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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챔스 8강 조추첨, 기대되는 10가지 이슈

 

'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가 16강 일정을 종료하면서 8강을 앞두게 됐습니다. 오는 18일 저녁 8시(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니옹에서 8강 조추첨을 진행합니다. 올 시즌 유럽 최고의 클럽을 꿈꾸는 8개의 별이 생존하면서 박진감 넘치고 수준 높은 경기력이 벌써부터 설렙니다. 또한 16강과 차원이 다른 흥행 스토리가 형성 될 것으로 보입니다. 8강 조추첨을 앞두고, 많은 축구팬들의 머릿속에 오랫 동안 회자 될 10가지 예상 이슈를 꼽았습니다. (참고로, 클럽 명이 길은 팀은 포스팅 편의상 줄임말로 표기합니다.)

1. 레알 마드리드vsFC 바르셀로나, 라이벌 대결 실현?

8강 조추첨은 같은 나라끼리 토너먼트에서 대결할 수 있습니다. 첼시와 리버풀이 2008/09시즌 8강에서 맞붙은 것이 예 입니다. 올 시즌에는 레알이 7시즌 만에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하면서 라이벌 바르사와의 대결이 현실적으로 가능합니다. 우승을 노리는 두 팀에게는 반갑지 않은 상대일지 모르겠지만, 뜨거운 혈전을 기대하는 축구팬 입장에서는 '레알vs바르사'의 엘 클라시코 더비 실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호날두vs메시, 무간지vs펩간지(무리뉴 감독vs과르디올라 감독) 대결 구도를 머릿속에 먼저 떠올릴 수 있죠. 역대 전적에서는 레알이 161전 68승30무63패로 앞섰지만, 지난해 11월 30일 바르사 원정에서 0-5로 대패했습니다. 반면 바르사는 최근 레알전 5연승을 달렸습니다.

2. 인터 밀란, 위기의 세리에A 구할까?

인터 밀란의 8강 진출은 극적 이었습니다. 홈에서 치렀던 뮌헨과의 16강 1차전에서 0-1로 패했지만 2차전 뮌헨 원정에서 3-2 역전승을 거두었습니다. 특히 2차전에서는 후반 중반까지 1-2로 밀렸으나 스네이더르-판 데프가 각각 후반 17분 및 43분에 골을 터뜨리면서 짜릿한 승리를 올렸죠. 이탈리아 세리에A 팀들 중에서 유일하게 8강에 올랐습니다. 세리에A가 독일 분데스리가에 의해 유럽 3대리그 타이틀을 내주었던 현 상황에서는 인터 밀란의 뮌헨전 승리가 값집니다. AS로마-AC밀란이 16강에서 맥을 못춘 가운데, 인터 밀란이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유럽 제패에 성공하여 위기의 세리에A를 구할지 주목됩니다. 특히 8강 상대를 잘 만나야 합니다.

3. 샤흐타르, '변방 돌풍' 일으킬까?

우크라이나는 유럽 축구의 변방입니다. 유럽 축구가 서유럽-남유럽 중심으로 발달되면서 우크라이나 같은 동유럽 국가의 비중이 적었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우크라이나의 샤흐타르가 32강 H조 1위, 로마와의 16강 1~2차전을 스윕하는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특히 로마전에서 2경기 연속 3골을 터뜨리는 화력을 과시했고,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4번의 홈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습니다. 네임벨류는 8강 진출 팀들 중에서 가장 취약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토트넘-살케와 더불어 다크호스로 거론됩니다. 때떄로 수비 집중력이 약하지만, 분위기를 타면 루이스-자드손-윌리안-더글라스 같은 브라질 선수들의 공격력이 매섭습니다. 샤흐타르와 8강에서 격돌하는 팀은 마냥 웃을 수 없는 처지 입니다.

[사진=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원정에서 AC밀란을 1-0으로 제압한 토트넘 (C) tottenhamhotspur.com]

4. 프리미어리그, 2년 만에 세 팀이 4강에 진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시즌 단 한 팀도 4강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까지는 강세를 거듭했죠. 2006/07, 2007/08, 2008/09시즌 4강에 세 팀이나 이름을 올렸습니다. 프리미어리그가 유럽 최고의 리그로 손꼽혔던 것도 세 시즌의 임펙트가 컸습니다. 올 시즌에는 맨유-첼시-토트넘이 8강 무대에 올랐습니다. 8강에 올라온 팀들 면면이 녹록지 않기 때문에 세 시즌의 업적을 재현하기에는 무리일지 모릅니다. 또는 8강에 같은 리그 팀들이 붙을 수 있죠. 하지만 맨유는 발렌시아-나니가 부상에서 복귀했고 박지성도 곧 돌아옵니다. 첼시는 토레스의 득점력 폭발, 토트넘은 베일-레넌의 '황금 날개' 위력이 나타나기를 기대할 것입니다. 현 시점에서는 16강 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펼칠 가능성이 뚜렷합니다. 문제는 8강 상대가 어느 팀이냐는 것입니다.

5. 메시-에토-아넬카, 치열한 득점 1위 경쟁

메시는 2008/09, 2009/10시즌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달성했습니다. 올 시즌에는 8경기 8골을 기록하면서 고메스(뮌헨) 에토(인터 밀란)과 함께 공동 1위를 기록중입니다. 그 다음으로 아넬카(첼시, 7골)가 추격중이죠. 고메스의 뮌헨이 16강에서 떨어졌음을 상기하면, 득점 1위를 향한 '메시-에토-아넬카'의 3각 경쟁이 형성됐습니다. 바르사-인터 밀란-첼시 입장에서는 유럽 제패를 위해서는 메시-에토-아넬카가 많은 골을 터뜨리기를 바랄 것입니다. 특히 메시와 에토는 2008/09시즌까지 바르사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관계였습니다. 한때는 골을 도와주거나 동료 선수가 연결한 패스를 골로 받아내는 콤비 플레이를 펼쳤지만 이제는 대회 득점 1위를 다투는 사이입니다. 반면 아넬카는 두 선수보다 더 높은 고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6. 박지성vs나가토모 or 박지성vs우치다, 챔스 한일전 성사될까?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맨유-인터 밀란 또는 맨유-살케가 격돌하면 '박지성vs나가토모', '박지성vs우치다' 맞대결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박지성은 그동안 챔피언스리그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고 나가토모는 지난 16일 뮌헨전 교체 투입으로 인터 밀란의 역전승 흐름을 열여줬습니다. 그리고 우치다는 올 시즌 살케의 붙박이 주전을 굳혔으며 16강 발렌시아전에서 살케의 8강 진출을 이끄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지난해 5월 25일 A매치 한일전에서는 박지성-나가토모(나가토모가 오른쪽 풀백으로 전환), 지난 1월 25일 아시안컵 4강에서는 박지성-우치다가 매치업을 펼쳤습니다. 과연 챔피언스리그 한일전이 성사될 지 양국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 될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나가토모vs우치다'가 맞붙는 재팬 더비 실현이 가능합니다.

7. 호날두-라울, 친정팀과 상대하나?

스페인 축구스타 모리엔테스(당시 AS모나코 임대, 은퇴)는 2003/04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친정팀 레알과 상대했습니다. 원정 1차전에서는 동점골을 터뜨리며 레알 팬들의 기립 박수를 받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습니다.(모나코 2-4 패) 2차전에서는 모나코 4강 진출을 이끄는 결승골을 넣으며(모나코 3-1 승) 친정팀에 일격을 가했죠. 지난 시즌 16강에서는 베컴(현 LA 갤럭시)이 AC밀란 임대 소속으로서 7년 만에 올드 트래포드(맨유 홈구장)를 밟으며 친정팀 맨유와 상대했습니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호날두-라울이 각각 레알 및 살케 소속으로서 친정팀과 4강행을 다툴지 주목됩니다. 호날두와 라울의 친정팀은 각각 맨유와 레알이며, 자신들이 세계 최정상급 축구스타로 거듭날 수 있었던 각별한 클럽 입니다. 8강 최대의 이슈 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8. 무리뉴 감독, 첼시-인터 밀란과 격돌할까?

무리뉴 감독은 17일 리옹과의 16강전에서 3-0 완승 및 레알의 8강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경기 종료 후에는 첼시-인터 밀란 같은 친정팀들과 상대하고 싶지 않은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자신의 성공 시대를 활짝 열어 젖혔던 애착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상대팀으로 만나기를 원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이 친정팀과 상대할 확률은 7:2 입니다. 지난 시즌 16강에서 첼시와 맞붙었던 것 처럼, 또 다시 친정팀과 격돌할 가능성이 적다고 볼 수 없습니다. 발상의 전환을 하면, 첼시-인터 밀란도 무리뉴 감독의 레알과 대결하기를 꺼릴 것입니다. 무리뉴 감독이 두 팀의 성향을 잘 알고 있거나 주축 선수들을 키웠습니다. 그럼에도 무리뉴 감독은 승부의 세계가 냉정하다는 것을 친정팀에게 일깨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 분명합니다.

9. 베일-레넌, 토트넘 '황금 날개' 저력 떨칠까?

토트넘은 올 시즌 구단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으며, 그 여세를 몰아 AC밀란을 제압하고 8강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16강 1~2차전에서는 베일의 쏜살같은 공격력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베일은 1차전에서 부상으로 결장했고 2차전에서는 후반 20분 교체 출전했지만 팀이 수비 안정을 취하면서 이렇다할 활약이 없었습니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베일 효과 없이 8강 진출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축구팬 마음에서는 아쉬웠습니다. 더욱이 레넌은 1차전에서 안토니니 공략에 성공했지만 2차전에서는 얀클로프스키에게 막혔습니다. 그런 토트넘이 4강에 진출하려면 베일-레넌의 '황금 날개'가 저력을 떨쳐야 합니다. 두 선수의 가공할 스피드가 8강 무대를 호령할지 주목됩니다.

10. 베르바토프-토레스, 8강에서 명예회복할까?

베르바토프-토레스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고액 이적료를 기록했고 둘째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터뜨리지 못했습니다. 물론 토레스는 지난 1월 이적시장 마감 당일 리버풀에서 첼시로 이적하면서 16강 코펜하겐전 2경기를 뛰었지만, 5000만 파운드(약 912억원)의 이적료를 감안하면 코펜하겐전 무득점이 아쉽습니다. 베르바토프는 챔피언스리그 18경기 연속 무득점에 빠졌으며 마르세유와의 16강 2차전에서는 에르난데스에 밀려 결장했습니다. 강팀에 약한 면모가 챔피언스리그에서 계속되고 있죠. 그래서 두 명의 골잡이가 8강에서 골을 터뜨리며 명예회복할지 주목됩니다. 맨유-첼시가 유럽 제패에 성공하려면 두 명의 골 생산이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