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6일 기술위원회를 열고, 최근 안팎에서 불거진 영건들의 대표팀 중복 차출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동원-손흥민-구자철 같은 최소 2개 이상의 대표팀에서 뛸 수 있는 선수들은 되도록 국가 대표팀에 먼저 배정하기로 결정했죠. 한국 축구 문제점 중에 하나였던 특정 선수 혹사 문제를 풀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조광래 감독은 기술위원회에 참석했으나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과 이광종 청소년 대표팀 감독은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습니다. 기술위원회의 원칙은 옳지만 올림픽-청소년 대표팀과 교감을 나누지 못한 것은 매끄럽지 못합니다.

또한 국가 대표팀은 유럽파를 무리하게 차출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혹사에 시달렸던 이청용을 무리하게 터키 원정에 포함시킨게 화근이었죠. 다가오는 3월 A매치 2경기에서 유럽파들을 소집하기 민감한 현 상황에서는 K리그 선수들의 대표팀 중용 폭을 넓혀야 합니다. 이미 조광래 감독도 같은 생각을 나타냈습니다. 특출난 축구 실력을 자랑하면서 그동안 조광래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던 몇몇 국내파들이 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큽니다. '월미도 호날두' 유병수의 발탁 여부가 주목됩니다. 그리고 또 한 명을 눈여겨 봐야 합니다. '피터팬' 이승렬(22, FC서울) 입니다.

이승렬, 'K리그-대표팀' 두 마리 토끼 잡을까?

이승렬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었던 선수였습니다. 다른 공격 옵션들에 비해 무게감이 낮으며, 나이가 어린 막내급 선수였기 때문에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 될 가능성이 높았죠. 하지만 그해 5월 16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골을 터뜨리면서 남아공 비행기에 탑승할 자격을 얻었습니다. 비록 월드컵 본선에서 3분(그리스전 후반 42분 투입) 동안 모습을 드러냈지만, 그가 월드컵에서 출전 기회를 얻을 줄 예상했던 축구팬들은 드물었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이승렬이 남아공 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를 빛낼 신성으로 각광받을 유리한 고지에 있었죠.

하지만 이승렬은 그 이후 국가 대표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중요되지 못했습니다. 조광래호 부임 초기에는 대표팀에 소집되었으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발탁 기회를 번번이 놓쳤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죠. 두 명의 대표팀 감독이 선호하는 선수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조광래 감독에게는 좀 더 열심히 하는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고, 홍명보 감독에게는 꾸준함에서 신뢰를 얻지 못했죠. 2009년 U-20 월드컵 부진으로 주전 경쟁에서 밀렸던 여파가 아시안게임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이승렬은 같은 시기에 K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2010시즌 10골 6도움을 기록하며 서울의 K리그 우승을 공헌했죠. 2008년 K리그 데뷔 이래 가장 많은 골과 공격 포인트를 올렸습니다. K리그에서 보냈던 3시즌을 놓고 보면 지난해가 우수했죠. 주로 왼쪽 윙어로 활약했음에도(빙가다 체제에서 투톱 공격수로 출전한 횟수가 적었음) 양질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서울의 화력을 책임졌습니다. 김치우와 함께 왼쪽 윙어를 도맡아 로테이션 멤버로 뛰었고 조커 출전이 잦았음을 감안할 때 파괴력이 향상 됐습니다. 그동안 골이 부족했던 약점을 해소했죠. 컨디션 저하로 몇차례 부진한 경기가 있었지만 2010시즌은 성공적 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이승렬은 K리그에서만 강한 선수는 아닙니다. 이미 국가 대표팀에서 검증된 자원입니다. 지난해 2월 14일 A매치 일본전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역전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3-1 승리를 이끌었고, 5월 16일 에콰도르전에서는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골을 넣으며 한국의 2-0 승리를 공헌함과 동시에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는 기회를 얻었죠. 허정무 감독은 이승렬을 월드컵에서 활용할 조커로 낙점했습니다. 다만 조광래 감독에게는 신뢰를 얻지 못했죠. 지구력 부족으로 페이스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해 그런 모습이 뚜렷했죠. 경기 내내 적극적인 움직임을 주문하는 조광래 감독의 눈높이를 맞춰야 합니다.

이승렬의 최대 장점은 '과감함' 입니다. 지난해 7월 28일 수원전에서 후반 37분 강민수-조원희를 개인기로 농락하는 문전 드리블 돌파로 동점골을 터뜨린 장면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서울이 1-2로 밀리고 있을 때 스스로의 힘으로 상대 수비진을 유린하면서 골을 작렬했습니다. 또한 이승렬의 지금까지 골 장면들을 놓고 보면 박스 안쪽에서 기회를 포착해서 상대 골망을 흔드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때로는 동료 선수들과 공존하면서 팀 플레이에 치중하지만 자신이 골을 해결해야 할 상황에서는 지체없이 슈팅을 날립니다. 그리고 지난해에 이르러 골 결정력이 부쩍 좋아졌습니다. 조광래호가 과감한 공격 기질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즐비하지 않음을 상기하면, 이승렬의 장점은 조광래호에 필요한 부분입니다.

또한 이승렬은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갑니다. 상대 수비를 따돌리거나 볼을 지켜낼 때 주늑들거나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죠. 볼 트래핑이 안정적이고 상대 수비와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민첩하게 움직이며 그라운드를 휘젓습니다. 그런 장점이 있었기에 2008년 K리그 신인상을 수상했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했습니다. 잠재적으로는 국제 경기에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지난해 나타났던 지구력 문제가 보완되면 올해는 더 무서운 공격 옵션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데얀과 투톱 공격수로 공존할 가능성이 큽니다. 서울이 왼쪽 윙어 몰리나를 영입하면서 정조국을 옥세르로 떠나보냈기 때문입니다. 이승렬의 최전방 배치가 유력한 이유죠. 데얀이 지난해 팀 플레이에 눈을 뜨면서 서울의 공격을 주도했던 만큼, 이승렬은 '데얀 효과'에 힙입어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할 희망 요소가 있습니다. 분요도코르에서 서울로 완전 이적한 제파로프가 어느 포지션에서 뛰느냐가 이승렬 입지의 변수로 작용하지만, 서울은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기 때문에 스쿼드의 활용 빈도가 늘어납니다. 올해는 데얀과 더불어 서울의 간판 공격수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또한 이승렬은 대한축구협회가 영건들의 중복 차출을 교통정리 하면서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조광래 감독이 3월 A매치 2경기에서 K리그 선수들을 대거 차출하기로 결정했고, 지동원-구자철-손흥민 등이 올해는 올림픽 대표팀이 아닌 국가 대표팀에 전념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미루어보면, 이승렬은 조광래호 또는 홍명보호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2010시즌 K리그에서 10골 6도움을 기록하며 서울의 우승을 공헌했던 활약상을 놓고 봐도 대표팀에 충분히 합류할 수 있는 옵션이죠. 다만, 조광래-홍명보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으며 대표팀의 주축 공격수로 자리매김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느 대표팀에 발탁될지는 미지수죠.

이승렬에게 2011년은 매우 중요합니다. 서울의 공격을 이끄는 대들보로 성장하면서, 대표팀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는 시기가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것보다 더 중요한 과정과 목표에 직면했습니다. 잠재적인 재능을 놓고 보면 국제 경기에서 한국의 선전에 큰 획을 그을 선수임에 분명하기 때문이죠. 지금의 일취월장한 공격력이 앞으로 오랫동안 이어지려면 2011년 성공에 탄력을 얻어야 합니다. 과연 이승렬이 2011년 K리그 및 한국 대표팀을 빛낼 피터팬으로 당당히 발돋움할지 주목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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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버섯마니 2011.02.17 18: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 효리사랑님 건강하세요~

  2. PAVLO_Manager 2011.02.17 18: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스전에서 잠깐 뛰었던모습이 생각나네요 ㅎㅎㅎ
    이승렬선수는 주늑들지않고 개인기량을
    발휘하려고하는게 참 멋있는거같에요 ㅎㅎ
    그리스전에서 상대선수 가랑이사이로 공을 뺴려다 실패했을때가
    생각납니다~^^

  3. TV여행자 2011.02.17 20: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나이가 어리다보니 대표팀에서나 팀에서는 기대치가 높군요.
    이승렬 정도면 쉐도우 스타라이커나 윙어나 후반전 조커로서 전천후 활약을 펼칠 것 같습니다.
    그의 특유의 통통 튀는 드리블을 자주 많이 보고 싶군요~~^^

  4. ageratum 2011.02.17 22: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젊은 선수들이 많아서 공격진은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될 것 같네요..^^

  5. 샘이깊은물 2011.02.17 23: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축구에 대해 잘 모르지만
    정성껏 올려 주신 글 잘 보고 갑니다.
    정월 대보름 맛난 우리네 고유음식과 함께 잘 보내셨는지요^^

  6. 김포총각 2011.02.18 07: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승렬 선수 정말 재능있는 선수인데요. 국가대표로 더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네요. 올 시즌 수준급의 외국인 선수를 대거 영입한 팀내 경쟁부터 이겨내야 할 것 같네요. 그 경쟁을 이겨내고 주전으로 당당히 자리한다면 대표팀에서도 충분히 중용될 수 있다고 보여지네요.~~~ ^^

  7. ed hardy uk 2011.02.21 21: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빛낼 피터팬으로 당당히 발돋움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