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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리버풀vs맨유, 182번째 라이벌전 승자는?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182번째 노스-웨스트 더비에서 승리에 도전합니다. 잉글랜드 북서쪽에 위치한 오랜 라이벌 관계로서 치열한 혈전을 펼치는 시나리오가 불가피 하겠지만, 원하는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앙숙을 쓰러뜨려야 합니다. 오직 승리만이 중요한 경기입니다.

두 팀은 6일 저녁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안필드에서 펼쳐질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에서 맞붙습니다. 맨유는 리그 1위(17승9무2패, 승점 60)를 지키기 위해, 리버풀은 7위(11승6무11패, 승점 39)로 떨어진 팀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라이벌전 승리가 필수 입니다.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은 목표 달성을 위한 탄력을 받겠지만, 패하는 팀은 충격 여파가 클 것입니다. 역대 전적에서는 맨유가 181전 71승50무60패로 앞서있으며 이번 라이벌전이 182번째 경기입니다. 과연 어느 팀이 승리할지 주목됩니다.

[사진=지난 1월 9일 FA컵 64강전에서 맞붙었던 맨유vs리버풀. 라이언 긱스가 전반 2분 페널티킥 골로 맨유의 1-0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C) 맨유 공식 홈페이지(manutd.com)]

1. 맨유가 리버풀에 불리한 두 가지, 원정 실적-체력 저하

리그 성적만을 놓고 보면 맨유의 우세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하지만 맨유는 올 시즌 리그 원정 경기에서 4승8무2패로 부진했습니다. 리버풀도 원정에서는 3승2무9패로 고개를 숙였지만, 두 팀 모두 홈에 강하고 원정에 약한 실적을 떠안고 있죠. 또한 맨유는 2008/09시즌, 2009/10시즌 안필드 원정에서 리버풀에게 패했습니다. 역대 전적에서는 리버풀에 앞서있지만 최근 안필드에서는 그 흐름이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라이벌전은 안필드에서 열리기 때문에 맨유의 행보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맨유가 원정에 약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사력을 다할 가능성도 염두해야 합니다.

맨유의 또 다른 문제는 체력 저하 입니다. 지난 2주 동안 마르세유-위건-첼시-리버풀을 오가는 원정 4연전을 치렀습니다. 1주일에 두 경기를 치렀고 프랑스 원정까지 병행했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이 정상적이지 않은 것은 분명합니다. 지난 2일 첼시전에서는 전반전에 1-0으로 앞서면서 최상의 공격력을 과시했지만, 후반전에 선수들의 페이스가 급속하게 떨어지면서 첼시에게 2-1로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체력 저하에 발목 잡혔죠. 리버풀 원정도 마찬가지 입니다. 맨유는 4일, 리버풀은 7일 만에 경기를 치릅니다. 리버풀 같은 경우에는 주중에 경기가 없었습니다. 이번 라이벌전이 체력전으로 전개 될 경우에는 리버풀이 유리합니다.

2. '첼시 잡은' 달글리시, 맨유전 맞춤형 전술은?

리버풀이 달글리시 감독 대행 영입에 성공했음을 의미하는 결정타는 지난달 6일 첼시 원정 이었습니다. 한때 리버풀에서 뛰었던 토레스 봉쇄 및 허리 장악을 위해 3-4-2-1로 전환했던 맞춤형 전술이 첼시전 승리의 기틀이 되었죠. 그 이전에는 스크르텔-켈리가 수비 불안에 시달리면서 토레스에게 뒷 공간을 허용당할 우려가 컸습니다. 그래서 달글리시 감독 대행은 4백에서 3백으로 변경하여 센터백들의 활동 부담을 줄였고 토레스 견제에 성공했습니다. 또한 중앙 미드필더들이 허리쪽에 집중 배치 되면서 첼시의 공세를 쉴새없이 차단하며 상대팀 특유의 빠른 템포 공격을 끊었습니다. 그 흐름은 1-0 승리로 직결됐죠.

맨유와 격돌하는 달글리시 감독 대행은 상대팀의 체력 저하를 물고 늘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첼시전 처럼 중앙 미드필더들이 강하게 압박을 펼치면서 맨유 선수들의 기를 꺾고, 후반전에는 '부상 복귀' 캐롤을 교체 투입하여 맨유 센터백에 위협을 가할 것입니다. 맨유는 비디치 징계, 퍼디난드-에반스 부상으로 스몰링-브라운을 리버풀전 센터백으로 활용할 수 밖에 없는 불안 요소가 있습니다.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맨유의 오버 페이스를 유도하면서 대량 득점을 시도하거나, 첼시전 처럼 중앙 미드필더의 숫자를 늘리며 압박에 치중하거나, 켈리의 부상으로 3백을 재시도하는 맞춤형 전술의 범위가 넓어집니다. 달글리시 감독 대행의 선택이 맨유전 흐름을 좌우 할 것입니다.

3. 메이렐레스-나니, 상대 약점을 공략하라

호지슨 전 감독과 달글리시 감독 대행의 차이점은 메이렐레스의 활용 유무 였습니다. 전자는 메이렐레스를 오른쪽 윙어로 기용하여 선수의 특성을 4-4-2에 짜맞췄고, 후자는 메이렐레스에게 공격적인 임무를 부여하여 많은 골을 터뜨릴 수 있도록 전술적 배려를 했습니다. 메이렐레스는 호지슨 체제에서 무득점에 그쳤지만 달글리시 체제에서는 득점력에 물이 올랐죠. 최근 7경기에서 5골을 넣는 파괴력을 과시했습니다. 맨유가 중원이 약한(스콜스 : 체력 저하 및 좁은 활동 폭, 캐릭 : 기량 정체, 깁슨 : 실력 부족) 단점을 노리기 위해 적극적인 침투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과정에서 동료 선수와의 연계 플레이가 얼마만큼 조화를 이룰지 관건입니다.

나니는 올 시즌 리그에서 9골 15도움을 기록했습니다. 올 시즌에 전반적인 공격력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많은 공격 포인트를 축적했죠. 리버풀전 맹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는 상대팀의 약점과 밀접합니다. 리버풀은 켈리의 부상 결장으로 존슨이 오른쪽으로 이동하거나 또는 아우렐리우의 왼쪽 측면 뒷 공간 배치 가능성이 예상됩니다. 존슨은 때때로 수비 실수를 범하며 아우렐리우는 최근에 중앙에서 폼이 올라왔지만 측면에 배치되면 포지션 혼란에 빠질 염려가 있습니다. 또한 나니가 상대 수비 입장에서 위협적인 대상인 것은 얼리 크로스가 주무기라는 점입니다. 아무리 수비력이 좋은 선수라도 나니의 크로스 속도를 쫓아올지는 의문입니다. 맨유가 나니의 발끝을 기대하고 있죠.

4. 캐롤-베르바토프, 라이벌전 맹활약 벼르는 그들

캐롤은 1월 이적시장 마감 당일 3500만 파운드(약 634억원)의 이적료로 뉴캐슬에서 리버풀로 둥지를 틀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1군 무대에서 두각을 떨친 경험이 불과 한 시즌도 안되기 때문에 이적료 논란에 휩싸였지만, 맨유전에서는 자신을 영입한 리버풀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약 70일 동안 부상으로 신음했던 공백 때문에 맨유전 맹활약을 장담할 수 없지만, 후반전에 교체 멤버로 투입하여 스몰링-브라운과 경합하면 동료 선수에게 결정적 골 기회를 마련할 수 있는 발판을 열어줍니다. 또는 본인이 직접 골을 해결지을지 모를 일입니다. 리버풀 입장에서도 검증된 원톱 자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전술적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죠.

반면 베르바토프는 엄연히 캐롤과 다른 팀이지만 똑같이 라이벌전 맹활약을 벼르고 있습니다. 지난 두 경기(위건-첼시)에서 선발 제외되었기 때문이죠. 그 이전 리그 경기였던 맨시티전에서도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리그 득점 1위(19골)를 달리고 있는 선수답지 못한 행보입니다. 냉정히 말해, 지난 1월 25일 블랙풀전 2골 이후 골잡이로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던 경기가 없었습니다. 마르세유전까지 포함하면 최근 6경기 연속 무득점입니다. 지난해 9월 19일 리버풀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리버풀전에서 20호골을 넣으며 맨유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5. '5경기 5골 2도움' 루니, 리버풀전 기대하라

그동안 침묵했던 루니가 드디어 살아났습니다. 지난달 2일 애스턴 빌라전 2골 1도움, 12일 맨시티전 1골, 26일 위건전 1골 1도움, 지난 2일 첼시전 1골로 프리미어리그 5경기에서 5골 2도움을 올렸습니다. 그 이전 14경기에서 2골 9도움 기록한 것을 미루어보면, 시즌 후반에 접어들면서 골 감각이 부쩍 좋아졌습니다. 리그 26골을 작렬했던 2009/10시즌의 포스를 되찾았으며 동료 선수의 골 과정까지 관여하면서 부활에 성공했다는 평가입니다. 또한 첼시전에서는 팀 패배 속에서도 선제골을 터뜨린 것을 비롯, 종방향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면서 램퍼드-에시엔 뒷 공간을 뚫으며 맨유 공격의 분위기를 주도했습니다.

루니의 리버풀전 골이 기대되는 이유는 맨유 공격수 중에서 가장 믿을만한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의 견제를 분쇄할 유일한 옵션이죠. 골 이외에 몸싸움 및 활동량, 연계 플레이, 공간 활용 능력 등에서 말입니다. 에르난데스는 골 생산 이외에는 다른 장점이 부족하며, 베르바토프는 상대의 강한 압박을 받으면 여지없이 부진에 빠지는 고질적 문제점이 있습니다. 두 선수의 문제점을 루니가 해결할 수 있죠. 또한 베르바토프가 골에 자신감을 얻기 위해서는 루니가 상대 수비 시선을 자신쪽으로 끌어 모을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5경기에서 5골 2도움을 올렸던 기분 좋은 흐름을 리버풀전에서 이어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