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한국, 아시안컵 우승을 확신하는 5가지 이유

 

한국 축구 대표팀의 이란전 승리는 매우 기쁜 일입니다. 태극 전사들은 이란전에서 120분 연장 접전이 펼쳐진 어려운 상황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여러차례 고비가 있었지만 서로 일심동체가 되어 이란을 상대로 끝까지 물러서지 않는 경기를 펼쳤습니다. 그런 마음이라면 4강 일본전을 넘어 결승전에서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자격을 얻을 것임에 분명합니다.

어쩌면 이란전은 한국이 아시안컵 우승 가능성을 얻은 터닝 포인트가 되었을지 모릅니다.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가장 껄끄럽게 생각했던 상대는 이란 이었습니다. 이란과 그동안 질겼던 아시안컵 악연을 비롯해서, 이란전 최근 A매치 6경기 연속 무승(4무2패) 및 지난해 9월 7일 평가전 0-1 패배, 이란의 사령탑이 '지한파' 고트비 감독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란에게 주늑들지 않고 윤빛가람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아시안컵 우승의 자신감을 얻었을 것임에 분명합니다. 한국의 아시안컵 우승을 확신하는 5가지 이유를 언급했습니다.

1. 한국의 최대 강점, 아시아 No.1 박지성

외국 사람들은 한국 축구하면 박지성을 쉽게 떠올릴 것입니다. 박지성이 세계 최정상급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6시즌 동안 주축 선수로 활약했기 때문입니다. 부상 및 컨디션 저하 등의 이유로 부침을 겪었던 시련이 성장의 디딤돌로 이어지면서 맨유에 없어선 안 될 선수가 됐죠. 아시아 출신 선수가 세계적인 빅 클럽에서 인정을 받는 것이 드물다는 점에서, 박지성은 아시아 No.1 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시안컵에 출전한 선수들 중에서는 박지성의 실력 및 경험, 아우라를 뛰어넘을 재목은 없었습니다. 한국의 젊은 선수 입장에서는 '박지성 존재감'에 기운을 받으며 상대팀에 위축되지 않는 경기를 펼칠 수 있었죠.

물론 박지성이 아시안컵에서 골이 없는 것은 흠입니다. 아시안컵 이전까지 맨유에서 꾸준히 골을 생산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박지성은 이타적인 플레이에 치중하며 구자철-지동원-윤빛가람-손흥민 같은 영건들이 골을 터뜨리는 발판을 열어줬습니다. 경기 내내 일정 수준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쉴새없는 패스 연결 및 공간 침투로 상대 수비를 위협했습니다. 상대팀의 무모한 파울을 받으며 몸에 고통을 느꼈던 장면도 있었지만, 다시 페이스를 되찾으면서 침착하게 팀 플레이를 펼치는 내공은 그가 얼마만큼 경기를 지혜롭게 풀어가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분명한 것은, 한국과 상대했던 어떤 팀들도 아시아 No.1의 묵묵한 활약을 제어하지 못했죠. 한국의 4강 상대 일본은 지난해 5월 평가전에서 박지성 공격력에 혼쭐이 났던 이력이 있습니다. 그런 박지성은 오는 25일 일본전에서 센츄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 할 예정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박지성이라면 일본전 맹활약이 기대되며, 그 기세는 결승전까지 이어지리라 믿습니다.

2. 달라진 기성용, 신선한 이용래...중원 업그레이드 성공

한국 대표팀의 중원은 조광래호의 아시안컵 불안 요소 중에 하나 였습니다. 김정우가 부상으로 아시안컵에 결장했기 때문이죠. 구자철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급성장하면서 기성용-윤빛가람-구자철 공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이란전, 10월 일본전에서는 상대 중원 싸움에서 밀리는 바람에 중원 변화가 불가피했죠. 하지만 한국의 중원은 아시안컵 경기를 치를수록 약점에서 강점으로 부각됐습니다. 기성용-이용래 조합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계기가 됐죠. 본선 조별리그에서 커버링이 불안했던 아쉬움이 있었지만, 8강 이란전에서는 노우리-네쿠남-테이무리안과의 허리 싸움에서 우세를 점하면서 한국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그런 한국의 중원을 새롭게 정의하면 '달라진 기성용, 신선한 이용래'라고 운을 떼고 싶습니다. 기성용이 이전과 다른 역할에 무리없이 적응했고, 이용래라는 새로운 옵션이 가세하면서 한국의 중원이 업그레이드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우 부상 공백을 메우는데 성공했죠. 특히 기성용은 공수 양면에 걸친 경기력 진화가 눈에 띄었습니다. 날카롭게 찔러주는 킬러 패스와 너른 시야로 빌드업의 활력을 더했고, 상대와의 거친 몸싸움을 마다 않으며 궂은 역할을 즐겼습니다. 이용래는 왕성한 활동량으로 공간을 이리저리 누비며 한국이 허리 싸움에서 우세를 점하는 결정타를 마련했습니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면서, 수없이 압박을 펼치며 기성용의 부담을 줄여줬죠. 한국 대표팀의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습니다.

3. 구자철 체력 저하, 그러나 윤빛가람이 있다

구자철의 8강 이란전 부진은 어찌보면 '예견된 현상' 이었습니다. 본선 조별리그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면서 이란의 집중 견제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죠. 문제는 체력 저하 였습니다. 지난해 K리그 및 광저우 아시안게임, 그리고 부상을 참고 K리그 챔피언십을 소화했는데 대표팀 일정에 의해 휴식할 시간이 부족했죠. 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과 대표팀 소집 사이의 간격은 불과 8일에 불과했습니다. 아시안컵 맹활약은 반가웠지만 한편으로는 무리한 경기 출전에 따른 부상이 걱정 되었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조광래호 앞날 일정의 고민이 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구자철이 워낙 대표팀에서 잘해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광래호에는 '윤비트' 윤빛가람이 있습니다. 구자철 역할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윤빛가람의 이란전 활약상은 골을 제외하면 두드러진 장면이 없었습니다. 지동원-이청용-기성용이 체력적으로 지친 상태에서 후반 35분 교체 투입되었기 때문에 연계 플레이의 세기가 약했습니다. 그럼에도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직접 결승골을 뽑아내는 '과감함'은 한국에게 필요했던 부분 이었습니다. 지난해 8월 나이지리아전 선제골 및 K리그 경남의 돌풍 주도가 보여주듯,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한 방이 있습니다. 또한 세밀한 패스 전개를 즐기는 성향으로서 공격형 미드필더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습니다. 조광래 감독은 앞으로 구자철 또는 윤빛가람의 선발을 놓고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4. 이영표-차두리, 황금 풀백들의 맹활약

그동안 우리들이 알고 있던 풀백은 보조 역할의 개념이 강했습니다. 측면 미드필더의 공격력을 도와주면서, 또는 수비수들의 압박 부담을 덜어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대 축구에서는 미드필더들이 수비적인 역할 및 공수 밸런스 안정을 요구받으면서 풀백의 오버래핑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풀백은 허리쪽이 치열한 공간 싸움을 벌이는 틈을 타, 측면에서의 오버래핑-크로스-오픈 패스 등을 이용하여 팀 공격의 돌파구를 개척합니다. 특히 상대 수비가 압박이 시작되기 전이나 느슨할 때는 풀백의 공격력이 더욱 힘을 얻습니다. 또한 상대 윙어를 밀착 견제하는 수비력까지 중요해졌죠. 풀백이 상대 공격을 묶어야 위험 지역에서 실점 위기를 모면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아시안컵 4강 진출을 이끈 이영표와 차두리는 현대 축구가 원하는 성향의 풀백 입니다. 앞 문단에서 언급했던 풀백의 특징에 부합되는 선수들이죠. 공격력에 대해서 두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 공격 패턴이 다채로워졌고, 상대 윙어 공격을 틀어막으며 센터백의 수비 불안을 이겨내는 명분을 얻었습니다. 특히 8강 이란전 무실점은 레자에이-칼리트바리의 발을 묶었던 이영표-차두리의 보이지 않는 수비력이 빛을 발했습니다. 그러면서 원톱 안사리 파드가 자연스럽게 고립되었죠. 또한 차두리는 수비 뒷 공간을 내주는 약점을 활동량으로 덮는 내공을 발휘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한국의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의 주역 입니다. 두 명의 황금 풀백이 건재한 현 시점에서 아시안컵 우승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5. 한국은 아시안컵 우승이 간절하다

아시안컵 우승 중요성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인지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국이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하면 허탈함을 느끼기 쉽습니다. 박지성-이청용 등을 비롯한 유럽파 및 중동파들은 소속팀 일정을 치르던 도중에 한국 대표팀 일원으로 아시안컵에 참가했습니다. 만약 탈락하면 대표팀 승리를 위해 노력하고 땀 흘렸던 시간들은 물거품이 됩니다. 아무런 보람이 없는 셈이죠. 또한 아시아 제패의 숙원이 후배 세대들에게 넘겨지는 씁쓸한 상황에 직면합니다. 선배 세대에서 우승을 이루지 못했던 아쉬움이 다음 대회인 2015년(호주 개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경쟁국이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됩니다. 결코 보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 입니다.

분명한 것은, 한국의 아시안컵 우승 의지가 뚜렷합니다. 박주영이 부상으로 빠졌기 때문에 역대 최강 라인업까지는 아니지만, 목표 달성의 꿈과 야망 만큼은 그 이전 대회보다 높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아시아의 진정한 맹주가 되기 위한 방법이 아시안컵이라는 것을 한국 선수들이 잘 알고 있죠. 박지성-이영표-차두리 같은 30대 선수들은 이번 아시안컵이 자신의 마지막 메이져 대회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승 실패를 용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유럽 진출에 도전하는 젊은 선수들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또한 조광래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우승해야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감독직을 '확실하게' 보장받는 명분을 마련합니다. 모두가 아시안컵 우승을 간절히 원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마음이 팀으로서 똘똘 뭉쳤기 때문에 한국의 우승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