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에 시골 어딘가에서 붉은 노을을 보며 황홀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그동안 도시에서 보기 힘든 모습이었기 때문에 그 날의 마음이 매우 색달랐습니다. 낭만적인 하루를 보내면서 다음에도 더 좋은 하루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늘이 축복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때로는 일상 생활을 보내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지만, 다른 때에는 인간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다는 것에 행복했습니다. 특히 붉은 노을은 그 광경만으로 사람들에게 매력을 선사하기에 충분했죠.
알고봤더니, 제가 봤던 붉은 노을은 흔히 '낙조'라고 불리는 현상입니다. 일몰이 해가 지는 것이라면, 낙조는 일몰 현상과 더불어서 햇빛이 퍼지는 것이죠. 낙조를 보면서 그 날의 하루를 정리하고 보람찬 내일을 보낼 수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를 느낀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아울러 지금보다 더 좋은 인생을 보내기 위한 계획을 작성할 수 있다면 낭만적인 일이 아닐까 싶네요.
물론 낙조는 집 근처 언덕 또는 옥상에서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제가 거주하는 동네가 높은 곳에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해가 넘어가는 것은 쉽게 바라보지 못했습니다. 환경적 특성 보다는 제가 일상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여유가 거의 없었죠. 그래서 여행이나 나들이를 다닐 때 붉은 노을을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따로 시간을 할애했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일출이나 일몰, 낙조 명소는 분위기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죠. 사람들이 그 명소를 찾으며 마음속의 희열을 느끼는 것도 환경적 특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경기도 안산에 있는 구봉도는 낙조의 비경이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서해바다와 붉은 하늘, 그리고 사방으로 퍼지는 햇빛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멋진 장면을 연출했죠. 특히 구봉도는 바위를 끼고 있기 때문에 다른 곳과 차원이 다른 낙조 풍경을 자랑합니다. 평소 여행을 갈망했던 분들이라면 구봉도 낙조에 흠뻑 빠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서해안이 아름다운 공간임을 느끼게 됩니다. 과장하는 것이 아닌, 제가 구봉도에서 머릿속에 떠올린 느낌을 진솔하게 표현했습니다.
구봉도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에 속했습니다. 포도가 특산물인 대부도의 북서쪽에 있는 섬이죠. 대부도보다 규모가 작지만 해변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아담합니다. 특히 해변쪽에는 하나의 길이 세로로 퍼져있습니다. 농촌의 시골길을 보는 듯 하죠. 그 옆이 바로 서해안입니다. 길이 놓여진 것은 사람들이 멋진 낙조 풍경을 바라보기 위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바다쪽이 아닌 쪽을 비추면 우리들이 흔히 생각하는 일반 해안을 보는 듯 합니다.
카메라의 시선을 파도쪽으로 비춰봤습니다. 바다에 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증하고 싶어서요. 파도의 물결이 정말 잔잔하네요.
구봉도의 낙조 모습입니다. 바위 가운데 쪽으로 해가 밑으로 넘어가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카메라에서 붉은 빛이 강하게 내리 쨀 정도로 색깔이 밝습니다. 구봉도 낙조 장면을 바라본 사람들에 의하면 바위쪽에서 풍경을 바라보는게 으뜸이라고 합니다. 붉은 노을이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 이상의 극찬을 표현하고 싶지만 '아름답다'는 말이 가장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닷가에서는 해가 지면 곧바로 밤 풍경을 맞이합니다.
해가 넘어간 구봉도 풍경입니다. 붉은 해가 창공을 내리쬐는 모습을 볼 수 없지만, 여전히 하늘에 붉은 색깔이 남아있으면서 낙조의 여운을 음미할 수 있습니다. 낙조의 아우라를 현장에서 제법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바다는 어두운 기운을 맞이하면서 밤을 보내고 새로운 내일을 맞이하겠지만, 낙조의 모습을 봤던 사람들이라면 붉은빛 인상에 도취되면서 '또 놀러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지 모릅니다. 그러면서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낙을 얻어가는 것이죠. 이러한 것이 인생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녁에는 대부도에 있는 <26호 까치할머니 손칼국수>라는 칼국수 전문점에 방문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칼국수가 많은 사람들에게 맛있다고 알려졌습니다. 대한민국 추천 맛집으로 거론될 정도라고 하네요. 바다의 멋진 모습을 보면서 맛집의 매력까지 느끼는 것은 여행하는 입장에서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칼국수입니다. 일행들과 함께 식당을 찾았기 때문에, 칼국수가 대형 그릇과 함께 테이블에 등장했습니다. 칼국수는 그동안 집에서 끊여주는 것을 먹었지만 맛집에서는 분위기가 다르더군요. 칼국수 특유의 짭짤한 맛 때문인지 바닷가와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국물 맛이 시원하더군요. 면발도 군더더기 없이 맛있게 먹을 만 했습니다. 바지락살과 함께 있으니까 해물의 느낌까지 조화를 이루더군요. 그런데 제가 이 집에서 매력을 느꼈던 것은 칼국수가 아닌 다른 음식 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맛있게 먹었던 음식은 해물파전 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파전이라고 생각했는데 크기 및 높이가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크더군요. 음식을 계속 먹으면서 해물같은 맛이 느껴졌는데, 알고봤더니 해물파전 이었습니다. 집에서 먹는 부침개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 이었죠.
한국 사람들이 항상 공감하는 내용이지만, 역시 한국 음식은 김치와 함께 먹어야 제맛입니다. 칼국수와 해물파전을 함께 먹으면서 김치 섭취가 평소보다 많아지더군요. 한국 음식이 영양가가 풍부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가까이에서 찍은 해물파전 입니다. 푸짐하게 먹을 만 했습니다. 대부도에는 칼국수를 비롯 해물파전도 명물임을 실감합니다. 구봉도 낙조 모습과 더불어서 멋진 시간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