 없이 두 명의 플레이메이커를 붙여놓은 꼴입니다. 4-4-2의 어쩔 수 없는 특성이지만 두 선수의 조합은 파괴력이 실리지 못합니다.

문제는 서울의 침체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불과 한달전까지는 하대성-제파로프-최태욱 부상이 경기력 부진 원인 중에 하나로 꼽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 명분이 없어졌습니다. 하대성-제파로프가 돌아왔음에도 경기에서 승리하는 본능을 찾지 못했습니다. 최태욱이 돌아와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행보를 놓고 보면 K리그 챔피언 같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K리그를 평정했던 저력이 묻어나지 못했던 나고야전 이었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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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지 2011.04.20 07: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울로써도 상당히 아쉬운 경기였겠어요

  2. 리우군 2011.04.20 07: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읽을대마다 느끼는건데, 효리사랑님은 걍 축구전문 기자 하셔도 될것 같아요.
    아님 혹시 이미..... 기자신가요? ㅋㅋㅋ

  3. kangdante 2011.04.20 08: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축구든 야구든..
    이제 스포츠 시즌이 왔죠?..
    효리님도 신이 나겠어요.. ^.^

  4. 더공 2011.04.20 0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울을 이기는 스토리를 그대~~로 나고야가 펼치더군요.
    시즌 초반이라지만 이대로라면 이번 시즌은 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5. 수원사랑 2011.04.20 12: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황보 관 감독에 대한 비난여론이 다시 불을 붙는 분위기더군요..
    수원은 시간이 필요한 입장이고..
    오늘 전북과 제주의 경기도 기대됩니다.

  6. 새라새 2011.04.20 13: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쉽기도하고 좀 허무한 경기였던것 같아요..
    다시 잘 정비해서 리그에서 좋은 모습 보여 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7. 'ㅅ' 2011.04.20 18: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기력 안 좋기는 비슷한데 꾸역꾸역 어떻게든 패는 면하는 숸과 대조적이군요.. 축구는 역시 감독 빨이라는 것만 입증시키는 상암팀에게 애도

  8. Audemars Piguet Replicas 2011.04.26 12: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4-4-2의 어쩔 수 없는 특성이지만 두 선수의 조합은 파괴력이 실리지 못합니다.

  9. 경질축하^^ 2011.04.28 20: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때문이야~ 관때문이야~ 모든건 관때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