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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시티vs맨유, 관전 포인트 5가지는?

 

프리미어리그의 새로운 흥행 요소로 떠오른 맨체스터 더비가 내일 새벽에 펼쳐집니다. 올 시즌 빅4 진입과 동시에 우승까지 꿈꾸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슬로우 스타터를 딛고 일어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드디어 격돌합니다. 아울러 '산소탱크' 박지성이 시즌 5호골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맨시티와 맨유는 오는 11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칩니다. 홈팀 맨시티는 6승2무3패(승점 20)로 4위, 원정팀 맨유는 6승5무(승점 23)로 2위를 기록중입니다. 만약 맨시티가 승리하면 3위 아스날의 울버햄턴전 결과에 따라 2위권에 오르는 교두보를 마련하며, 맨유가 맨시티를 제압하면 1위 첼시가 풀럼에게 패한다는 전제하에 선두 진입에 성공합니다. 프리미어리그의 선두권 판도가 바뀔 수 있는 경기이기 때문에 서로 물러설 수 없는 맞대결을 펼치게 됐습니다.

1. 통계적 관점에서 맨유의 1-0 승리(?)

한 가지 재미있는 통계가 있다면,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펼쳐졌던 맨체스터 더비의 최근 프리미어리그 4경기 스코어는 1-0 이었습니다. 그 중에 맨유가 3번, 맨시티가 1번 승리했죠. 지난 4월 17일 맨체스터 더비에서는 스콜스가 경기 종료 직전에 극적인 결승골을 넣으며 맨유가 승리했던 것과 동시에 맨시티의 빅4 진입이 어려워지는 결정타가 됐습니다. 지난 1월 19일 칼링컵 4강 1차전에서는 맨시티가 테베스의 2골에 힘입어 맨유를 2-1로 제압했지만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아니었습니다. 과연 이번 맨체스터 더비에서 5경기 연속 1-0 스코어가 기록될지, 아니면 새로운 스코어가 탄생할지 관심이 모입니다.

특히 맨유는 최근 13번의 맨체스터 더비에서 무득점에 그친 경기가 단 1번 뿐이었습니다. 2007년 8월 19일 맨시티 원정에서 전반 31분 지오반니(현 산호세 어스퀘이크)에게 골을 내주고 0-1로 패했죠. 하지만 당시의 맨유는 슬로우 스타터로 부진했고 호날두(현 레알 마드리드)-루니가 결장했던 상태였기 때문에 공격적인 어려움이 불가피 했습니다. 이번 맨시티 원정에 나서는 맨유는 박지성-에르난데스의 득점력이 무르익으면서 5연승(각종 대회 포함)의 기분 좋은 행보를 거듭중입니다.

더욱이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유에게 4연패를 거듭중입니다. 2008/09시즌, 2009/10시즌에 모두 패했죠. 통계상으로는 맨유가 이번 맨체스터 더비에서 1-0으로 이기는쪽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하지만 통계는 통계일 뿐, 축구는 각본없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어떤 스코어로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득점의 화끈한 명승부를 기대하지만요.)

2. '맨유전 4연패' 맨시티, 승리가 필요한 이유

맨시티 입장에서는 맨유전 승리가 절실합니다. 최근 맨유와의 프리미어리그 4경기에서 모두 패했던 전적을 극복해야 하는 이유도 있지만, 4위 수성의 고비점에 있기 때문에 반드시 맨유를 제압해야 합니다. 5위 뉴캐슬과 승점 3점 차이를 유지중이지만 골득실에서 1골 밀려있기 때문에 맨유전에서 패하는 시나리오가 곤란합니다. 그리고 만치니 감독은 지난달 25일 아스날전, 30일 울버햄턴전에서 패하면서 현지 언론의 경질설에 직면했습니다. 지난 8일 웨스트 브로미치전 승리로 안도의 한 숨을 쉬었지만, 맨유전에서 패하면 또 다시 잉글랜드 언론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수장이 외부에서 좋지 않은 모습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것은 팀에게 결코 이롭지 않습니다.

그런 맨시티는 웨스트 브로미치전에서 발로텔리의 2골로 2-0 승리를 거두고 2연패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발로텔리가 불필요한 파울로 퇴장당한 바람에 맨유전 출전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테베스가 복귀전이었던 웨스트 브로미치전에서 도움을 기록하면서 맨유전 맹활약을 예고했기 때문에, '로테이션 멤버' 발로텔리의 결장이 승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입니다. 맨유전 4연패에 시달리는 맨시티 입장에서는 '맨유 킬러' 테베스의 출전이 반갑기만 합니다. 테베스는 칼링컵을 포함한 지난 시즌 맨유와의 4경기에서 3골 2도움을 기록했습니다. 4경기 중에 프리미어리그 2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했지만 맨시티 입장에서는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옵션입니다. 과연 테베스가 맨유전 승리의 해결사로 떠오를지 주목됩니다.

3. '맨유가 영입하려던' 실바, 맨유전 맹활약 펼칠까?

실바는 올해 여름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맨시티로 이적하여 팀의 새로운 공격 옵션으로 떠올랐습니다. 시즌 초반 프리미어리그의 거친 수비에 버거운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민첩한 몸놀림과 간결한 패스워크를 앞세워 상대 수비를 유린하며 팀 공격에 없어선 안 될 윙어로 거듭났습니다. 이러한 활약을 인정받아 맨시티 10월의 선수에 선정되었고 이번 맨체스터 더비에서 맨유전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각오입니다. 특히 맨유는 맨시티와 더불어 자신을 영입하려던 클럽이었기 때문에, 맨유와의 조우가 기대됩니다. 맨유는 긱스의 후계자로 실바를 지목했지만 그를 영입하기에는 엄청난 이적료가 필요했고 나니가 급성장했기 때문에 결국 데려오지 않았습니다.

맨체스터 더비의 관건은 실바의 포지션 여부 입니다. 맨시티에서 좌우 윙어를 모두 소화했고 스위칭까지 가능합니다. 현 상황에서는 오른쪽 윙어 출전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맨유의 오른쪽 풀백 하파엘의 수비력이 지난 시즌보다 늘었지만, 왼쪽 풀백 에브라의 폼이 예전보다 주춤해졌고 수비 공간을 내주는 상황에서 오버래핑을 펼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공간 플레이에 강한 실바라면 에브라의 공격적인 움직임을 제어함과 동시에 상대 수비에 위협을 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에브라와 호흡이 잘 맞는' 박지성이 왼쪽 윙어로 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오른쪽 윙어 포진이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하파엘이 선발에서 제외되고 '빠른 발에 약한' 네빌이 출전하면 실바의 왼쪽 포진이 예상됩니다.

4. 맨유, 부상 선수 공백 확실히 메울까?

맨시티와 상대하는 맨유는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기 버겁습니다. 루니-나니-긱스-발렌시아가 부상으로 신음중이며 베르바토프는 독감 바이러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베르바토프의 맨시티전 출전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지난 9월 19일 리버풀전 이후 부진에 빠졌기 때문에 맨시티전 선발 출전이 섣부른 경향이 없지 않습니다. 이들의 공백을 에르난데스-오베르탕-베베 같은 젊은 선수들이 메웠지만 결과는 역부족 입니다. 오베르탕-베베의 경기력은 '맨유의 클래스와 맞지 않다'는 표현을 쓰고 싶을 정도로 좋은 폼이 아닙니다. 주전 선수들이 부상 당하기 이전까지 리저브팀에서 뛰었던 선수들 이었습니다. 그나마 에르난데스가 확실히 골을 넣어주고 있지만 활동량에서 힘에 부치는 단점 때문에 박스 안쪽에서의 유기적인 공격 연결이 잘 안됩니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박지성-캐릭 같은 시즌 초반에 부진했던 선수들의 폼이 최근에 정상적으로 올라왔습니다. 박지성은 최근 4경기에서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이적설, 득점력 부족을 뒤덮었습니다. 지난 7일 울버햄턴전에서는 혼자서 2골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를 이끄는 저력을 과시했습니다. 캐릭은 한 결 가벼워진 움직임, 날카롭고 정확해진 패싱력, 물셀틈 없는 수비력 같은 공수 양면에 걸친 모든 역량이 좋아지면서 슬럼프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그동안 방출설, 이적설에 시달리며 맨유에서의 커리어가 끝나는 듯 싶었으나 그것에 자극을 받았기 때문인지 평소의 페이스를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주축 선수의 부상, 영건들의 경기력 저하속에서도 박지성-캐릭의 오름세는 맨유에게 천군만마와 같습니다.

5. '4경기 3골' 박지성, 맨시티전에서 공격수로 출전할까?

박지성은 최근 4경기에서 3골을 기록하며 맨유의 루니-베르바토프 부상 공백을 덜어냈습니다. 특히 울버햄턴전에서는 전반 35분 오베르탕과 스위칭한 상태에서 에르난데스와 투톱 공격수로 활약하여 2골을 기록했습니다. 에르난데스와 2선 사이에 위치한 쉐도우를 맡아 정확한 패싱력을 바탕으로 팀의 공격을 조율하면서, 부지런한 움직임과 공간 창출을 앞세워 상대 중원 뒷 공간을 흔들며 맨유의 공격 분위기를 주도했습니다. 맨시티전에서 원 포지션인 왼쪽 윙어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지만 긱스가 복귀하면 다른 포지션에서 뛸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하지만 오른쪽 윙어로 출전하면 왼쪽에 비해 위치선정에 어려움을 겪는 단점이 있습니다.

만약 맨유가 4-4-2를 구사하면 박지성이 공격수로 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베르탕이 맨유의 쉐도우로서 제 몫을 다하지 못하면서 원 포지션인 윙어로 내려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맨시티는 탄탄한 중앙 수비를 강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배리-야야 투레-데 용이 스리 볼란치를 구축하며 끈질긴 압박 수비를 펼치며, 콜로 투레-콤파니로 짜인 센터백 조합도 이에 못지 않습니다. 에르난데스의 직선적인 활동 패턴이 상대 수비에 읽힌 맨유 입장에서는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카드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쉐도우로 올려 에르난데스의 활동량 부족을 메울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박지성의 최근 득점 페이스가 물이 올랐습니다. 오베르탕보다는 박지성이 쉐도우로서 안정적입니다.