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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지성-이청용, 화려한 유종의 미 지을까?

 

'EPL 듀오'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 이청용(22, 볼턴)이 오는 27일 0시(이하 한국시간) 소속팀 경기를 마치고 아시안컵을 위해 조광래호에 합류합니다. 무엇보다 두 선수에게는 2010년이 남다릅니다. 대표팀의 좌우 측면 공격을 담당하며 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원정 월드컵(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의 꿈을 이루었고, 코리안 프리미어리거로서 두각을 떨치며 한국 축구의 우수성을 과시했습니다. 그런 이들에게는 27일이 소속팀에서 뛰는 올해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에 '화려한 유종의 미'를 짓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박지성은 27일 0시 올드 트래포드에서 진행 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선덜랜드전에 출격 할 예정입니다. 또한 이청용은 같은 시간 리복 스타디움에서 웨스트 브로미치(이하 웨스트 브롬)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맨유가 리그 선두 수성을 위해 승리가 필요한 것, 볼턴이 리그 7위로 추락한 것을 만회하려면 박지성-이청용의 중용이 설득력을 얻습니다. 또한 그 경기가 프리미어리그의 박싱데이임을 상기하면, 27일 경기를 마치고 대표팀에 합류하는 박지성-이청용의 동반 맹활약이 기대됩니다.

박지성-이청용, 동반 맹활약 기대하라

우선, 맨유는 선덜랜드에 강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최근 선덜랜드와의 프리미어리그 17경기에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으며, 선덜랜드는 1968년 이후 올드 트래포드에서 승리했던 전적이 없습니다. 또한 맨유는 올 시즌 홈 경기에서 8승1무(원정 경기 1승6무)의 압도적인 전적을 자랑하며 선덜랜드는 올 시즌 원정 경기에서 1승5무3패(홈 경기 5승4무)로서 약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선덜랜드가 지난달 15일 첼시 원정에서 3-0 완승을 거두었다는 점, 올 시즌 리그 6위로 진입한 것이 이번 경기의 변수지만, 통계적으로는 맨유의 우세가 두드러집니다.

그리고 맨유는 선덜랜드전을 소홀히 넘기지 않을 것입니다. 박싱 데이 기간이기 때문에 선두 경쟁팀들과의 승점을 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첼시는 두껍지 못한 선수층 및 몇몇 선수들의 슬럼프, 맨시티-아스날은 고질적인 승점 관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다음 주말 일정까지 포함하면,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앞으로 6일 동안 3경기를 치릅니다. 맨유는 지난 14일 아스날전 이후 13일 동안 경기를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으며, 선수층이 결코 약하지 않습니다. 또한 우승을 많이 했던 클럽이라는 점에서 박싱 데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죠. 그래서 선덜랜드전에서는 방심하는 일이 없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맨유의 선덜랜드전 승리의 관건은 박지성입니다. 최근 올드 트래포드에서 벌어진 4경기에서 4골을 넣는 맹활약을 펼쳤기 때문이죠. 루니가 9개월 가까이 필드골이 없었고, 베르바토프가 기복이 심하다는 점에서 박지성의 득점력이 중요합니다. 선덜랜드전을 마치고 한 달 동안 아시안컵에 임하기 때문에,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 효과'를 최대한 누리기를 원할 것입니다. 맨유로서는 최근 폼이 좋은 박지성을 활용하지 않을 수 없죠. 박지성 입장에서도 자신의 시즌 10골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선덜랜드전 골 생산이 중요합니다. 만약 선덜랜드전에서 시즌 7호골을 넣으면, 아시안컵 이후 맨유 복귀 시 '골을 넣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조금 자유롭게 됩니다.

다만, 박지성의 매치업 상대는 오누오하 입니다. 지난 여름 맨시티에서 임대된 오누오하는 올 시즌 선덜랜드의 6위 진입을 이끌며 팀의 오름세에 적잖은 기여를 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오른쪽 풀백으로서 두각을 떨치는 선수 중에 한 명이며 탄탄한 수비력을 비롯 저돌적인 오버래핑을 내뿜는 성향입니다. 지난 첼시전에서는 단독 돌파로 상대 수비수들을 따돌리며 결승골을 넣었던 그 인물입니다. 선덜랜드 입장에서는 박지성 봉쇄에 주력해야 맨유 원정에서의 승리를 노리기 때문에 오누오하의 중요성이 큽니다. 박지성이 맨유의 승리를 이끌고 기분 좋게 대표팀에 합류하려면 오누오하를 제압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청용은 웨스트 브롬전 출전 가능성이 높습니다. 볼턴의 지난 18일 선덜랜드전 0-1 패배를 비롯 공격력 저하에 시달렸던 결정적 원인이 이청용 결장이었기 때문입니다. 코일 감독은 이청용의 아시안컵 출전 공백을 메우기 위해 테일러-페트로프를 좌우 윙어에 배치했지만 오히려 역효과에 시달리면서 팀의 공격 밸런스가 깨지고 말았습니다. 두 명의 윙어가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를 이겨내지 못하면서 데이비스-엘만더 투톱이 최전방에서 고립되었고, 홀든이 공격쪽으로 올라와서 부지런히 연계 플레이를 노릴 수 밖에 없었던 힘든 경기를 펼쳤기 때문이죠. 리그 7위로 추락한 상황이기 때문에, 웨스트 브롬전은 어떻게든 승리해야 합니다.

코일 감독은 이청용의 웨스트 브롬전 출전을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볼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청용의 출전은 신중해야 한다. 체력을 저하시키고 싶지 않다"며 이청용을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이청용이 웨스트 브롬전에 선발 출전할지 아니면 조커로 모습을 내밀거나 결장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체력적인 문제를 고려하면 풀타임 출전은 어렵겠지만, 선덜랜드전에 비하면 웨스트 브롬전은 이청용 존재감이 필요합니다. 볼턴이 최근들어 경기 초반부터 두드러진 우세를 나타내지 못하는 불안한 스타트에 시달렸음을 상기하면 이청용의 선발 출전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만약 이청용이 출전하면 공격적인 역할에서 기여도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면 체력 소모가 커지기 때문이죠. 최근 이청용의 폼이 떨어진 것도 수비력과 연관이 깊습니다. 묵묵히 수비를 펼치면서 상대 공격을 철저히 차단한 것은 성공적이었지만 문제는 윙어로서의 공격력이 뒷받침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코일 감독은 웨스트 브롬전에서 이청용의 전술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격쪽으로 풀어줄 가능성의 여지가 있으며, 활동 폭이 넓은 리케츠가 이청용의 뒷 공간을 잘 메워야 합니다. 그럴 경우, 이청용은 킬패스 또는 얼리 크로스를 통해 데이비스-엘만더에게 골 기회를 밀어주거나 자신의 시즌 3호골을 엮어낼 이점을 얻게 됩니다.

이청용 입장에서도 웨스트 브롬전 맹활약을 원할 것입니다. 이 경기를 마치면 대표팀에 합류하게 되는데, 조광래호에서는 공격적인 역할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박주영의 불참으로 윙어들의 득점력이 필요해졌기 때문에 이청용의 골이 한국의 아시안컵 행보에 필수로 작용합니다. 최근 볼턴에서의 공격 기여도가 약해졌고, 지난달 20일 뉴캐슬전 이후 한 달 넘게 골이 없었기 때문에 득점 감각이 어느 정도 무뎌졌습니다. 만약 웨스트 브롬전에서 골을 넣으면 아시안컵 맹활약의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얻게 됩니다. 물론 코일 감독에 의해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분명한 것은 이청용은 경기에 뛰고 싶은 의지가 충만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